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인기에 '우영우 김밥' 촬영지도 인산인해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와 함께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경기 수원 행리단길의 촬영지다. /김샛별 기자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우 to the 영 to the 우." "동 to the 그 to the 라미." 문전성시를 이룬 한 가게 앞, 카메라 셔터음과 함께 계속해서 들리는 멜로디다.
3일 이른바 행리단길로 불리는 경기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의 한 일식집 앞은 오전부터 방문객들로 가득했다. 11시 30분부터 문을 여는 매장이건만, 오픈 전부터 이미 긴 줄이 형성돼 있었다.
많은 방문객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최근 연일 시청률 상승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 등장하는 가게이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가게는 작품 속 간판인 '우영우 김밥'을 지금까지도 내걸고 있다.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하는 드라마가 지닌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작품 속에 등장한 팽나무는 실제로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실제로 문화재청이 나서 천연기념물 지정 조사가 진행 중이다.
단 2회 등장만으로도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데,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의 아버지 우광호(전배수 분)가 운영하는 가게 '우영우 김밥'은 말할 것도 없었다. 첫 방송 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렸고 식당 내부 또한 덕분에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작품 속 등장하는 우영우 김밥집의 모습이다. /ENA 방송화면 캡처 |
가게는 작품 속에서 김밥집으로 등장하는 것과 달리 연어덮밥, 오므라이스, 우동 등을 파는 일식집이다. 11시 30분부터 3시까지 점심 장사를 한 뒤 2시간의 브레이크 타임을 갖는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몰린 탓에 준비된 재료를 금방 소진해 기다리는 방문객들을 모두 받지 못할 때도 종종 있다.
취재진이 방문한 당일도 마찬가지였다. 길게 늘어선 줄은 점심시간이 넘어서도 끊기지 않았고, 결국 오후 2시를 앞두고는 대기 고객들의 주문이 마감됐다. 한 시간가량 기다렸지만 바로 앞에서 끊긴 입장 제한에 돌아서야만 했던 방문객들도 있었다. 운 좋게 들어가더라도 뒤늦은 입장객들은 메뉴 선택에 있어 제한이 있었다. 남은 재료들 중 가능한 음식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녁 장사가 시작되기 30분 전, 다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줄을 서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점심시간 때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이들도 있었다. 친구와 함께 이곳에 방문했다는 20대 여성은 "주변이 행리단길이라서 카페도 많고 구경할 데도 많더라. 그래서 아까 점심은 못 먹었지만 주변을 둘러보다 저녁을 먹으러 왔다"고 밝혔다.
가게를 방문한 이들의 면면은 제각각이었다. 친구, 연인은 물론이고 작품이 남녀노소 불구하고 모두 즐길 수 있는 만큼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는 이들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탓에 호기심에 구경 온 사람들, '우영우 김밥' 가게를 찾아 식사도 하고 사진도 찍으려는 사람들, 인증샷만을 찍으려는 사람들까지 목적도 다양했다.
주된 공통점은 SNS를 통해 수원 행리단길에 '우영우 김밥' 가게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는 점이다. 20대 여성 A 씨는 "페이스북에 가게 이름이랑 장소가 나와 있어 알게 됐다. 용인에서 차로 15분밖에 안 걸려 친구랑 한번 가보자며 오게 됐다. 드라마에 나오는 곳이니 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촬영지가 점심, 저녁 가릴 것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김샛별 기자 |
현재 수원 행궁 근처에 살고 있다는 20대 남성 B 씨와 C 씨 역시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식을 접했다. 두 사람은 "행리단길을 자주 다니긴 했지만 이 가게가 있다는 걸 몰랐었다. 그러다 '우영우'에 장소를 빌려줬다는 사실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알았다"며 "이미 간판 등은 철거했을 줄 알았는데, 작품 속 모습 그대로라 놀랐다"고 전했다.
동생과 함께 왔다는 40대 여성 D 씨 또한 "인스타그램에 보면 지역별 핫플레이스를 올리는 채널이 있다. 나도 그 채널에서 보고 알게 됐다. 방송에 나오기 전에는 잘 몰랐었는데, '우영우 김밥' 간판이 달리면서 주위에 소문도 많이 났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20대 여성 E 씨는 작품의 팬인 만큼 직접 검색해 찾아왔다. E 씨는 "방송을 보면 주변 광경이 실제 장소인 게 세트장 같지 않더라. 진짜 있는 가게라고 생각해 여기저기 검색해 봤다. 실제로는 김밥집이 아니라 일식집이라고 해서 이 또한 재밌을 것 같아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B 씨와 E 씨는 충분한 사전 정보를 탐색한 끝에 이 가게 앞에서는 인증 사진만 찍었다. B 씨는 "대여 장소였던 만큼 이미 인기가 많을 거라고 예상해 식사까지 할 생각은 없고, 행리단길에 놀러 온 김에 들러 사진을 찍었다"고 밝혔다.
E 씨 또한 "분당에서 수원까지 한 시간 걸려서 왔다. 때문에 온 김에 식사까지 하고 싶었지만, 재료소진이 워낙 빨리 된다고 하더라. 미리 와 본 다른 친구들도 점심시간 이후에 가면 못 먹는다고 해서 애당초 식사는 염두에 두지 않고 왔다. 그래도 주변이 워낙 핫플인지라 맛집이 많아서 다행"이라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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