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미도, '서른, 아홉'을 만나 돌아본 삶과 죽음②
입력: 2022.04.15 07:00 / 수정: 2022.04.15 07:58

"극 중 이무생과의 관계...저도 걱정 많았죠"

배우 전미도가 실제로 부고 리스트를 작성해봤다고 밝혔다. 그는 삶과 죽음을 다룬 작품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전미도가 실제로 부고 리스트를 작성해봤다고 밝혔다. 그는 "삶과 죽음을 다룬 작품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털어놨다.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더팩트|박지윤 기자] 드라마 데뷔작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채송화로 분해 '인생캐'를 만난 배우 전미도에게 차기작은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반대 성격의 인물을 만나 연기 변신을 펼쳤고, 작품은 자체 최고 시청률 8.1%(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는 전미도의 활약이 '반짝'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미도는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서른, 아홉'을 연달아 만나 때로는 의사의 삶을, 때로는 환자의 삶을 그려내며 삶과 죽음을 끊임없이 마주했다. 그는 지인으로부터 건강검진을 받았냐는 걱정 어린 연락을 받았는가 하면, 극 중 찬영이처럼 실제로 부고 리스트를 작성해보면서 연기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한 사람으로서 삶을 돌아봤다.

"'왜 두 작품 다 삶과 죽음에 연관된 걸 하게 됐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를 겪으면서 제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 거 같아요. 정확히 말하면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달라졌죠. 예전에는 '나중에 시간 되면 밥 한번 먹자' 이렇게 막연하게 이야기했던 것들을 당장 실행하고 보다 더 주체적으로 행동하게 됐죠."

"그리고 저도 부고 리스트를 만들게 된다면 누구를 부를 수 있을까, 부모님께 나의 마지막을 전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등을 고민해봤어요. 실제로 부고 리스트를 쓰면서 '아, 내가 이 사람들을 중요하고 의미 있게, 가깝게 지내고 있었구나'를 알게 됐죠."

그런가 하면 전미도는 작품 속 정찬영과 김진석의 관계를 두고 "저 또한 처음에는 우려가 된 게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극 초반 찬영이는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있는 진석과의 만남을 이어갔고,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불륜 미화'라고 지적했다. 극이 전개되고 두 사람의 서사가 밝혀짐에 따라 해당 논란은 잠잠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일말의 불편함이 남는 건 사실이다.

전미도는 매체 연기를 하면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앞으로도 많은 공부를 하면서 무대와 매체를 다 경험하고 싶다고 바램을 전했다.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미도는 "매체 연기를 하면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앞으로도 많은 공부를 하면서 무대와 매체를 다 경험하고 싶다"고 바램을 전했다.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작품이 공개되기 전에는 저도 걱정하긴 했어요. 하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 그러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결국 찬영이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었죠. 저 또한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그렇게까지 보지 않았어요. 오랜 시간 많은 걸 공유한 선배 느낌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스킨십의 표현 방식도 달랐고요. 남자들끼리 할 수 있는 액션을 취한다던가 더 편하게 다가갔어요."

다소 말이 많았던 정찬영과 김진석의 관계를 잠재운 건 전미도와 이무생의 연기력이었다. 극 중 찬영이의 시한부 사실을 들은 진석은 말을 잇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내면서 자신을 계속해서 밀어내는 찬영에게 "옆에만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고, 이를 본 시청자들 또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장면을 그렇게까지 세세하게 계획하지 않았어요. 리허설을 하면서 동선 정도만 맞춰보고, 감정은 즉흥적으로 해보자고 했어요. 그의 연기를 보면서 눈물을 참는 게 어려웠어요. 찬영이는 끝까지 남은 삶을 신나게 보내길 원했기 때문에 진석이와 같이 눈물을 터뜨리면 안 될 거 같았어요."

2006년 뮤지컬 '미스터 마우스'로 데뷔한 전미도는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베르테르' '어쩌면 해피엔딩' '닥터 지바고', 연극 '오슬로' 등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들과 꾸준히 소통해왔다. 이후 브라운관 데뷔작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채송화 그 자체로 분해 열연을 펼치며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고, 필모그래피에 굵직한 한 줄을 남겼다.

이렇게 무대를 넘어 본격적으로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는 전미도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앞선 두 작품처럼 무대에서 쌓은 다년간의 경험과 경력을 매체에서 여과 없이 펼치며 대중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제가 뮤지컬을 하고 드라마를 하면서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어요.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여다보게 됐달까요. 아무래도 공연은 무대언어를 쓰기 때문에 표현도 더 크고, 에너지가 많이 담겨있어서 선이 굵어요. 그런가 하면 매체는 조금 더 일상적인 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의 생각을 더 세세하게 들여다보고 싶고, 다른 직업군의 사람들과도 이야기하는 등 많은 공부를 하면서 무대와 매체를 다 하고 싶어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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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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