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넷플릭스 통해 공개
김진우 감독과 배우 정우, 윤진서, 박지연, 박희순(왼쪽부터)이 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열린 넷플릭스 드라마 '모범가족'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모범가족'이 차별화된 범죄 스릴러를 표방하며 나섰다.
넷플릭스 시리즈 '모범가족'(감독 김진우) 제작발표회가 9일 오전 JW 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진우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우 박희순 윤진서 박지윤이 참석했다.
'모범가족'은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정우 분)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를 담았다.
김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모범'과 '가족'의 의미를 역설한다. 동하의 가족을 통해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모범'의 의미를 꼬집고자 한다. 그는 "모범적이라는 말은 외부의 시선에서 주어지는 가치 평가적인 표현일 뿐"이라며 "실제 상황이 됐을 때는 현실로 보여지는 게 다를 수 있다. 그 사람들이 내부에서는 어떤 면모를 보일지, 그리고 그 모습을 모범적이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역설이 있다. 이 지점을 사실적이고 우아하게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연예인을 포함한 유명인들의 마약 범죄가 계속해서 터지는 데다 낮은 처벌로 인해 경각심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현대 사회다. 그런 가운데 '마약'을 주된 소재로 다루고 마약상이 되는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의아함과 우려도 뒤따랐다.
이에 김 감독은 작품의 마약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 세계적인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지만 "우리나라 문화권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소재"라는 궤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마약 사건은 유흥주점이나 소수의 몇 명이 폐쇄된 공간에서 벌이는 사건들이다. 반면 우리 작품에서 다루는 사건은 실제에 부응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마약을 소재로 선택한 건 "10회라는 회차에서 동하의 가족뿐만 아니라 경찰, 조직이라는 다양한 형태의 서사를 다루려다 보니 이 세 형태를 묶을 수 있으며 우리의 밑바닥을 보여줄 수 있는 소재로 마약을 차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우 정우와 윤진서, 박지연, 박희순(왼쪽부터)이 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열린 넷플릭스 드라마 '모범가족'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사건의 중심이 되는 평범한 시간강사이자 피 묻은 돈에 손을 대며 불행의 서막을 여는 동하 역은 정우가 맡는다. 그는 "전 작품의 촬영장에서 대본을 보게 됐는데 잠깐 1편만 보려고 했던 게 어느 순간 대본을 놓치 못하고 있더라. 대본이 구체적이다 보니 그 상황이나 장면들이 머릿속에 잘 그려졌다"고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특히 정우는 자신의 캐릭터에 강한 끌림을 느꼈다. 그는 "동하는 내가 기존에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인물이었다. 평범한 소시민이 극한의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점점 괴물로 변해간다. 어렸을 때 갖고 있던 트라우마도 한 사건으로 인해 폭발하고 그렇게 잠재돼 있던 양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박희순은 마약 조직의 2인자 광철 역을 맡았다. 그는 "고아 출신이라 한 번도 가족을 가져보지 못했기 때문에 가족에 대해 막연한 동경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때문에 조직을 가족으로 생각하며 몸을 바쳤다. 그러나 1인자가 가족이 생기면서 내쳐질 위기에 몰린 조직의 2인자"라고 인물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박희순은 2인자의 카리스마와 조직에 충성하지만 혈연으로 묶인 이들 사이에서 발붙이지 못하는 외로움을 동시에 가진 광철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다시 카리스마를 연기하는 만큼 전작 '마이네임'에서 보여줬던 박희순만의 '어른 섹시'가 기대를 모은다. 이에 박희순 "어른 섹시까지는 모르겠지만, 어른은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정우가 나서 "'마이네임'과는 다른 섹시함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모범가족'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 소개와 출연 계기등을 전했다. /남용희 기자 |
윤진서는 무능력한 남편과 사춘기 딸, 심장병을 앓는 아들을 돌보며 가까스로 가족을 지탱해온 은주 역을 맡았다. 윤진서 역시 정우와 마찬가지로 대본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밤 11시에 대본을 처음 받았다. 원래는 1~2편 정도만 보고 다음 날 보려고 했다. 그런데 너무 궁금해서 잠을 못 자겠더라. 결국 새벽까지 다 읽고 일어나자마자 너무 하고 싶다고 연락을 드리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윤진서는 은주 역에 구체적인 설정을 부여하기 위해 김 감독과 꾸준한 논의를 거쳤고, 김 감독은 윤진서의 아이디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에 김 감독은 "나 혼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미처 생각하지 못하거나 못 보고 지나치는 부분이 있을 텐데 그런 부분들을 배우들이 섬세하게 짚어주면 거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모범가족'에 합류한 배우도 있다. 마약 조직 일망타진을 목표로 광철을 주시하는 마약반 팀장 주현 역의 박지연이다.
김 감독은 "주현 역을 맡을 만한 배우를 찾기 쉽지 않았다. 역할이 가진 클리셰가 있는데, 이 부분이 과하면 사실적이지 않아 부담스러울 수 있고, 그렇다고 너무 힘을 빼기에는 정체성이 희미해지는 역할이다. 무엇보다 직업이 보이는 게 아니라 직업을 담당하는 사람이 보였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그런 부분에서 박지연 배우와 함께하게 됐고 그 역할을 너무 잘해줘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정우는 이번 작품을 위해 체중을 감량하는 열정을 보였다. 그는 "감독님이 강의하는 장면에서 학생들을 제압하는 듯한 느낌이 없고 왜소해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66kg까지 3~4kg 정도 감량했다. 덕분에 체구도 작고 왜소해 보여 감독님이 흡족해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배우들은 작품의 관전 포인트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 중 박희순은 "'모범형사' '모범택시' 등 유사한 작품이 있다는 걸 유념하며 봐주길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남겼다.
'모범가족'은 12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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