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나의 연예공:감] '표절 논란' 유희열, 무너진 신뢰 회복할 수 있을까
입력: 2022.06.22 07:17 / 수정: 2022.06.22 09:27

'표절 아니'라는 원곡자 해명 불구 줄줄이 쏟아지는 '표절 의혹' 

표절 논란에 휩싸인 뮤지션 유희열이 표절이 아니라는 원작자의 의견과 함께 재차 공식 사과했다. /더팩트 DB
'표절 논란'에 휩싸인 뮤지션 유희열이 '표절이 아니'라는 원작자의 의견과 함께 재차 공식 사과했다. /더팩트 DB

[더팩트|원세나 기자] 작은 균열 사이로 물이 새어 나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구멍이 생기고, 구멍을 뚫고 쏟아지는 물줄기에 댐은 점차 무너져 내린다. 무너진 댐을 다시 쌓아 올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뮤지션 유희열의 30년 음악 인생에 위험이 닥쳤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표절 논란'과 '의혹 제기'에 지금껏 아티스트로서 쌓아온 그의 경력과 명성에 큰 흠이 남게 됐다. 최근 그와 관련한 논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아주 사적인 밤'과 'Aqua'

먼저 유희열은 지난 14일 안테나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로 선보인 '아주 사적인 밤'과 일본 유명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류이치 사카모토의 곡 'Aqua(아쿠아)'의 유사성을 인정하는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당시 사과문에서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내 기억 속에 남아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면서 "발표 당시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희열은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무엇보다 선생님과 팬분들에게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내가 켜지는 시간'과 '1900'

이 과정을 지켜본 피아노 작곡가 준조는 15일 유튜브에 영상을 공개하고 '유희열의 생활음악'에서 공개된 또 다른 곡 '내가 켜지는 시간'이 류이치 사카모토의 '1900'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1900'은 영화 '1900년'에 삽입된 엔리오 모리꼬네 음악을 류이치 사카모토가 피아노로 편곡한 음악이다.

준조는 "유희열은 같은 멜로디를 메인 테마로 가져오면서 원작자(엔리오 모리꼬네)나 편곡자(류이치 사카모토)에 대한 언급 없이 본인의 곡인 것처럼 작품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Please Don't Go My Girl'과 'Body Bumpin'

곧이어 16일 또 다른 유튜버 가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유희열이 2013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자유로 가요제' 특집에 출연했을 당시 발표한 'Please Don't Go My Girl(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이 그룹 퍼블릭 어나운스먼트의 'Body Bumpin(보디 펌핀)'을 표절한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그는 "당시 방송에서 유희열이 안무를 보여줬는데 그 안무까지 일치했다"며 앞뒤 정황상 표절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의심했다. 그러나 "표절에 대해서는 기준이 모호해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유희열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MC를 비롯해 뉴페스타, 유명가수전-배틀어게인에(사진 위부터)에 심사위원(멘토)으로 출연 중이다. /각 방송화면 캡처
유희열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MC를 비롯해 '뉴페스타', '유명가수전-배틀어게인'에(사진 위부터)에 심사위원(멘토)으로 출연 중이다. /각 방송화면 캡처

'Happy Birthday To You', '좋은 사람' 그리고 etc.

표절 의혹 제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유희열이 작사·작곡·편곡하고 가수 성시경이 부른 'Happy Birthday To You(해피 버스 데이 투 유)'가 일본 유명 록밴드 안전지대 멤버 겸 싱어송라이터 타마키 코지가 발표한 곡 'HAPPY BIRTHDAY~愛が生まれた~'와 제목뿐만 아니라 가사와 도입부 등이 같다는 의견이 이어졌고, 성시경의 '안녕 나의 사랑'과 일본의 마키하라 노리유키의 'GREEN DAYS(그린 데이즈)'의 유사성도 지적됐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 표절 의혹이 제기됐던 곡들도 다시금 소환됐다. 토이의 '좋은 사람'은 일본의 마키하라 노리유키의 'もう恋なんてしない'와 일본 애니메이션 '웨딩피치' OST 'Sweet little love(스위트 리틀 러브)' 등이 비교 대상으로 지목됐으며, 토이의 '넌 어떠니?'와 그룹 토토의 'Rea(리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논란에 대처하는 유희열의 자세

연이은 표절 의혹 제기에 소속사 안테나 측은 20일 '표절의 범주가 아니'라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의견을 공개했다. 안테나가 대신 전한 류이치 사카모토 측의 의견은 "음악적인 분석 과정에서 볼 때, 멜로디와 코드 진행이 표절이라는 범주에 부합되지 않는다", "유희열 씨의 곡은 어떠한 표절에 대한 법적 조치도 필요치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안테나는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께서는 현재 지속되고 있는 이 이슈가 더 이상 확산되기를 원치 않고 있다"고 덧붙이며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실망감을 드리게 돼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여론은 싸늘하다. 논란에 정면 대응하기보다는 원곡자의 뒤에 숨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불어 '아주 사적인 밤'에 대해서만 해명할 뿐 그 외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는 태도 또한 솔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유희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의 상당 부분은 바로 이 때문이다.

유희열은 지금껏 긴 시간 음악 활동을 하면서 훌륭한 결과물을 수없이 대중 앞에 내놓았다. 그렇게 좋은 뮤지션이자 아티스트로 본인만의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며 대중에게 신뢰를 쌓았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면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표절 의혹에 이제 그가 쌓아 올린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다.

표절과 레퍼런스(참고)를 명확히 구분 짓는 것은 매우 어렵고 애매한 문제다. 그러나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 뒤에 비겁하게 숨어 있기엔 수많은 창작자가 독창적인 창작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인내하며 창작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관성에 젖고 매너리즘에 빠진 아티스트들은 지금 자신을 되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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