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수지, '국민 첫사랑'의 색다른 연기변신[TF 초점]
입력: 2022.07.08 00:00 / 수정: 2022.07.08 00:00

유미이자 안나 役으로 드디어 만난 '인생캐'

배우 수지가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로 인생캐를 만났다. /더팩트 DB
배우 수지가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로 '인생캐'를 만났다. /더팩트 DB

[더팩트|박지윤 기자] '인생캐', 어떤 배우에게 있어 인생에 길이 남을 만큼 훌륭하게 연기한 캐릭터를 뜻한다. 올해로 데뷔 12년 차를 맞이한 배우 수지는 20대의 끝자락에서 '안나'라는 '인생작'을 만났다.

2010년 걸그룹 미쓰에이로 데뷔해 2011년 KBS2 '드림하이'에 출연하며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해온 수지는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당신이 잠든 사이' '스타트 업', 영화 '건축학개론' '도리화가' '백두산'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구축해 왔다.

'연기력 논란'은 아이돌 출신 배우라면 늘 피해갈 수 없는 걸림돌로 작용하곤 한다. 수지 또한 이 꼬리표로부터 마냥 자유롭지 못했다. 더 나아가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수지는 쉼 없는 '열일'로 늘 어느 정도의 흥행을 거뒀지만, 이미지 변신을 꾀하진 못했다. 다시 말해 모두가 입모아 말할 수 있는 대표작이나 캐릭터가 없다는 2%의 아쉬움이 한켠에 존재했다.

그럼에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며 우직하게 한 길을 걸어온 수지는 마침내 '안나'로 강력한 한 방을 날렸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극본·연출 이주영)에서 유미와 안나, 두 개의 이름과 삶을 가진 인물을 만난 수지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연기력을 가감 없이 발휘하며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다. 작품은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한 여자의 이야기로, 장편 소설 '친밀한 이방인'을 원작으로 한다.

수지는 극 중 유미와 안나, 두 개의 이름과 삶을 가진 인물을 만나 극을 이끌고 있다. /쿠팡플레이 제공
수지는 극 중 유미와 안나, 두 개의 이름과 삶을 가진 인물을 만나 극을 이끌고 있다. /쿠팡플레이 제공

극 중 유미는 솔직하고 늘 자신감 넘치는 고등학생이었지만,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과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여러 힘듦을 겪으며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사소했지만 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고, 자신의 구차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유미는 이름부터 가족과 학력, 그리고 과거까지 뒤바꾼 채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화려한 인생의 안나로 변해간다.

그러나 유미의 행동은 시청자들에게 불쾌함이 아닌 묘한 공감을 안긴다. 여기에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화장기가 전혀 없는 얼굴과 삶의 의욕을 잃은 공허한 눈빛을 한 수지의 새로운 얼굴이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 조차 버거운 유미로 완벽하게 분한 수지를 보면, 왠지 모르게 유미를 응원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수지는 유미에서 안나로 살아가게 되는 과정에서 언제 거짓말을 들킬지 모르는 극도의 불안과 죄책감 등 인물이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을 섬세하고도 세밀하게 표현하며 극의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특히 안나의 삶을 선택한 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의 절제된 표정과 목소리는 유미일때의 수지와는 전혀 다른 얼굴이다.

이렇게 유미이자 안나로 분한 수지는 급변하는 인물의 서사에 맞게 말투와 눈빛, 제스처 등을 달리하며 한 작품 안에서 두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1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한 여자가 겪는 인생이 파고를 소화함과 동시에 수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얼굴을 '안나'에 녹인 듯해 더욱 흥미롭다.

수지는 안나의 뜨거운 반응에 관해 열심히 찍었는데 보상받는 기분이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 DB
수지는 '안나'의 뜨거운 반응에 관해 "열심히 찍었는데 보상받는 기분이다.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말했다. /더팩트 DB

여기에 극과 극의 삶을 살아가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만큼, 180도 다른 다채로운 스타일링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늘 자신감 넘치는 10대 후반의 유미부터 거짓으로 쌓아 올린 사회적 지위와 명망으로 주목받는 30대 후반 안나까지, 한 인물이 겪는 인생의 다층적인 면면을 더욱 입체적으로 시각화하기 위해 수지는 무려 150벌의 의상을 갈아입었다.

수지는 교복으로 풋풋함을 자아내는가 하면, 각종 아르바이트 유니폼과 마레 갤러리 유니폼 등으로 고달픈 현실을 드러낸다. 고급스러운 트위드 정장과 명품 의상, 웨딩드레스 등으로 화려한 삶을 나타내기도 한다.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유미와 안나의 상반된 패션은 같지만 다른 두 캐릭터의 차이를 더욱 극대화시키며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안나'는 배우 수지의 첫 단독 주연으로 방송 전부터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국민 첫사랑'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수지의 색다른 연기 변신이 예고돼 더욱 기대를 모았다. 이에 수지는 작품 공개를 앞두 고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안나'를 향한 욕심과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배우로서 누구보다 하고 싶었던 작품, 그리고 이를 선보였을 때 대중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지 역시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더팩트>와 만난 수지는 "좋은 기사가 많이 나와서 놀랐다. 신기하고 낯설고 기분이 좋다. 열심히 찍었는데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잘 다잡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안나'는 오늘(8일) 5, 6화 공개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거짓말로 점철된 인생을 산 유미이자 안나는 결국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겠지만, 배우 인생에 전환점이 될 작품을 만난 수지의 기분 좋은 변주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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