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영화 '헤어질 결심'을 통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이 한국 개봉을 앞두고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찬욱 감독은 2일 서울 동대문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영화 '헤어질 결심'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 배우들을 캐스팅한 이유 등을 전했다. 이날 자리에는 박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박해일 탕웨이가 참석했다.
먼저 박찬욱 감독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 75회 프랑스 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올린 소감을 전했다. '올드보이'와 '박쥐'로 각각 심사위원대상과 심사위원상을 받은 후 칸 영화제에서 세 번째 수상이라 의미를 더했다.
박찬욱 감독은 "트로피라고 하니 생각나는게 그 전에는 상장 밖에 없었다. 영화제가 바꼈더라. 트로피가 생겨서 보기 좋았고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세 번째 수상이라기 보다도 한국에서 개봉해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영화는 탕웨이의 특별한 한국어 대사가 있기 때문에 제가 전에 만든 영화보다 좀 더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점들이 많다. 또 말씀드릴 기회가 있겠지만 외국에서 수상보다 한국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제일 궁금하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특히 박 감독은 이날 제작보고회를 통해 정서경 작가와 작품 구상단계부터 박해일과 탕웨이를 주연배우에 염두해 두고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캐스팅 비화 공개는 제법 구체적으로 진행됐다. 박 감독은 "고등학생 때 1권만 읽었던 스웨덴 추리소설 마틴 베크 시리즈를 다 읽고 나서 소설 속 형사처럼 속이 깊고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신사적인 사람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백지 상태에서 정서경 작가를 만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박해일이라고 생각하고 해보자'고 말했다. 저는 배우를 염두해두고 시나리오를 쓴 적은 없지만, 작가에게 주는 지침으로 상상을 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박해일의 해 자를 따서 해준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서경 작가가 여자 캐릭터는 중국인으로 하자고 하더라. '왜지?'라고 물으니 ‘그래야 탕웨이를 쓸 수 있지 않느냐'고 답했다. 작가와 첫 만남부터 이렇게 캐릭터를 정해놓고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뒤로는 대화를 통해 발전시켰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찬욱 감독은 "코로나 시대 영화관 출입을 많이 못하셨는데 '헤어질 결심'은 사운드와 이미지 양쪽면에서 공을 많이 들었다. 개봉을 못하고 있어서 후반 작업이 굉장히 길었다. 제 영화 중에 본의 아니게 완성도가 가장 높은 영화가 돼 버렸다. 극장에서 보실 만하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헤어질 결심'은 1일 영화등급물관리위원회를 통해 15세 관람가 판정을 받으면서 예비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는 오는 29일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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