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분 책임진 주원의 묵직한 존재감
지난 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카터'는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비밀요원 카터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리얼 타임 액션극이다. /넷플릭스 제공 |
[더팩트|박지윤 기자] 7년 만에 영화로 돌아온 배우 주원이 연기 변신을 넘어 인간 한계에 도전했다. 러닝타임 내내 휘몰아치는 그의 액션은 보는 이들마저 숨죽이게 한다. 하지만 작품의 완성도는 주원의 노력과 반비례하는 모양새다. 그렇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영화, '카터'다.
지난 5일 공개된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 오리지널 액션 영화 '카터'(감독 정병길)는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비밀요원 카터(주원 분)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리얼 타임 액션 어드벤처 장르다. 영화 '악녀'를 통해 신선하고 몰입감 넘치는 리얼 액션을 선보였던 정병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카터는 자신의 이름과 나이도 모른 채 전 세계를 초토화시킨 바이러스의 유일한 치료제인 소녀를 데려와야 하는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인물이다.
주원은 카터 역을 맡았다.자신의 이름과 나이도 모른 채 전 세계를 초토화시킨 바이러스의 유일한 치료제인 소녀를 데려와야 하는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인물이다. /넷플릭스 제공 |
짧은 머리와 목뒤에 있는 십자가 흉터, 온몸을 뒤덮은 그림 같은 문신을 가진 한 남자(카터)가 낯선 곳에서 깨어난다. 자신이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는 영문도 모른 채 총을 든 CIA 요원들에게 둘러싸인다.
그러던 중 장롱 속에서 벨소리가 울린다. 수화기 너머의 여성은 남자의 이름이 카터이며, 그곳을 빠져나와야 한다고 알려준다. 이후 휴대폰을 CIA 요원들에게 건네자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고, 이와 동시에 적을 따돌리기 위해 건물 밖으로 몸을 던진 카터는 목욕탕으로 떨어진다.
DMZ에 좀비 바이러스가 발생한 지 두 달, 북한은 인구 34%인 850만 명이 감염돼 국가 붕괴 위기에 빠졌으며 미국은 감염자 15만 명 중 3만 명이 사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일한 희망은 바로 정병호 박사의 딸이 가진 항체다. 이에 카터 귀에만 들리는 북한 말투를 가진 의문의 여성은 정병호의 딸을 신의주 연구소로 데려올 것을 지시한다. 이렇게 구축된 설정 아래로 주원의 다채로운 액션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극 초반 옷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약 100여 명을 상대로 난투극을 벌인 주원은 시장 골목과 가게를 누비며 온몸을 내던진다. 이어 오토바이를 타고 긴박감 넘치는 카체이싱을 벌이는가 하면, 봉고차와 헬기, 스카이다이빙 등 온갖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 액션 시퀀스로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여기에 원테이크 연출은 마치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나 VR 1인칭 시점인 것 같은 몰입감을 안긴다.
'카터'는 그야말로 주원의 원맨쇼다. 러닝타임 내내 휘몰아치는 그의 다채로운 액션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넷플릭스 제공 |
주원이 '카터'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는 건 작품 공개 전부터 알 수 있었다. 약 3~4개월간 혹독한 트레이닝과 함께 7kg 벌크업으로 완성한 다부진 몸, 이제껏 본 적 없는 날 선 얼굴은 그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변신을 짐작게 했다. 또한 주원은 제작보고회에서 "'당연히 대역이 했겠지'라고 생각되는 것도 다 제가 했다"고 자신있게 말한 만큼, 비현실적인 액션 시퀀스를 훌륭하게 소화하며 리얼함을 한껏 끌어올렸다.
그러나 액션 외의 부분에서는 큰 재미를 느끼기 어렵다. 장르물인 걸 감안해도 기억을 잃은 채 위험천만한 임무를 수행하는 카터의 서사는 탄탄하지 못하며 개연성도 부족하다. 갑작스러운 좀비 떼의 등장은 보는 이들을 당황케 한다. 필요 이상으로 잔인하고, 이유 없이 선정적인 장면들 또한 의문을 남긴다.
작품의 재미보다 다채로운 액션신, 혹은 배우 주원의 강렬한 변신에 비중을 둔다면 추천한다. 청소년관람불가이며 러닝타임은 132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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