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다 된 영결식…비통함 속 영화인들 운구차 배웅
10일 오전 서울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층에서 배우 강수연의 영결식이 열렸다. /이선화 기자 |
[더팩트ㅣ삼성서울병원=이한림 기자]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선배님의 마지막 영화를 함께하며, 선배님을 사랑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선배님의 새 영화를 선보이기 위해 끝까지 동행하겠다." (강수연 유작 '정이' 감독 연상호 추도사中)
故(고) 배우 강수연이 영화인들의 배웅 속에 고이 잠들었다.
1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강수연의 영결식과 발인이 진행됐다. 영결식 사회는 후배 배우 유지태가 맡았으며 고인과 한 달 전에 만두집에서 만나 밥을 먹었던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위원장, 강수연의 무수한 대표작을 연출한 임권택 감독, 스스로를 '당신의 조수'라 자청한 배우 설경구, 애처럽게 '언니'를 외친 배우 문소리, 고인의 유작 '정이'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추도사를 읽었다.
영결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200여 명의 영화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취재진도 질서를 지키며 이들의 비통한 마음을 카메라와 종이에 담았다.
배우 강수연의 영결식에 '별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이한림 기자 |
추모 영상이 영결식장에서 재생됐을 때 장내는 눈물바다가 됐다. 아역 배우 시절 모습부터 2022년 숏컷 헤어스타일을 한 55세 강수연까지 고인의 필모그래피가 하나둘씩 스크린에 이어지자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설경구와 문소리는 울먹이며 추도사를 읊었다. 설경구는 자신이 촬영장 연기부 막내 시절 당시 대스타였던 강수연의 소탈함과 리더십을 기억하면서 고인을 떠올렸고, 문소리는 비통한 소식을 접한 날의 일상을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글로 마음을 전하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목소리를 남겼다.
덤덤한 어조로 꿋꿋이 추도사를 읽던 연상호 감독은 "저는 이 영결식이 끝나면 다시 작업실로 돌아가 선배님의 얼굴을 마주하고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참고있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어 강수연을 '한국영화 그 자체'라고 칭하며 "제가 이제 든든한 백이 돼 드리겠다"고 말했다.
답사는 강수연의 동생 강수경 씨가 맡았다. 강씨는 자리에 참석한 영화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강수연 배우가 영원히 기억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설경구 정우성(왼쪽부터) 등 영화인들이 10일 오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배우 강수연 영결식 후 운구차에 실린 고인을 지켜보고 있다. 가운데는 함께 추도사를 했던 배우 문소리. / 이한림 기자 |
영결식 자리에는 영화인들을 포함해 강수연의 팬들도 함께 해 고인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고인에게 '가지 말라'며 마지막 인사를 외치는 사람, 절을 하는 사람, 관을 만지면서 흐느끼는 사람 등 수많은 인파가 영결식에 몰린 가운데 목례 행렬은 30분 넘게 이어졌다.
강수연의 친지들과 설경구와 연상호 감독, '정이'에 함께 출연한 배우 류경수, 강제규 감독, 배우 정우성 등이 관을 들고 고인을 운구차에 실었다. 김동호 위원장과 임권택 감독 내외를 비롯해, 예지원 엄정화 정웅인 김아중 김현주 이용녀 등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1시간 20분 가량 이어진 강수연의 영결식에는 '별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라는 현수막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편 강수연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다가 이틀 뒤 숨을 거뒀다. 영화계는 한국 영화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고인을 애도하면서 영화인장을 치렀다. 고인의 유해는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하며, 경기도 용인 용인공원에 안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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