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시대②] '돌고 도는' 유행, 복고에 발맞춘 콘텐츠 공급 
입력: 2022.05.11 00:00 / 수정: 2022.05.11 00:00

문화의 흐름으로 정착, 발전된 형태로 지속될 것 

홍콩 영화의 거장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왼쪽)과 화양연화가 리마스터링 재개봉해 세월이 지나도 꾸준히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각 영화 포스터
홍콩 영화의 거장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왼쪽)과 '화양연화'가 리마스터링 재개봉해 세월이 지나도 꾸준히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각 영화 포스터

새로움(New)과 복고(Retro)가 합쳐 만들어진 뉴트로(New-tro)는 젊은 소비자들이 레트로 제품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소비하는 현상으로, 그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가요·방송·영화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계에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뉴트로 콘텐츠'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원세나 기자] 유행은 돌고 돈다. 대중문화 콘텐츠도 돌고 돈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생활에 파고든 복고 유행이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 복고는 유행을 타지 않는 문화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중문화계 전반에서 다채로운 '복고 콘텐츠'들이 다시금 사랑받고 있다.

극장가는 영화 팬들의 '인생작'으로 꼽히는 명작들을 재개봉하며 관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했던 극장가가 새로운 활로를 찾아 '복고 열풍'을 선택한 것이다.

왕가위 감독을 거장 반열에 오르게 한 대표작 '중경삼림'이 지난해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개봉해 21세기에 재탄생한 레트로 무비로 관객들의 마음을 저격했다. 독창적인 연출과 독보적인 스타일로 꾸준히 사랑받은 '중경삼림 리마스터링'은 지난달 20일 재개봉해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중경삼림 리마스터링'은 1994년 홍콩을 배경으로 실연의 상처를 입은 경찰 223과 663, 새로운 시작을 앞둔 두 여자의 독특한 로맨스를 그린다. 불안해서 매혹적인 1990년대 홍콩의 청춘들을 감각적인 비주얼과 탁월한 OST로 그려낸 작품인 '중경삼림'은 왕가위 감독 스타일의 정점을 보여준 작품으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여기에 당대 최고의 홍콩 스타였던 임청하, 양조위, 왕페이, 금성무의 환상적인 앙상블과 독특한 로맨스로 중화권은 물론 전 세계 평단과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왕가위 감독과 장만옥, 양조위가 그려낸 사랑과 이별에 관한 마스터피스 '화양연화 리마스터링'도 지난 2월 재상영해 영화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화양연화 리마스터링'은 사랑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은 서로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의 비밀스럽고 아름다운 시간을 그린 로맨스.

'화양연화 리마스터링'은 왕가위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많은 사람의 '인생작'으로 손꼽히며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작품이다. 영화는 제53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으며, 남우주연상과 기술상을 받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영향으로 만화책 풀하우스가 다시금 주목받으며 판매 증가 흐름을 보였다. /예스24 제공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영향으로 만화책 '풀하우스'가 다시금 주목받으며 판매 증가 흐름을 보였다. /예스24 제공

그 밖에도 영화 '반지의 제왕' 20주년을 기념해 '호빗' 3부작이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지난해 재개봉했으며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로 관객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감독 피터 위어) 역시 재정비를 마치고 관객들을 만났다.

더불어 최동훈 감독의 영화 '타짜'도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을 통해 15년 만에 스크린에 걸리며 영화 팬들에게 추억을 선사했다.

풋풋한 청춘 로맨스와 함께 1990년대 후반의 복고 감성을 물씬 전하며 향수를 불러일으킨 화제작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 역시 뉴트로 열풍에 힘을 더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속 인기 만화책으로 등장한 '풀하우스'는 당시 학창 시절을 보낸 1970년대 초에서 1980년생 세대에게 특히 추억의 책으로 주목받으며 큰 관심을 모았다.

예스24 분석에 따르면 출간 25주년을 기념해 애장판으로 지난 2021년 5월 복간된 '풀하우스' 만화책 일반판 세트는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방영이 시작된 지난 2월에 전월 대비 판매 성장률이 1,044%까지 증가했으며, 이어 3월에도 전월 대비 24.3% 판매 증가 흐름을 보였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 방영돼 큰 사랑을 받은 당시 대표 애니메이션 '세일러문', '슬램덩크', '도라에몽'의 만화책은 뉴트로 열기가 짙어진 올해 2월을 기점으로 꾸준한 판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만화책뿐만 아니라 소설 분야에서도 30·40세대의 추억의 책이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최근 출판계에서는 세기말 레전드 작품으로 기억되는 소설들이 추억과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새 옷을 입고 새롭게 출간되는 추세다.

문화계 전반에 '복고 열풍'이 지속되는 것에 관해 박지현 문화평론가는 "젊은 소비자들이 레트로 제품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롭게 소비하는 현상이다.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경험과 취향의 확장"이라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뉴트로 현상은 같은 모습이 아닌 더욱 발전된 형태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

wsen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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