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많은 '토르4',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TF씨네리뷰]
입력: 2022.07.10 00:00 / 수정: 2022.07.10 00:00

크리스찬 베일 혼신의 연기 외에는 '스타배우 소모'로 비쳐

토르4는 자아를 되찾아가는 천둥의 신 토르(위) 일행이 신 도살자 고르(아래)의 위협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토르4'는 자아를 되찾아가는 천둥의 신 토르(위) 일행이 신 도살자 고르(아래)의 위협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다. 마블유니버스(MCU) 영화 고유의 오락성은 여전하나 점점 빛을 잃어가는 듯하다. 아이언맨 이후 마블 최고의 인기 캐릭터 천둥의 신 토르가 자아를 되찾고 실현해가는 전개까진 볼만했으나, 염소 울음 소리보다 못한 개그코드와 감흥 없는 액션 신들이 과거 마블영화가 보여준 유쾌하면서 화려하기까지 한 재미와는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이하 '토르4')는 토르가 발키리, 코르그, 마이티 토르와 함께 신 도살자 고르의 우주적 위협에 맞서는 블록버스터 영화다. 10년 넘게 토르를 연기하고 있는 크리스 햄스워스와 '토르' 시리즈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 '토르: 라그나로크'를 연출한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다시 만나 마블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기대는 우려로 바뀐 모습이다. 올해 마블은 '닥터 스트레인지2', '토르4' 등 히어로 개인의 서사를 다룬 솔로무비 두 편을 내놨으나 영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장르적으로 '호러영화'라면서 처음부터 못을 박은 '닥터 스트레인지2'는 그렇다쳐도, '토르4'는 '토르' 시리즈 특유의 유쾌함은 사라졌으며 예고편 이상의 재미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빌런 고르 역을 연기한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력이다. 쥐어짜내는 듯한 신파나 감정의 폭발 없이도 혼신을 다하는 것 같은 연기로 부성애와 복수로 가득찬 빌런을 완성시켰다. 작품마다 큰 폭으로 체중 조절을 이어가면서 '육체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그가 히어로물에서 분장을 하고 마법을 써댔음에도 표정이나 대사, 연기력이 빠지지 않으니 극한의 몰입도를 선사한다. 고르가 나오는 신 이 외에는 이렇다할 인상적인 장면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빌런 고르 역의 크리스찬 베일(왼쪽)은 토르4에서 혼신의 연기력를 선보여 관객들의 기억에 남게 됐다. 오른쪽은 토르4에서 본의 아니게 웃음을 책임지게 된 염소 듀오의 모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빌런 고르 역의 크리스찬 베일(왼쪽)은 '토르4'에서 혼신의 연기력를 선보여 관객들의 기억에 남게 됐다. 오른쪽은 '토르4'에서 본의 아니게 웃음을 책임지게 된 염소 듀오의 모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스타 배우들의 소모도 아쉽다. 주인공이자 토르 서사를 계속 이어갈 크리스 햄스워스를 제외하더라도 오랜만에 '토르' 시리즈에 모습을 비춘 나탈리 포트만의 재등장은 반갑지만 마이티 토르로 거듭나 목숨을 던지는 명분이 부족하고, 카메오로 출연한 러셀 크로우와 맷 데이먼, 샘 닐 등은 삐그덕거리는 전개 속에서 개그용으로 쉽게 소모돼 비소를 안겼다.

토르의 서사가 부제인 '러브 앤 썬더'에 걸맞게 사랑과 천둥의 힘으로 다시 시작되는 것은 '연결'만이 영화의 목적이라면 성공적이다. 다만 영화를 보면 '토르5'보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에서 토르를 더 보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을 지우긴 어렵다.

한편 '토르4'는 호불호가 갈리는 평가와는 달리 국내 극장가에서 개봉 초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주 넘게 박스오피스 1위를 비행하며 누적 400만 관객을 목전에 둔 톰 크루즈의 '탑건: 매버릭'을 누르고 개봉(6일) 후 이틀 만에 58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러닝타임은 119분. 쿠키 영상은 2개다.

다만 대작의 재미와 감동을 더욱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 상영관(CGV IMAX, 메가박스 돌비시네마, 롯데시네마 수퍼플렉스 등)에 '탑건: 매버릭' 대신 '토르4'가 들어서자 일부 영화 팬들의 원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블영화는 '어벤져스' 시리즈로 대표된 위상을 통해 국내 극장가에서도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이번엔 다르겠지 하는 기대감도 여전하다. 다만 점점 기대를 낮출 시기도 함께 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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