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생충' 황금종려상 이후 '브로커'로 남우주연상까지 수상
배우 송강호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브로커'로 최우수남자배우상을 받았다. /칸=AP.뉴시스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수차례 칸 무대를 밟았던 배우 송강호가 황금종려상에 이어 최우수남자배우상까지 거머쥐며 '칸의 남자'로 거듭났다.
송강호는 28일(현지시각) 진행된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된 75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남우주연상 격인 최우수남자배우상을 받았다.
송강호의 이번 수상은 여러 의미에서 뜻깊다. 먼저 한국 남자 배우가 칸을 비롯해 세계 3대 영화제(칸·베를린·베네치아영화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배우 통틀어서는 전도연 이후 칸에서의 두 번째 수상자가 탄생했다.
또한 지난 2019년 칸 영화제의 꽃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데 이어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었다는 점이다. 당시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과 최우수남자배우상 후보에 모두 올랐던 송강호였지만, 두 상을 동시에 줄 수 없다는 영화제 원칙에 따라 수상이 불발된 바 있다. 그랬던 송강호가 또다시 밟은 칸 무대에서 결국은 남우주연상의 영예까지 품에 안았다.
송강호와 칸 영화제의 역사도 주목할 만하다. 송강호는 지난 2006년 영화 '괴물'로 칸 영화제에 초청된 이후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박쥐' '기생충' '비상선언' '기생충' '브로커'까지 총 일곱 차례 칸 무대를 밟았다. 지난해에는 칸 심사위원까지 역임하며 자신의 이름과 입지를 전 세계적으로 다졌던 그였다.
배우 송강호가 칸 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뒤 환호하고 있다. /칸=AP.뉴시스 |
즉 갑작스러운 결과 혹은 세계적인 스타 탄생이 아니다. 하나하나 쌓아 올렸던 송강호가 '국민 배우'를 넘어 전 세계 영화인들이 참여한 축제의 정상에 섰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까지 겸손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송강호는 "좋은 작품에 끊임없이 도전하다 최고 영화제 초청도 받고, 수상도 하게 됐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있는 것뿐이지 상은 절대적인 가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동수(강동원 분)와 소영(아이유 분)을 비롯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송강호는 신생아 브로커 상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작품은 입양 현실, 나아가 생명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특히 '브로커'는 지난 26일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된 가운데, 약 12분간 기립박수를 받아 화제를 모았다.
이번 75회 칸 국제영화제는 지난 17일 개막해 12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28일 폐막했다. 한국 영화인들 중에서는 송강호와 함께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으며 현장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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