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TV조선이 서혜진 PD 붙잡은 '절박한 이유'
입력: 2022.06.20 00:00 / 수정: 2022.06.20 06:40

'홀로서기' 접은 서 PD, 하반기 '미스터트롯2' 본격 시동

TV조선 서혜진 PD는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에 이어 우이혼 시리즈와 국민가수 화밤까지 차별화된 포맷으로 예능판도를 흔들었다. 모두 서혜진표 콘텐츠다. /TV조선 제공
TV조선 서혜진 PD는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에 이어 '우이혼' 시리즈와 '국민가수' '화밤'까지 차별화된 포맷으로 예능판도를 흔들었다. 모두 '서혜진표' 콘텐츠다. /TV조선 제공

[더팩트|강일홍 기자] 엔터 산업의 매력은 폭발력입니다. 대중 소구력이 큰 영화나 TV 드라마는 물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 예능 콘텐츠도 한번 '터졌다' 하면 '빅뱅'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한가지 'No Risk No Gain'(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면 수익도 없다), 워낙 트렌드에 민감한 데다 예측이 쉽지 않다는 것인데요. 이를 뛰어넘는 기발한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결집돼 탄생되는 킬러 콘텐츠의 가치는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됩니다.

한류의 뿌리를 굳건히 지탱하는 대중문화 콘텐츠는 2000년대 이후 급속도로 확장돼 왔고 갈수록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영화 '범죄도시2'는 엔데믹 시대 첫 천만 관객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는데요. 코로나 직전 히트한 '기생충'을 포함해 그동안 수많은 작품이 천만을 넘겼지만 이번 작품이 주는 의미는 매우 특별합니다. 원조보다 속편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준 데다 우울했던 극장가 분위기를 일거에 되살린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장르이든 대박 히트를 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가수가 히트곡을 내려면 흔히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하죠. 우선 좋은 작품(작사 작곡)이 있어야 하고, 해당 가수는 그 곡을 잘 소화할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또 연출 매니지먼트와 연관된 부분이긴 하지만 노래 실력 못지 않게 대중적 이미지 메이킹이 필요합니다. 시기적으로 운도 따라야합니다. '운이 좋았다'며 주변에서 먼저 부러움섞인 시샘을 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홀로서기 행보에 박차를 가하던 서혜진 본부장이 TV조선에 머물기로 최종 결론이 난 것으로 더팩트 취재결과 확인됐다. 임원회의에서까지 공식화됐던 사안이 뒤집힌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TV조선 로고
홀로서기 행보에 박차를 가하던 서혜진 본부장이 TV조선에 머물기로 최종 결론이 난 것으로 더팩트 취재결과 확인됐다. 임원회의에서까지 공식화됐던 사안이 뒤집힌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TV조선 로고

◆ 서 PD, '킬러콘텐츠'로 종편채널 TV조선 위상 새로 쓴 숨은 조력자

코로나19 직전 '35.711%'(닐슨코리아)이란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한 TV조선 '미스터트롯'은 우리 방송사에 말 그대로 음악예능의 레전드로 남아있습니다. '미스터트롯'이 막강 화력으로 지핀 엄청난 열기는 방송가 판도를 뒤바꾼 뒤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트로트 오디션 바람을 타고 젊은 아마추어 가수들이 수십년 인기사다리를 거쳐 정상을 밟은 기성가수들의 틈새를 비집고 대거 진출하는 새로운 가요 트렌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스타는 빅뱅과 함께 탄생하게 마련인데요. 임영웅과 김호중은 '미스터 트롯'으로 인생역전을 일군 대표 인물입니다. '미스트롯1, 2' '미스터트롯' 등 서바이벌 오디션을 거치며 수많은 스타가 명멸했지만 공연 가요계의 기반을 뒤흔들 만큼 콘크리트 팬심을 확보한 주인공은 이 두 사람 뿐이기 때문이죠. 임영웅은 단독콘서트 릴레이 전석 매진으로, 김호중은 지난 2년 '군백기'(병역공백)마저 뛰어넘는 인기 폭발력으로,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탄생 배경에는 숨은 조력자가 따로 있는데요. 종편채널 TV조선의 위상을 새로 쓴 서혜진 본부장입니다. 그는 지상파 SBS서 이적한 뒤 4년 만에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을 성공시키며 방송 판도를 바꿨습니다. '아내의 맛' '연애의 맛' 등 차별화된 방송 포맷과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인데 이어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히트로 전국민적 트로트 열기를 이끌어냈습니다. 또 '우이혼' 시리즈와 '국민가수' '화밤'까지 모두 '서혜진표' 콘텐츠입니다.

TV조선 미스터트롯은 코로나19 직전 35.711%(닐슨코리아)이란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설왕설래했던 미스터트롯2은 하반기 제작에 들어가 2023년 초 방영될 예정이다. /TV조선 제공
TV조선 '미스터트롯'은 코로나19 직전 '35.711%'(닐슨코리아)이란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설왕설래했던 '미스터트롯2'은 하반기 제작에 들어가 2023년 초 방영될 예정이다. /TV조선 제공

◆ TV조선, 의리 아닌 '결별' 이후 예상될 '절박한 현실적 고민'이 먼저

요리사의 명성이 돋보이는 건 같은 재료를 갖고도 특별한 맛을 내기 때문입니다. 대중 콘텐츠의 향방을 가르는 연출자는 더 특별합니다. 소위 돈이 되는, '먹히는 콘텐츠'는 연출진의 오랜 팀워크와 기획 노하우가 버무려져야 가능합니다. 방송가 최고 '스타 PD'로 거듭난 서혜진 본부장은 지난해부터 수차례 이적설에 휘말렸는데요. 이른바 '100억 계약설'에 휩싸였고, 최근엔 독립 스튜디오 설립을 위해 '사의 표명'을 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스타 PD들이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독자 행보에 나서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에 대응할 새로운 방송 패러다임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손발이 맞아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조직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어떤 이유로든 갈등은 생길 수밖에 없어요. 기존 방송사 시스템이나 울타리가 창의적으로 자유롭게 일할 환경에 오히려 제약이 된다면 말이 안되는 거죠." (지상파 출신 외주사 P 대표)

홀로서기 행보에 박차를 가하던 서혜진 본부장이 TV조선에 다시 머물기로 한 사실이 최종 확인됐는데요. 임원회의에서까지 공식화됐던 사안이 뒤집힌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그 배경에 여러 추측이 나돌고 있지만, 방송사로서는 의리보다 서 본부장과 '결별' 이후 예상되는 절박한 현실적인 고려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설왕설래했던 '미스터트롯2'는 이제 그의 손을 거쳐 또 한 번 빅뱅의 소용돌이를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eel@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