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어벤져스'만큼 재미있는 영화 만들고 싶었다"
소지섭, 김우빈, 조우진, 최동훈 감독, 염정아, 김태리, 류준열, 김의성(왼쪽부터)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 1부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모든 장면이 흥미진진하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덧칠해도 2시간 반이 지루하지 않다. 캐릭터들이 홍수처럼 쏟아져도 각 자의 매력이 돋보인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SF장르임에도 어렵지 않고 친절하기까지 하다. 시나리오만 2년 반을 쓰고 어떤 대사는 50~60번 씩 고쳐썼다는 최동훈 감독의 디테일이 돋보이는 차기작 '외계+인 1부'가 베일을 벗었다.
13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외계+인 1부'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영화를 연출한 최동훈 감독을 비롯해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등 배우들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270만 관객 영화 '암살'(2015)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최동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스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예비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동훈 감독은 "SF영화를 찍겠다고 하면 주위에서 반대한다. 한국에서는 낯선 장르이고 다가가기 쉽지 않겠다는 말을 한다. 그러면 반항심이 생긴다. 관객은 어떤 영화든지 볼 준비가 돼있는데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들이 틀에 가두는 게 아닐까. 열심히 만들면 관객들의 마음에 다가가지 않을까 하면서 만든 것 같다"고 연출 배경을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외계+인 1부'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고 주된 캐릭터들이 외계인과 도사다. CG없이는 실현하기 어려운 신들이 대부분인데다가, 와이어를 타고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면서도 '최동훈표' 자연스러운 유머를 표현해 내야하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요구된다.
배우 김태리 김우빈 류준열(왼쪽부터)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외계+인' 1부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웃음짓고 있다. /이새롬 기자 |
그러나 믿고 보는 스타 배우들이 국내에서 캐릭터 매력 특화에 가장 뛰어난 감독이라고 평가받는 최동훈 감독의 디테일한 디렉션을 만나 빛을 더했다. 먼저 고려시대 유쾌한 도사 무륵 역을 연기한 류준열은 "과거의 무협영화를 보면서 같이 연구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6개월에서 1년 이상 기계체조 중심으로 몸쓰는 것을 많이 연습했고, 혼자 하는 게 아닌 다같이 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모두에게 감사함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천둥을 쏘는 여인 이안 역의 김태리도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현장에 내뿜으면서 액션 신을 소회했다. 김태리는 "무륵이가 흐느적거리는 느낌이라면 저는 한 방 한 방 힘을 줘서 하는 것이 많았다. 감독님에게 '손가락 모양을 2개는 피고 3개는 접나요?'라는 엉뚱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초반에는 좀 긴장을 많이했지만 같이 하면서 너무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오랜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우빈은 '외계+인 1부'에서 외계인 죄수를 감시하는 가드 역을 맡아 1인4역이 모두 한 컷에 들어있는 장면도 있을 만큼 다채로운 연기력을 뽐냈다. 그는 "4가지 캐릭터를 연기하는 순간에는 어려웠다. 4가지 다름을 표현하기 위해 각자 갖고 있는 기운의 차이를 두려고 했다. 물론 감독님 디렉션 아래 움직였다. 그들의 대화가 지루하지 않았으면 했고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호흡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조우진 염정아 콤비도 현장에서 웃음을 남겼다. 조우진은 "어렵고 힘든 장면이었음에도 '해야지. 우리가 해야지'라면서 저를 편하게 해주신 염정아 선배님 덕이다. 물 흘러가듯이 호흡을 맞춘다는 게 이런 느낌이지 않았나 싶다"고 했고, 염정아는 "더없이 좋았다. 짝꿍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 최동훈 감독님과는 매번 작품할 때마다 놀라움을 느낀다. 아직도 저를 캐스팅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동훈 감독은 " 시공간을 초월하는 장르는 시나리오 쓰기가 정말 어렵다. 하지만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관객들이 예측을 하기도 하고, 빗나가기도 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했다"며 "특히 시나리오만 2년 반을 쓰고도 후반 작업을 할 때 또 고쳐쓰고 어떤 대사는 50~60번 씩 고쳐쓰기도 했다. 장르적으로 영화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최대한 쉽게 보여지고 싶었다. 그만큼 공을 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벤져스' 만큼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단 한국적인 방식으로"라면서도 예상 관객 스코어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남의 영화 스코어는 잘 맞추는데 제 영화는 정말 모르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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