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과 저점이 함께 가는 액션 영화 꿈꿔…복싱 너무 좋아"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라디오엠에서 배우 장혁을 만나 영화 '더 킬러'에 대한 이야기와 액션에 대한 진심을 엿들었다. /아센디오 제공 |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하나에 심취하다보면 때론 두 갈래 길을 마주한다. 한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둬 추종자를 만들어내거나, 자아도취에 빠져 주변인과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가혹한 비판을 일삼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에 대한 비판과 반대의견을 수용하지 못하면 심취의 끝이 가져올 결과는 배드엔딩으로 마무리될 여기자 높다.
그러나 '자아도취형 리더가 성공한다'의 저자 마이클 맥코비는 위험을 무릎쓰고 자기가 믿는 바를 기어이 실현해내는 '자아도취형 리더'가 결국에는 성공한다고 말한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는 열정과 심취로 목표를 향해 기어코 돌진하기 때문이다. 인간성과 도덕성의 영역만 채워졌다면 강한 카리스마로 주변인을 휘어잡고 목표에 다가가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것도 분명하다.
27년 차 배우 장혁은 이번 영화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이하 '더 킬러')에서 액션에 대한 열정과 연기에 대한 심취로 '장르 장혁'을 만들어 냈다. 뻔한 스토리와 개연성이 부족한 서사 구조는 액션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 액셔니스타의 연기 철학이 극한으로 투영되니 쾌감에 집중한 스트레이트 액션의 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영화 '더 킬러'의 액션 신 설계는 물론 기획부터 주연까지 맡은 장혁을 만나 출연 소감을 들어봤다.
- 기획과 주연을 맡았다. '더 킬러'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
영화 '검객'을 끝내고 배급을 같이 했던 제작사 대표 분과 액션 장르에 특화된 영화를 기획해서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시나리오를 찾아보는 와중에 '더킬러'라는 웹소설을 찾았고 영화로 개발하게 됐다. 드라마 '아이리스2'를 할 때 무술을 했던 팀원 중 한명과 연이 깊었다. 기회가 된다면 해보자고 생각을 했고 그와 같이 액션 디자인을 하면서 참여하게 됐다.
'더 킬러' 원작은 액션적인 장르보다 인물들의 케미가 더 부각돼 있다. 반대로 영화 '더 킬러'는 액션에 치중한다. 퍼포먼스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선택했다.
액션 배우 성룡의 인터뷰를 보면서 공감했던 부분이 퍼포먼스에 집중한다는 것이었다. 드라마적인 요소가 너무 강하면 퍼포먼스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굉장히 단순한 스토리에 무기나 액션을 키워서 마치 난타같은 느낌을 주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 굉장히 타이트한 스트레이트 액션이 돋보인다. 좁은 공간에서 싸우는 장면도 있고, 엔딩 크레딧에는 부상을 유발한 장면도 나오는데 연기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액션 영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궁금하다.
우리가 영화를 보면 CG나 커트를 나누는 데 익숙해져있지 않나. 하나의 신이나 하나의 커트를 통해 역동적인 부분을 충분히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제일 힘들었던 것은 호흡이었다. 과호흡을 하면서 거칠고 러프한 느낌을 내기 위해 노력했다.
액션 연기를 하면서 느낀 노하우는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액션 영화를 촬영하면서 늘 잦은 사고나 큰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화산고'를 촬영할 때도 와이어 액션이 있었는데 안전장치가 있을 때도 사고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사고를 다 피해갔다.
다만 와이어를 타고 창문을 깨고 나가는 장면에서는 창문 틀을 계산하지 못했다. 창문에 머리를 부딪혀서 그래도 떨어져 허리를 다쳤다. 지금은 괜찮다.
장혁은 영화 '더 킬러'에서 은퇴 후 호화로운 삶을 살다가 한 납치사건에 휘말린 전직 킬러 의강 역을 맡아 고강도 액션을 연기했다. /아센디오 제공 |
좁은 공간에서 액션은 제일 좋은 포지션이면서 힘겨운 포지션이다. 액션의 맛을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기에는 너무 좋지만 순간순간 카메라 앞에서 감정이나 연기를 다 보여줘야하다보니 배우로서 쉽지 않다.
액션은 고점 액션과 저점 액션이 있다. 고점 액션은 주인공이 절대자다. 주인공이 절대자가 돼서 평정해 가는 것이다. '존윅' '아저씨'가 그렇고 '검객' '더 킬러'도 그렇다. 저점 액션은 연대감이 중요하다. 성룡의 액션영화 같은 느낌이다. 다음에 액션 영화를 또 하게 된다면 고점과 저점이 같이 가는 액션을 생각하고 있다.
-액션도 진심이지만 복싱도 진심인 것 같다. 여러 채널에서도 복싱을 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하곤 하는데 장혁에게 복싱이란?
일단 '더 킬러'에서는 복싱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복싱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운동이다. 12~13년 정도 한 것 같다. 2년 동안은 홍수환 선생님께 배우다가 그 수석코치 분이 독립을 하셔서 제 관장님이 되셨고 현재까지 계속 함께 하고 있다.
30대 때보다 체력이 저하돼 있는 것은 많다. 그러나 복싱을 하다보니 힘이 부친다거나 그런 게 덜하다.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운동이 있지만 어쨋든 배우로서 연기를 위해 이런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리듬이나 템포감에 대한 느낌도 있고 자기를 다듬을 수 있는 것도 좋다. 운동하고 나서 샤워를 하는 것도 너무 개운하다.
복싱이 예전에 전성기였을 때 그 에너지가 그립다. 요즘에도 복싱에 진심인 선수들이 많다. 스파링을 하다보면 무섭다. 그 친구들도 제가 무서운 대상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버겁다. 그런데 같이 서서 연대감을 갖고 가는 게 좋다. 그래서 복싱을 하고 나면 서로를 꼭 안아주지 않는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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