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곡(78)] 우순실 '잃어버린 우산', 애틋한 추억의 그림자
입력: 2022.07.21 00:00 / 수정: 2022.07.22 11:14

맑고 고운 보이스에 실려 세월 깊어갈수록 깊은 울림의 '명곡'

잃어버린 우산은 가수 우순실의 대표곡이자 인생곡이다. 그는 한양대 작곡과 재학 중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해 이곡으로 동상을 수상했다. /더팩트 DB
'잃어버린 우산'은 가수 우순실의 대표곡이자 인생곡이다. 그는 한양대 작곡과 재학 중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해 이곡으로 동상을 수상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안개비가 하얗게 내리던 밤/ 그대 사는 작은 성으로 나를 이끌던 날부터/ 그대 내겐 단하나 우산이 되었지만/ 지금 비 속으로 걸어가는 나는 우산이 없어요/ 이젠 지난버린 이야기들이 내겐 꿈결같지만/ 햐얀 종이위에 그릴 수 있는 작은 사랑이어라'(우순실 '잃어버린 우산')

'잃어버린 우산'은 가수 우순실의 대표곡이자 인생곡이다. 그는 한양대 작곡과 재학 중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해 이곡으로 동상을 수상했다. 재학시절 같은과 클래스메이트였던 오주연이 작곡을 하고, 언니 오주은이 작사한 노래로 유명하다.

신인가수 은가은이 지난해 TV조선 '미스트롯2' 서브프로그램인 '내 딸 하자' 16회에 출연해 멋진 감성을 담은 리바이벌 곡으로 찬사를 들었고, '미스터트롯' 출신 김희재가 '사랑의 콜센타' 뮤지컬 여신 특집에서 불렀다.

명곡은 세월이 지나도 흐트러짐이 없다. 오히려 오랜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맛이 난다. 헤어진 연인을 향한 애틋한 추억의 그림자가 깊은 울림의 가사와 리듬, 그리고 우순실의 맑고 고운 보이스에 실려 되살아난다.

우순실은 요즘에도 남궁옥분 등 가요계 선후배들과 교류하며 콘서트와 라이브 공연에도 자주 오른다. 지난해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에 옐로우라는 가명으로 참가한 바 있다./더팩트 DB
우순실은 요즘에도 남궁옥분 등 가요계 선후배들과 교류하며 콘서트와 라이브 공연에도 자주 오른다. 지난해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에 옐로우라는 가명으로 참가한 바 있다./더팩트 DB

사실 우순실은 이 노래를 부르면서 삶의 궤도가 바뀌었다. 당시만 해도 클래식과 대중가요에 대한 인식이 분명했다. 대학 측은 클래식을 전공한 그가 대학가요제에 나가 대중가요를 부른 것을 못마땅해 했고, 결국 이 문제가 빌미로 작용하면서 학교를 그만 뒀다.

"요즘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당시 학교 분위기는 그랬어요. 교수님들이 만류하는 걸 강행한게 화근이 됐죠. 대학가요제 출전 직후 이 노래가 많이 알려지면서 더 불편해졌고, 자퇴 후 공백을 갖다가 추계예술대학교 국악과로 편입했어요."

삶은 선택의 연속선상에 놓여있지만 자신의 앞날은 스스로 만들어가야 더 의미가 있다. 대학가요제 출전을 계기로 그는 꾸준한 음악활동을 했다. 85년 추계예술학교 4학년 재학중엔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제1회 동아국악콩쿠르 '가곡 가사 일반부'에서 동상을 수상한다.

우순실은 잃어버린 우산 이후 잊혀지지 않아요 등을 발표하면서 활동하다 91년 결혼하면서 가요계를 떠나 주로 CM송을 부르거나 다른 가수의 노래에 코러스로 참가했다. /더팩트 DB
우순실은 '잃어버린 우산' 이후 '잊혀지지 않아요' 등을 발표하면서 활동하다 91년 결혼하면서 가요계를 떠나 주로 CM송을 부르거나 다른 가수의 노래에 코러스로 참가했다. /더팩트 DB

이후 '잊혀지지 않아요', '꼬깃 꼬깃해진 편지' 등을 발표하면서 활동하다 91년 결혼하면서 가요계를 떠나 주로 CM송을 부르거나 다른 가수의 노래에 코러스로 참가했다. 당시 인기 브랜드였던 '쌕쌕' '환타' '그레이스백화점' '까슈' '코카콜라 라이트'의 CM송을 불렀다.

우순실은 경기도 시흥군 안양읍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던 집안의 5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려서 부친을 여의고 모친이 시장에서 포목점을 하며 다섯 자녀를 키웠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피아노를 배워 한양대학교 작곡과에 입학했다. 유재하와 동기다.

남궁옥분 등 가요계 선후배들과 교류하며 콘서트와 라이브 공연에도 자주 오른다. 지난해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에 옐로우라는 가명으로 참가한 바 있다. 우순실은 "코로나 여파로 대부분의 가수들이 무대와 단절되는 힘든 상황을 겪었지만 차츰 희망이 보여 다행"이라고 말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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