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라스베이거스 공연 이모저모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방탄소년단(BTS)은 지난 8~9일(이하 현지 시각)과 15~1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Allegiant Stadium)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여 동안 대면 공연을 못 하다가 지난해 11월 말~12월 초 미국 LA에서 총 4회에 걸쳐 팬들을 만났고 4개월 만에 라스베이거스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마련된 방탄소년단 사진 전시장과 팝업 스토어엔 팬들로 북적였다. 공연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24시간이나 걸려서 온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명)도 있고 춤 얘기가 나오자 곧바로 춤 실력을 뽐내는 아미도 있었다. 또 어떤 아미는 제이홉의 입간판을 만들어 들고 왔다. 이곳은 바로 'BORAHAEGAS(보라해가스)'다.
라스베이거스는 단순히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열리는 도시가 아니다. 소속사 하이브는 2019년부터 'THE CITY(더 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이를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곳이 이번 라스베이거스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는 공연장이 아니더라도 방탄소년단을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곳곳에 마련돼 있었다. 그리고 그곳들은 어김없이 아미의 열기로 뜨거웠다.
방탄소년단이 8,9일과 15,1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을 한다. 라스베이거스 곳곳에는 방탄소년단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여러 문화 공간들이 마련됐다. /하이브 제공 |
대표적으로는 투어를 준비하는 방탄소년단의 연습 과정과 지난 3월 서울 콘서트의 무대 뒤 장면을 담은 사진 204여 장을 전시한 'BEHIND THE STAGE : PERMISSION TO DANCE(비하인드 더 스테이지 : 퍼미션 투 댄스)', BTS POP-UP : PERMISSION TO DANCE in Las Vegas(비티에스 팝업 : 퍼미션 투 댄스 인 라스베이거스)'다.
또 11개 호텔 내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 방탄소년단이 즐기는 음식을 새로운 레시피로 선보인 식당 'CAFÉ IN THE CITY(카페 인 더 시티)', 방탄소년단 음악에 맞춰 펼쳐지는 벨라지오 분수쇼, 공연이 끝난 후 방탄소년단 테마와 음악으로 운영되는 애프터 파티 클럽이 있다.
청각과 시각은 물론이고 후각, 미각, 촉각까지 경험을 확장했고 방탄소년단을 공연에 그치지 않고 문화 그 자체로 라스베이거스에 옮겨놓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하이브는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이러한 프로젝트를 접목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방탄소년단이기에 가능한 규모다. '더 시티' 프로젝트보다는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방탄소년단도 방탄소년단이지만 이를 오롯이 즐기는 아미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공연장에 모인 아미들은 상당히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공연을 최대한 주체적으로 즐겼다.
공연장 주변은 오후 2시경부터 이미 팬들로 북적였다. 한눈에 봐도 인종, 나이, 성별 모두 다양했다. 다들 기다림에 지치기보다는 그마저도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사진=라스베이거스(미국) 정병근 기자 |
캘리포니아에서 온 30대 여성 4명은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멤버인 정국 슈가 제이홉 RM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맞춰 입었다. 이들은 줄을 서서 입장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설렘과 흥분을 감추지 못 했다. 각자 좋아하는 노래로 'SAVE ME(세이브 미)', 'I NEED U(아이 니드 유)' 등을 꼽은 이들 중 한 명은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거침 없이 춤을 췄다.
브라질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다는 20대 후반의 여성은 무려 24시간 걸려 라스베이거스에 왔다. 그는 브라질 축구 유니폼을 입은 제이홉의 입간판을 직접 제작해 들고 왔다. "방탄소년단을 좋아하게 된 지 1년 정도 됐다", "제이홉은 우리의 태양"이라는 그는 콘서트를 관람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 했다.
마찬가지로 브라질에서 온 이십대 초반의 남녀 커플은 17시간 걸려서 이곳에 왔고 8일에 이어 9일 공연까지 관람한다고 했다. 이들은 아미가 된 지 2년 됐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은 노래와 춤으로 감동을 주고 매일 내 삶에 강렬하게 다가온다. 내가 할 수 있다고 믿게 만든다", "방탄소년단은 다른 느낌의 아이돌이다. 친근하게 소통을 하면서 팬들에게 애정을 많이 드러내서 좋다"고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공연이 시작되고 방탄소년단은 오래 기다려온 팬들의 설렘과 기대를 완벽히 채워줬다. 이 순간은 아미만이 아니라 방탄소년단 역시 간절히 바랐다. 제이홉은 "여기는 사막에 있는 도시인데, 바다에 온 기분 이거 뭐죠? 여러분들의 웨이브를 보고 정말 감동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빅히트 뮤직 제공 |
공연이 시작되고 방탄소년단은 오래 기다려온 팬들의 설렘과 기대를 완벽히 채워줬다. 이 순간은 아미만이 아니라 방탄소년단 역시 간절히 바랐다. 그간의 허전함은 아미가 채워줬다.
제이홉은 "여기는 사막에 있는 도시인데 바다에 온 기분 이거 뭐죠? 여러분들의 웨이브를 보고 정말 감동받았다"고, 지민은 "여러분 목소리 듣고 나누고 눈보고 춤추고 이렇게 즐길 수 있으면 앞으로도 소원이 없을 것 같다"고, 뷔는 "솔직히 그냥 할 말은 이거 하난 거 같아요 아미 분들 너무 보고 싶어 미쳤고 오늘 봐서 미쳤고 집에 가서 미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팬들에게 '사랑해'라는 말 대신 '보라해'라고 해왔고 이때부터 보라색은 방탄소년단의 색깔이 됐다. 라스베이거스는 보라색 배경에 'BORAHAEGAS'라고 적힌 빌딩들의 전광판을 볼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축제를 벌인 이 곳은 바로 보랏빛 'BORAHAEGA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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