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백기 포함 4년 만에 배우로 활동 "쥐어짜고 쏟아냈던 시간"
배우 겸 가수 윤두준이 최근 ENA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라운드어스 제공 |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그룹 하이라트 윤두준이 군백기까지 총 4년의 공백기를 마치고 '배우'로 귀환했다. 부담도 고충도 많았지만, 좋아하는 일인 만큼 모든 걸 쏟아냈다는 윤두준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윤두준의 ENA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극본 손근주, 연출 최도훈) 종영 인터뷰.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윤두준의 목소리는 약간 쉰 상태였다. 사실 앞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기자들에게 "윤두준의 목소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갈라지는 게 느껴졌다"는 귀띔을 들었던 터라 이유는 쉽게 알 수 있었다. "원래 말하는 걸 좋아한다. 특히 좋아하는 걸 이야기하는 건 더 좋아한다"는 윤두준이기에 인터뷰 내내 목을 얼마나 많이 썼을지 알 것 같았다.
더군다나 데뷔 후 홀로 인터뷰하는 첫 경험이었다. 여기에 오랜만에 '배우'로 돌아온 그이기에 하고 싶은 말은 더욱 많았다. 때로는 신중하게 때로는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 윤두준이었다.
윤두준은 최근 종영한 '구필수는 없다'에서 정석 역으로 출연해 생활밀착형 휴먼 코믹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작품은 가족은 있지만 살 집은 없는 치킨가게 사장 구필수(곽도원 분)와 아이템은 있지만 창업할 돈은 없는 청년 사업가 정석이 만나 티격태격 펼쳐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을 마친 윤두준은 "생각보다 오래 촬영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그만큼 보람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도움이 됐고 연기뿐만 아니라 여러 활동하는 데 있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른 것들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은 작품"이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다 쏟아냈기에 아쉬움이나 후회는 크게 없었다. 오히려 끝나서 속이 다 시원하다는 윤두준은 "앞선 인터뷰에서 너무 힘들었다고만 말한 것 같은데, 그에 비례할 만큼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두준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에서 정석 역을 맡았다. /KT스튜디오지니 제공 |
극 중 정석은 살벌한 인생 전반전에 돌입한 20대 청년 사업가이자 스타트업 CEO로 코딩에 진심인 인물이다. 집안의 가세가 기울고, 믿었던 이들이 떠나가도 자신의 꿈을 향해 직진한다. 그 과정에서 몇 번의 위기도 찾아오지만 절대 무너지지 않으며 다시 한번 일어서고 성장한다.
어떻게 보면 성장 드라마의 전형적인 캐릭터일 수도 있는 역할이었다.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는 캐릭터 앞에서 윤두준은 고민이 많아졌단다. 그는 "이 인물을 드라마처럼 극적으로 표현할 것인지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현실감 있게 표현할지 선택해야 했다. 그러다 작품 자체가 일상적인 스토리다 보니 내 안에 있는 것들에서 찾아 극대화해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쉽진 않았다. 그는 "대본만 보면 쉬운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 생각 없이 했다면 쉬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하나 조각을 맞추려다 보니 어렵더라"고 털어놨다.
"정말 사소한 것까지도 디테일하게 촬영했어요. 감독님도 곽도원 선배님도 모두 납득이 될 때까지 계속 회의하고 맞춰나가는 완벽주의자였거든요. 저 또한 좋은 분들을 만나 작품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자세에 대해 다시 배울 수 있었죠. 서로를 설득하려고 토론하고, 더 잘 설득한 사람 의견으로 촬영도 하고요. 그 과정이 오래 걸리고 어렵긴 했지만,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더 재밌고 많이 깨달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윤두준이 4년 만에 배우로 복귀한 가운데, 달라진 방송 시스템데 관해 전했다. /KT스튜디오지니 제공 |
지난 2020년 4월 만기 전역한 윤두준에게 이번 작품은 배우로서 4년 만의 복귀작이었다. 길었던 공백기인 만큼 연기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기회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았다. 짧지 않은 시간 방송은 체계도 성격도 많이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더욱 높아졌기에 자신의 연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두려움도 앞섰다.
"4년이 짧지도 길지도 않지만, 그래도 트렌드가 바뀌기엔 충분한 시간이잖아요. 실제로 다양한 장르가 생기고 연기 스타일도 많이 달라졌죠. 그래서 못 쫓아갈까 봐 걱정됐어요. 그리고 그 안에서 제가 열심히 한다고 해도 시청자들의 생각과 반응은 또 모르는 거잖아요. 분위기가 차가울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안도했어요(웃음)."
사전 제작도 처음 접해본 윤두준은 "장단점이 명확한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단 촬영 시간이 길다는 게 단점이다. 주 52시간 체제가 자리잡았기 때문에 후반부에 시간이 부족하게 돼 결국 C팀까지 돌린다. 배우로서는 호흡이 길어져서 힘든 장면을 연이어 찍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보니 체력적으로 많이 지쳤다. 7개월간 촬영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 반면 그만큼 기회가 많고 조금 더 디테일하게 촬영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시청자들이 느끼는 차이는 미묘할 수 있지만,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만족감은 확실히 다르더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연기감은 확실히 되찾았다. 윤두준은 "너무 오랜만에 연기를 하다 보니 사실 감이랄 것도 없을 정도로 백지처럼 새하얬다. 4년 전에는 어떻게 작품을 촬영했는지, 어떻게 웃고 우는 감정 연기를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났다. 하지만 이번에 혹독하게 촬영하고 내 모든 걸 쥐어짠 시간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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