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김호중'] "내 가장 큰 행복은"…사람과 팬을 대하는 진심①
입력: 2022.07.14 00:00 / 수정: 2022.07.15 13:58

"나를 통해 누군가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게 가장 큰 행복"

김호중은 소집해제 후 신곡 빛이 나는 사람을 발표했고, 평화콘서트와 드림콘서트 트롯 그리고 최근 플라시도 도밍고와 협업 무대를 했다. /생각엔터 제공
김호중은 소집해제 후 신곡 '빛이 나는 사람'을 발표했고, '평화콘서트'와 '드림콘서트 트롯' 그리고 최근 플라시도 도밍고와 협업 무대를 했다. /생각엔터 제공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김호중은 오후 3시 타임 인터뷰가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에 현장에 함께 있던 스태프들에게 점심을 먹었는지 물으며 직접 김밥집 위치를 찾아 알려줬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인터뷰가 이어졌던 터라 배가 고플 만도 했다. 그런데 정작 김호중은 직원들의 밥만 챙기고는 밖에 주차된 차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였다.

전날 부산에서 플라시도 도밍고와 함께 공연을 한 뒤 이날 새벽 서울에 도착한 김호중은 짧은 휴식 후 곧바로 예정됐던 인터뷰를 소화했다. 쏟아지는 질문들에 또박또박 정성껏 답을 하긴 했지만 피로가 상당히 누적된 듯 눈꺼풀이 다소 무거워보였다. 당장 쪽잠이라도 자고 싶을 상황이었는데 그는 함께 하는 스태프들의 밥을 먼저 챙겼다.

김호중은 2020년 9월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시작했고 지난달 9일 소집해제됐다. 가수로서 공백기가 있었지만 그 사이 오히려 팬카페 회원이 늘었다. 기현상이다. 그러나 이날 김호중이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배려 있는 모습과 인터뷰 과정에서 묻어난 팬들을 향한 진중한 마음을 접하니 충분히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백기에 팬이 오히려 증가한 것을 두고 김호중은 딱히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으면서 "제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이 재방송이 많이 됐나.."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며 웃었다. 그러더니 곧 "제가 하나 믿는 건 아리스(팬덤명)다. 입소문을 많이 내주신 거 같다. 팬카페에 들어가면 누굴 만나서 제 얘기를 했다는 글들을 본다. 그게 가장 큰 힘인 거 같다"고 말했다.

김호중은 "아리스에게 고맙다"는 말을 수차례 했는데 이는 말에만 그치지 않는다. 9일 소집해제 후 18일 신곡 '빛이 나는 사람'을 발표한 김호중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직접 곡을 만들고 가사를 썼다. '한줄기 빛처럼 다가온 그대/그대가 있어 살아간다'는 노랫말을 정성껏 써내려갔고 진심을 담아 불렀다.

"팬 분들이 팬카페 편지란에 써주신 글로 시작됐어요. '빛이 나는 사람이고 우리를 빛나게 해주는 사람'이라는 내용이었는데 처음엔 쭉 나열해서 우리끼리 재미있는 이벤트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기타 치면서 노래를 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다 보니까 곡이 만들어진 거죠. 콘서트에서 우리끼리 부르자고 했는데 세상에 나오게 됐어요."

김호중은 장애인 복지관에서 대체 복무를 했는데, '빛이 나는 사람' 가사를 쓰면서 그곳에서 마주하고 부대낀 이들의 얼굴도 스쳤다. 그는 "발달 장애 친구들이 있었는데 글을 모르는데 제 말에 귀 기울여주고 '고맙소 고맙소' 불러주고 그랬다. 그 얼굴들이 자연스럽게 곡 안에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호중은 팬들이 같이 모여서 밥도 먹고 제 노래도 듣고 하루가 꽉 찼다고 하는데 저를 통해서 누군가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거 그게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생각엔터 제공
김호중은 "팬들이 같이 모여서 밥도 먹고 제 노래도 듣고 하루가 꽉 찼다고 하는데 저를 통해서 누군가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거 그게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생각엔터 제공

그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복지관에서 대체복무를 한 것은 김호중에게 유의미한 시간들이었다. 한 사람으로서도 그렇지만 음악에 있어서도 큰 자양분이다.

"살면서 나름 많은 일들을 겪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 번도 느끼지 못한 감정들을 느꼈어요. 사실 처음 몇 개월간은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덩치 큰 친구들이 '선생님 사랑해요' 하면서 손을 내밀더라고요. 제가 살면서 쓰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느꼈어요. 그 이후부터 누군가를 바라볼 때 마음가짐부터가 달라졌어요."

김호중이 소집해제 직후부터 '평화콘서트', '드림콘서트 트롯', 세계 3대 테너인 플라시도 도밍고 내한 공연 듀엣 무대, 그리고 신곡 '빛이 나는 사람' 발표와 클래식 정규 2집 준비까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은 '쓰임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감사함에서 비롯됐다. 김호중은 여유를 찾기보다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가는 것을 택했다.

마음가짐도 더 올곧고 단단해졌다. 팬들이 자신의 노래를 좋아해주고 기부 등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행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올바르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는다.

"인간인지라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실수도 했었지만 팬 분들을 보면서 한 번 더 생각을 하고 올바르게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돼요.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이라 인기가 적을 때도 있겠지만 내가 뭘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고 내 음악을 열심히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전 노래하는 사람이니까 죽을 때까지 노래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것이 마음에 새겨져요."

그렇다고 그의 만족과 행복이 노래를 부르는 것에만 있는 건 아니다. 그는 자신으로 인해서 하루가 좀 더 긍정적이고 밝아진 팬들을 보면서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저라는 사람을 통해서 이웃끼리 서로 반찬 나눠 먹던 옛정을 느끼고 외로움이나 상처 이런 것들을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랐고 팬들에게 늘 얘기했어요. 요샌 하루가 무료하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같이 모여서 밥도 먹고 제 노래도 듣고 하루가 꽉 찼다고 하는데 저를 통해서 누군가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거 그게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이에요."

<관련기사> [내가 본 '김호중'] 장르는 거들 뿐 그저 '노래하는 사람'②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