솔직+엉뚱, 'KBS 아들' 된 매력
배우 나인우가 KBS2 드라마 '징크스의 연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인터뷰 내내 솔직하면서도 다소 엉뚱한 매력을 보여준 '정제되지 않은' 배우 나인우다.
나인우는 최근 서울 성동구의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KBS2 '징크스의 연인'(극본 장윤미, 연출 윤상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취재진의 질문과 나인우의 답변 사이에는 종종 침묵이 이어졌다. 그러자 소속사 관계자는 "배우가 로딩이 좀 긴 편"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실제로 나인우는 매 질문을 곱씹으며 생각하고 또 고민했다. 그렇게 한참 뒤 나온 답변은 종종 모두의 예상을 깨곤 했다. 때론 날 것이었고 때론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확실히 틀에 박힌 인터뷰와는 달랐다. 나인우였기에 가능했다. 정제되지 않은 자신의 모습과 매력 그대로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징크스의 연인'은 불행한 자신의 삶을 숙명으로 여기고 순응하며 사는 한 인간 남자 공수광과 저주를 풀기 위해 미지의 세상 밖으로 뛰어든 여신 이슬비(서현 분)가 펼치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나인우는 극 중 징크스를 가진 생선가게 사장 공수광 역을 연기했다.
KBS2 '달이 뜨는 강'(이하 '달뜨강')으로 자신의 이름을 안방극장에 제대로 각인시켰던 나인우는 이번 작품이 두 번째 지상파 주연작이었다. 특히 '달뜨강'을 함께했던 윤상호 감독과 연이어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나인우는 "스태프분들도 '달뜨강'을 같이 했던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덕분에 동고동락하면서 재밌게 찍을 수 있었다"며 반가운 재회였음을 전했다. 이어 "수광이는 모든 장소에 나오는 인물이다. 때문에 다양한 모습을 더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최선을 다했고 후회없이 촬영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차기작으로 '징크스의 연인'을 선택한 이유가 있었을까. 나인우는 "감독님께서 대본 나오기 전부터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했다. 원작보다 대본을 먼저 봤는데, '달뜨강'과는 다른 다양함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배우 나인우가 KBS2 드라마 '징크스의 연인'에서 호흡을 맞춘 서현과의 '케미'를 전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
함께 '케미'를 맞춘 서현과의 호흡도 궁금했다. 나인우는 두 사람의 관계를 '적당함의 에너지'라고 표현했다. 그는 "나랑 서현누나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누나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한다면 난 그저 가만히 있는 스타일이다. 생각하는 것도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알아가면서 적당함의 에너지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서현누나는 자기 관리도 정말 열심히 하고 무엇보다 '뚝심이 있는 배우'예요. 예를 들어 전 어떤 이야기를 들으면 잘 흔들리는 편이에요. 그런데 누나는 그렇지 않죠. 아무래도 스스로에 대한 생각이 곧아서 자신감도 넘칠 수 있는 것 같아요."
'징크스의 연인'이 방송되는 시기, 공교롭게도 나인우의 또 다른 출연작인 '클리닝 업'도 JTBC에서 전파를 탔다. '징크스의 연인'의 방송 일자가 연기되며 두 작품의 방송 시기가 겹쳤기 때문이다. 물론 작품 속 캐릭터들이 다르긴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는 요소였다. 더군다나 '클리닝업'에서는 전소민과의 러브라인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작품마다의 '케미' 문제도 우려될 법했다.
그러나 나인우는 "걱정이나 부담감은 전혀 없었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그는 "다르게 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기 때문에 신경 쓰이지 않았다. 또 사실 방송 시기가 겹친 거지 촬영 시기는 달랐기 때문에 나로서는 부담될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뿐만이 아니다. 나인우는 평소에도 연기할 때만큼은 부담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연기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주연작이라고 해도 크게 다를 게 없었다. 그는 "시청률이라는 건 사실 때도 맞아야 하고 나중에 뜰 수도 있기 때문에 너무 망하는 거 아니면 솔직히 신경쓰지 않는다. 촬영장 분위기 역시 배우보다는 감독님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도 없다. 그렇지 않나. 엄격한 감독님이 계시면 배우들도 엄격한 분위기로 연기하고, 쾌활한 감독님이 계시면 현장도 쾌활한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그런 나인우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캐릭터 구축에 있어 스탠스 조절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원작 속 공수광은 보다 더 차분하고 어두운 반면, 윤 감독은 전체적으로 밝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기에 캐릭터를 각색했다. 그렇지만 죄책감과 두려움을 사로잡힌 공수광에게 주어진 기본 설정은 동일하게 어두웠다. 나인우는 드라마의 밝은 분위기와 어두운 설정의 캐릭터를 동시에 소화해야 했던 것이다. 이에 그는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처음에는 좀 힘들었다.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수광일 때와 명성일 때를 다르게 가려고 했다. 이런 차이를 두고 나니 어려움이 좀 덜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배우 나인우가 롤모델과 '너드' 이미지 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
'달뜨강'에 이어 '1박 2일' '징크스의 연인'까지 연이어 캐스팅되며 'KBS의 아들'이라는 수식어까지 얻은 나인우다. 소감을 묻자 그는 "그야 난 모른다. 방송국에 가본 적이 없으니까"라는 솔직한 답변과 함께 웃어 보였다.
또한 나인우에게는 '순진너드'라는 이미지도 생겼다. 찰떡같은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이 이미지를 고수하고 싶은지도 궁금했다. 나인우는 "내 이미지에 대해 딱히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이런 캐릭터를 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도전하는 걸 더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2013년에 데뷔한 나인우는 어느덧 10년 차를 앞두고 있다.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자신은 지금도 데뷔 때와 똑같단다. 그는 "항상 진정성 연기를 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그때보다 조금 더 여유가 생겼다. 하나하나씩 배우면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여전히 성장 중인 나인우의 롤모델은 바로 자신이다. 나인우는 "어찌 됐든 성장해야 하는 것도 나고 노력해야 하는 것도 나다. 롤모델이 없어도 내가 열심히 하고 노력한다면 난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수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다 보니 예전부터 롤모델은 나라고 이야기하곤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나인우는 남은 2022년의 목표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먼저 "올해가 끝날 때까지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건강하자는 것이 목표다. 현재 다양하게 여러 가지를 하다 보니 스스로 혼미해질 때가 있다. 이런 점들을 잘 이겨내고 다잡으면서 올해를 마치고 싶다"고 바랐다.
"'징크스의 연인' '클리닝 업' 등 뭐가 됐든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어요. 시청자들에게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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