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비즈니스 모델·글로벌 사업영역 확대 등 포부 밝혀
김도수 쇼박스 대표와 구본웅 MCG 의장(왼쪽부터)이 15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쇼박스 미디어에디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용산=이한림 기자 |
[더팩트ㅣ용산=이한림 기자] 영화사 쇼박스가 창사 이래 첫 외부 투자를 받고 혁신에 기댄 차별화를 선언했다. 국내 재계순위 15위(2012년 기준) LS그룹의 장손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적 투자가로 근황을 전하고 있는 구본웅 MCG 의장이 공식 석상에 직접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쇼박스는 15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 호텔에서 'FUN FOR TOMORROW'라는 슬로건으로 '쇼박스 미디어데이'를 열고 기존 사업의 성과와 향후 사업 비전 등을 발표했다. 국경과 플랫폼, 포맷 등의 제약을 넘어 K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쇼박스의 이날 미디어데이는 2002년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로 특별함을 더한다. 지난 4월 MCG와 1400억 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하면서 창사 첫 외부투자를 받은 감격을 만끽한 셈이다. 영화만 만들던 회사를 넘어, 종합 콘텐츠사로서 대중의 니즈에 즉각적으로 반영하고 메타버스, NFT 등 미래 혁신적인 플랫폼 사업 등 청사진도 그려낼 전망이다.
먼저 김도수 쇼박스 대표가 연사로 나와 쇼박스의 그간 사업 성과를 설명하고 포부를 밝혔다. 3년 전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자리에 섰다는 김 대표는 "쇼박스가 준비한 작품을 소개하고 앞으로 쇼박스의 비전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것에 대해 너무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이제는 새로운 IT 기술을 구현하는 새로운 콘텐츠 환경에서 대한민국의 크리에이터들이 새롭게 달려나가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쇼박스는 그간 조금 고집스러울 만큼 영화만 했지만 여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종합 멀티미디어사로 변화하고 있다"며 "향후 크리에이터 중심의 선순환 비즈니스 모델, 글로벌 사업 영역 확대 등을 통해 독보적인 콘텐츠 라인업을 완성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도수 쇼박스 대표가 15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쇼박스 미디어데이에서 쇼박스의 원동력과 크리에이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쇼박스 제공 |
이날 쇼박스가 밝힌 핵심 전략은 크리에이터 중심의 선순환 비즈니스 모델과 글로벌 사업 영역 확대 등이 주된 골자다. 먼저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모델은 쇼박스가 제작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 최동훈 감독의 '암살', 나홍진 감독의 '랑종' 등 영화를 예로 들며 한 사람의 작은 생각부터 출발한 호기심이 한국을 대표하는 흥행 영화나 콘텐츠로 성장했음을 강조했다. 창의적인 크레에이터를 지속 발굴해 이들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국경을 넘어 세계로 이름을 떨치는 감독 및 제작자가 되로록 돕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쇼박스는 미국 소재 글로벌 투자사 MCG와 협업이 향후 쇼박스가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쇼박스는 지난 4월 미국 실리콘밸리의 투자 회사 MCG와 약 14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MCG은 마음커뮤니케이션그룹(Maum Coumunication Group)의 약자로, 구태회 LS그룹 창업주의 장손이자 전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장남 구본웅 MCG 의장이 이끌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사다. 전 구글 의장 존 헤네시, 앤드리센호로위츠펀드의 마크 안드레센, 야후 창업자 제리 양 등이 주요 주주로 있으며 페이스북에 매각된 오큘러스,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한 쿠팡과 미미버스 등을 초기단계에 투자해 성과를 낸 투자사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한국보다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구본웅 의장이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직접 공식 석상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구 의장이 LS그룹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미국 실리콘밸리로 떠난 이후 한국에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LS그룹 장손에서 혁신적인 벤처투자가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구본웅 MCG 의장이 15일 서울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이한림 기자 |
구본웅 의장은 MCG가 쇼박스를 만나 구상하고 있는 다양한 미래 사업이나 혁신 전략을 소개하면서 힘 있고 확신한 찬듯한 어조로 한국과 세계의 콘텐츠 산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구 의장은 이중 크리에이터를 강조하면서 "요즘 아이들에게 커서 어떤 직업을 갖고 싶냐 물어보면 29%가 유튜브 스타다. 이런 현상은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며 이미 우리 나라 인구 수준의 아마추어 크리에이터들이 존재하고 있다. 판은 이미 만들어지고 있다. 모두가 크리에이터. 크레이이터 중심의 콘텐츠사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쇼박스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서도 힘줘 말했다. 구 의장은 "저희는 크로스보더(Cross Border) 테마를 가지고 주로 투자를 해왔다. 단순 재무적 투자라고 한다면 쇼박스가 안좋은 기업이라는 게 아니라 다른 기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두 쪽의 마음이 맞지 않으면 고생만 하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서 "김도수 대표와 올초 사업에 대한 논의를 했을 때 새로운 분야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느꼈다. '쇼박스 스스로 하기 보다는 같이 손잡고 하고 싶다'는 표현을 들었을 때 쇼박스와 가장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이 제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구본웅 의장은 K콘텐츠에 대한 힘을 확신하면서 자신의 이번 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 의장은 "저는 K콘텐츠에서 K를 빼는 게 목표다. 구체적인 것은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또 하나의 콘텐츠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다른 것으로 오픈하고 싶다. 쇼박스의 물음표가 어떤 결과물로 세상에 나올 지 언박싱될 때까지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구 의장은 "한국 콘텐츠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힘이 있다. 사실 무조건 이긴다. 확신이 있다. 주인공인 쇼박스가 선봉에 설 수 있게 저희가 가진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도수 쇼박스 대표와 구본웅 MCG 의장(왼쪽부터)이 15일 서울 용산드래곤시티에서 'FUN FOR TOMORROW' 슬로건으로 열린 쇼박스 미디어데이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쇼박스 제공 |
한편 쇼박스는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판권 개발 및 확보, 기획 제작 등 각 단계에서 준비 중인 IP 라인업을 공개했다. 약 40여 건의 IP를 개발 중인 쇼박스는 '슈퍼 IP'의 개발, 오리지널 IP 기획, 인기 원작 IP의 확보 등을 통해 독보적인 콘텐츠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한재림 감독 영화 '비상선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