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변에서 다시 나로"…아웃사이더, 창작에서 얻은 답
입력: 2022.07.14 05:00 / 수정: 2022.07.14 05:00

활발한 창작 활동 예고

아웃사이더가 최근 콘서트를 시작으로 활발한 창작 활동을 예고했다. /이나키스트 제공
아웃사이더가 최근 콘서트를 시작으로 활발한 창작 활동을 예고했다. /이나키스트 제공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웬만한 고통은 날 성장시킨다는 사고방식인데도 너무 힘들더라.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더라. 난 뭘 해야 할까 생각해 보니까 난 이런 고통도 음악으로 승화하던 창작자였다. 주변을 키운다는 명목 하에 이 상황까지 왔구나 싶었고 이겨내려면 다시 나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원래 하던 창작에 집중하기로 했다"

몇 년간 음악 활동이 뜸했던 아웃사이더가 작정했다. 한층 더 강력하고 깊어진 속사포 랩으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상처와 상실을 이야기하기로.

아웃사이더는 2009년 '외톨이' 히트를 시작으로 2010년대 '주변인', '주인공', '슬피 우는 새' 등으로 사랑을 받았다. '속사포 래퍼'라 불린 아웃사이더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그러나 2015년 정규 4집 '오만과 편견' 그리고 2016년 정규 4집 리패키지 이후 음악 활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 싱글과 협업 음원 몇 곡을 발표한 게 전부다.

아웃사이더는 당시를 떠올리며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고 싶었던 시기"라고 말했다. 2013년 엠넷 '쇼미더머니2'에 프로듀서로 합류했다가 해당 시즌에만 존재했던 룰 때문에 돌연 참가자가 됐고 기복이 있는 무대를 보여주면서 결국 탈락하는 쓴맛을 봤다. 방송 체질이 아니었던 그는 이후 현장에서 대중을 직접 만나기 시작했는데 그 중 한 형태가 강연이었다.

"강연을 시작했는데 재미있었어요. 느끼는 것도 많고 에너지도 나눠줄 수 있고요. 반응이 좋아서 계속 늘어나고 기업, 재단, 국가 기관 거 쭉 하니까 1년에 700회 정도가 되더라고요. 청소년 강연은 아마 제가 가장 많이 했을 거예요. 강연장에서 노래도 하고 소통이 좋았어요. 뭔가 영향을 준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그래서 청소년 관련 일들도 하게 됐죠."

그 즈음 아웃사이더의 삶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 결혼한 지 4년 만인 2016년 딸아이의 아빠가 됐다. 그의 관심은 영유아로까지 확대됐고 키즈카페를 오픈했다. 꽤 큰 규모였고 찾는 사람도 굉장히 많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시대가 오면서 급격히 힘들어졌다. 그럼에도 "딸과 함께 하는 시간이 일과 연관되면 더 오래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버텼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점점 힘들어졌다. 강연도 없었고 키즈카페 직원을 대폭 줄여야 했다. 만족감을 느끼고 좋아하던 것들이 멈췄다.

"'키움'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만족감을 느끼다 보니 제 자신을 키우는 걸 잊고 살았더라고요. 웬만한 고통은 나를 성장시켜준다는 사고방식인데도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책임져야 할 것들이 있으니까 난 뭘 해야 하나, 뭘 하던 사람이지를 생각했는데 이런 것도 음악으로 승화하던 창작자였던 거죠. 이 상황을 이겨내려면 다시 나를 키우자고 마음먹었어요."

그렇게 다짐한 아웃사이더는 2020년 12월 MBC '복면가왕'을 통해 6년 만에 방송에 출연했고 분기마다 음원을 발표했다. 방송과 음악 활동을 꾸준히 하다 보니 광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자신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기록했고 그의 두 번째 책이 됐다. 지난 2월 출간한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가 그 기록이다.

아웃사이더는 음악을 비롯해 이제 창작 활동에 집중할 거예요. 책으로 못 하는 걸 강연으로, 강연으로 못 하는 걸 그림으로 하고 그렇게 표현 방식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키스트 제공
아웃사이더는 "음악을 비롯해 이제 창작 활동에 집중할 거예요. 책으로 못 하는 걸 강연으로, 강연으로 못 하는 걸 그림으로 하고 그렇게 표현 방식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키스트 제공

동시에 래퍼로서도 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이다. 그 결심을 알리는 상징적인 자리로 지난 10일 콘서트를 개최했다. 그가 첫 콘서트를 개최했던 서울 홍대 상상마당에서였다.

"안 하다 보니까 점점 안 하게 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거 같아요. 콘서트 규모가 줄어들고 음원 순위가 점점 떨어지는 걸 마주하기가 두려운 거죠. 그런데 이젠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단단한 나의 숫자를 만들어서 깊은 가치를 오래 나누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처음 섰던 그곳에서 다시 콘서트를 하게 됐어요."

또 아웃사이더는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 이겨나가는 과정을 책 뿐만 아니라 음악으로도 만들었고 그 곡들을 모아 빠르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에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다. 그는 "속사포에 대한 고민을 했던 때도 있는데 더 깊어진 속사포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저의 속사포 랩이 빠르기만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외톨이'에 상처나 외로움 같은 나약한 모습을 꺼내 놨고 대중과 소통하면서 느꼈어요. 우리 모두가 조금씩은 외롭고 아프잖아요. 그 이후 '주변인', '주인공' 등 상처와 상실을 노래했고 그게 속사포와 만났을 때 파급효과가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스타일 변화를 시도했을 땐 잘 안 됐거든요.(웃음)"

아웃사이더는 그냥 속사포가 아닌 자신만의 철학과 사상을 담은 속사포 랩이 자신의 정체성이고 그 색채를 더 선명하게 드러내겠다는 각오다. 또 음악만이 아니라 다양한 창작 활동으로 자신의 생각을 폭넓게 표현할 생각이다. 그게 책의 형태일 수도 있고 딸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작해 최근 전시회까지 했다는 그림이 될 수도 있고 한데 엮은 형태일 수도 있다.

"이제 창작 활동에 집중할 거예요. 책으로 못 하는 걸 강연으로, 강연으로 못 하는 걸 그림으로 하고 그렇게요. 2015년에 출간한 첫 책은 본명인 신옥철로 냈는데 두 번째 책은 아웃사이더고 그림 전시회도 아웃사이더로 했어요. 자아를 분리시킬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고 아웃사이더로서 표현 방식을 넓힐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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