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쫄지 않는' 이주명이 만난 '스물다섯 스물하나' 지승완
입력: 2022.05.03 07:00 / 수정: 2022.05.03 07:00

이주명의 지승완이었기에 가능했던 '시청자들의 사랑'

배우 이주명이 스물다섯 스물하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주명이 '스물다섯 스물하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이주명에게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지승완은 꼭 하고 싶은 캐릭터였으며 부러운 성격의 친구였고 꼭 닮고 싶은 인간상이었다.

이주명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에서 태양고 전교 1등이자 반장 지승완 역을 맡아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작품은 1998년을 배경으로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렸다.

그중에서도 지승완은 명석하고 똑 부러질 뿐만 아니라 불의 앞에서 참지 않는 정의로운 모습까지 갖춘 청춘이었다. 방송 후반부에서는 폭력 교사를 고발하고 자퇴하며 자신의 소신을 지키는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주명이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만나게 된 건 오디션을 통해서였다. 이주명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시놉시스는 그에게 강한 열망을 불어넣었다. 이주명은 "보자마자 정말 재밌다는 생각에 진짜 하고 싶었다. 특이하게도 유서 형식의 시놉시스였는데 이것 자체만으로도 참신했다. 볼수록 캐릭터마다의 개성이 모두 보인다는 점에서도 신선했다. 꼭 하고 싶다는 마음에 욕심을 갖고 오디션에 임했다"고 돌이켰다.

그중에서도 지승완이라는 캐릭터는 이주명의 마음을 단번에 훔쳤다. 태양고 4인방 중 제일 재밌는 캐릭터 같았기에 마찬가지로 재밌는 걸 좋아하는 이주명은 지승완이라는 인물을 120% 소화해 내고 싶었다. 때문에 곳곳에 엉뚱하고 재밌는 요소들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 대표적인 예는 표정이나 손짓이었다.

"승완이는 자기 확신이 있는 친구예요.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 항상 확신을 갖고 임해요. 제가 배우고 싶은 부분인지라 오랫동안 승완이 역을 연기하고 싶었어요. 멋있는 친구라 지금도 여전히 좋아요."

지난 2019년 KBS2 '국민 여러분!'으로 안방극장에 데뷔한 이주명은 그간 '슬기로운 의사생활' '미씽:그들이 있었다' '카이로스' '이벤트를 확인하세요'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리고 이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통해 첫 주연에 나섰다.

'처음'이 주는 압박감도 없지 않을 텐데, 더군다나 작품은 김태리 남주혁의 캐스팅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며 많은 이들의 기대작으로 꼽혔다. 3년 차 배우 이주명이 부담감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이주명 역시 촬영 전부터 부담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다만 앞선 이유와 비중이 커서 느낀 부담감은 아니었다고 정정했다. 그는 "출연하지 않더라도 이 드라마를 재밌게 봤을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대본이 너무 좋았고 그만큼 꼭 출연하고 싶었다. 원하면 원할수록 더 떨리기 마련이지 않나. 나 역시 그래서 더 신경 쓰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좋은 대본에 좋은 캐스팅이었어요. 출연하는 배우들이 모두 훌륭했죠. 걱정이 있다면 이들 사이에서 내가 누가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사실 캐릭터적인 요소들은 여러 레퍼런스나 대본을 많이 보면서 열심히 노력하면 되잖아요.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맡은 바를 열심히 하는 것'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노력했던 점이에요(웃음)."

의리는 물론이고 털털하다가도 당당하고, 진솔하다가도 때로는 위트있는 지승완은 이주명뿐만 아니라 많은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이주명은 캐릭터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승완이는 다른 사람이라면 생각만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끄집어내 행동으로 보여준다. 덕분에 나도 시청자도 대리만족을 느끼고 속이 후련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센 척을 하거나 보여지려는 행동을 하는 친구는 아니다. 솔직한 감정을 표현할 때도 많은 만큼 다채로운 모습이 많은 친구였고, 이런 승완이의 감정들에 시청자들도 공감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의 사랑 덕분에 이주명의 자체 평가도 후해졌다. 모니터를 많이 하는 편이라는 이주명은 촬영 후 본인의 장면을 수백 번씩 돌려 봤다. 당시 이주명은 자신의 연기에 30점을 줬다.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과 처음 보면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되고 점수는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단.

"장면이란 게 한 장면만 떼고 보면 안 되는 것 같아요. 방송으로 볼 때는 이전 장면과 이후 장면이 있다 보니 호흡이라는 게 생겼고, 연결해서 보면 처음 볼 때보다 괜찮더라고요(웃음). 그렇게 만족도가 조금 올라갔죠. 방송 후에는 시청자들이 너무 많이 사랑해줬어요. 사랑받았기 때문에 만족도는 저절로 높아졌죠."

이주명을 뿌듯하게 한 반응은 또 있었다. 바로 부모님의 평가였다. 이주명은 "승완이의 자퇴 에피소드가 담긴 회차를 보고 어머니가 '너 이렇게 나 눈물 나게 할거냐'고 하더라. 한 번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작품으로서 어머니에게 인정받는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이주명에게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제2의 청춘'으로 기억될 예정이다. 그는 "학창 시절을 두 번 겪어본 느낌"이라며 "다섯 명의 좋은 친구들을 만나 또 다른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 같다. 벌써 아련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시청자들에게는 "지질해서 좋았던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랐다.

"원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 유쾌하지만은 않잖아요. 싸이월드 일촌명만 봐도 이불킥하고 싶을 때가 많죠. 그렇지만 되돌아보면 그래서 좋았다고, 그래서 풋풋했다고 생각돼요. 매사에 진심일 때니까. 그래서 시청자분들도 우리 작품을 보면서 학창 시절이 혹은 모든 것에 진심을 쏟았던 때를 떠올리고 싶을 때 꺼내 보는 청춘드라마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주명의 매년 목표는 '쫄지 말자'다. 그리고 이 다짐은 '스물하나 스물다섯'과 지승완을 만나며 더욱 확고해졌다. 그는 "힘든 순간일 때마다 결정적으로 도움 되는 말이 '쫄지 말자'였다. 지난해 승완이를 연기하면서 다시 한번 배운 것도 안 쪼는 거다. 승완이는 그만큼 자신감과 자기 확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 역시 그렇더라. 확신을 갖고 연기하는 것과 아닌 건 확실히 다르다. 때문에 앞으로도 변함없이 쫄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에도 승완이만큼 재밌고 유쾌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더 많이 준비하겠습니다.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다른 작품과 모습으로 곧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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