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시청률로 출발…신개념 코믹 수사극 통할까
tvN 새 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이 첫 방송된 가운데, 시청률 3.6%를 기록했다. /tvN 방송화면 캡처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살인자의 쇼핑목록'가 포문을 연 가운데, 천재 금수저에서 도금으로 전락한 이광수의 수난과 MS마트의 생존기를 함께 그리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tvN 수목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극본 한지완, 연출 이언희)가 27일 첫 방송됐다. 작품은 1회 시청률 평균 3.6%, 최고 4.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은 어릴 적부터 뛰어난 관찰력과 비상한 기억력, 정확한 암산력을 가진 안대성(이광수 분)을 중심으로 MS마트와 함께 한 '웃픈' 수난시대를 스펙터클하게 그려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초코파이 하나로 시작된 안대성과 오천원(장원영 분)의 얽히고설킨 악연이 함께 공개돼 흥미를 높였다. 과거 안대성은 일련번호를 외워서 위조지폐범 오천원을 잡을 만큼 기억력만은 천재급인 대성마트의 자랑이었다. 하지만 오천원은 체포되는 순간까지 안대성에게 "반드시 돌아온다"고 협박해 두 사람이 초코파이 잔혹사의 악연을 끊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수직 상승시켰다. 나아가 안대성의 "우리 슈퍼는 내가 지키겠다"는 각오처럼 그가 자신의 꿈처럼 대성마트의 든든한 후계자가 될 수 있을지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나는 새도 떨어트리던 대성마트는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파리만 날리는 동네 구멍가게가 됐고 천재라 불리던 안대성은 만년 공시생이 돼 여자친구 도아희(김설현 분)의 집 방문 때도 마트에 진열된 파인애플을 훔쳐 갖고 갈 만큼 '웃픈' 인생을 살고 있었다. 특히 마트 직원들 사이에서도 안대성은 금수저가 아닌 도금이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끝날 줄 모르는 안대성의 수난시대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극했다.
그사이 대성마트가 MS마트로 리뉴얼된 것처럼 안대성의 엄마 한명숙(진희경 분) 또한 달라졌다. 과거 스파이크로 위조지폐범을 잡은 용감한 슈퍼 아줌마 대신 집안 서열 1위이자 마트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보스가 있을 뿐이었다. 결국 안대성은 경쟁 슈퍼들 사이에서 위기에 처한 엄마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MS마트 인턴으로 취직했고, 엎친 데 덮친 격 그에게 '한 달 안 매출 원상 복귀'라는 미션까지 내려져 캐셔 경력 30년 차자 MS마트의 산증인 안대성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안대성의 MS마트 입성과 함께 동네에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마트 단골들에게 주문한 적도 없는 물건이 오배송되는 것이다. 특히 배달 물건에 고탄력 팬티스타킹 등 여성 물품은 물론 초코파이까지 포함된 심상치 않은 기류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엔딩에서는 아파트 단지로 전단지를 돌리러 간 안대성이 풀숲에서 시체를 발견하는 모습으로 극이 종료돼 긴장감을 높였다. 특히 시신의 주인공은 MS마트의 단골이자 어린이집 선생님 권보연으로 밝혀진 가운데 향후 안대성이 도아희, 한명숙과 함께 펼쳐나갈 수사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그런 가운데 작품은 오싹한 스릴러와 미스터리뿐만 아니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슈퍼마켓을 중심 소재로 삼은 만큼 공산, 야채, 정육, 생선 등 마트 맞춤형 독특한 네이밍은 물론 안대성의 고백이 웃음을 안겼다. 그는 도아희에게 '오 그대여 가지 마세요' '내가 오이 그랬을까' '영원히 너마늘 사랑해'라고 사랑을 고백했다. 재기발랄한 연출력과 위트 넘치는 장면은 신개념 코믹 수사극의 탄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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