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공연 앞두고 오렌지빛-보랏빛으로 물든 라스베이거스
방탄소년단이 8,9일과 15,1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을 한다. 라스베이거스 곳곳에는 방탄소년단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여러 문화 공간들이 마련됐다. /하이브 제공 |
[더팩트 | 라스베이거스(미국)=정병근 기자] 방탄소년단 투어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를 상징하는 색깔은 오렌지 빛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공연장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이 오렌지빛과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청각과 시각은 물론이고 후각, 미각, 촉각까지 오감으로 스며들어 공연을 복합 문화 체험으로 격상시켰다.
방탄소년단은 8~9일(이하 현지 시각)과 15~1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Allegiant Stadium)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여 동안 대면 공연을 못 하다가 지난해 11월 말~12월 초 미국 LA에서 총 4회에 걸쳐 팬들을 만났고 4개월 만에 라스베이거스로 자리를 옮겼다.
공연을 취재하기 위해 전날 한국에서 출발한 취재진은 라스베이거스 직항이 없어져 LA 공항에 도착한 뒤 버스를 타고 6시간여를 달려 8일 자정이 조금 지나서야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한밤 라스베이거스는 보라색 배경에 'BORAHAEGAS(보라해가스)'라고 적힌 빌딩들의 전광판을 볼 수 있었다.
이는 방탄소년단과 아미(팬덤명)들의 특별한 교감이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팬들에게 '사랑해'라는 말 대신 '보라해'라고 해왔고 이때부터 보라색은 방탄소년단의 색깔이 됐다.
9일 공연을 관람하기로 한 터라 8일엔 라스베이거스를 둘러 봤다. 방탄소년단을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곳곳에 마련돼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BEHIND THE STAGE : PERMISSION TO DANCE(비하인드 더 스테이지 : 퍼미션 투 댄스)', 'BTS POP-UP : PERMISSION TO DANCE in Las Vegas(비티에스 팝업 : 퍼미션 투 댄스 인 라스베이거스)'가 있다.
'BEHIND THE STAGE : PERMISSION TO DANCE'는 투어를 준비하는 방탄소년단의 연습 과정과 지난 3월 서울 콘서트의 무대 뒤 장면을 담은 사진이 전시돼 있다. 족히 수백 평이 되는 실내 공간에 무려 240여 장의 사진이 걸려 있고 방탄소년단과 관련한 다양한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팬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포토존까지 마련됐다.
사진이 전시된 통로를 따라 방탄소년단의 백스테이지의 모습들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출구가 나온다. 전시는 끝났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실외로 나오면 음료와 음식을 파는 곳과 테이블 그리고 그 앞에 조그마한 무대가 있다. 무대 백스크린에는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와 멤버들의 인사가 반복해서 나온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연습과정과 서울 콘서트 무대 뒤 장면을 담은 사진 240여 점이 전시 중이고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팝업스토어가 운영 중이다. /하이브 제공 |
전시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마련된 'BTS POP-UP : PERMISSION TO DANCE in Las Vegas'는 이번 투어의 공식 상품은 물론 공연이 열리는 도시에서만 선보이는 '시티 시그니처' 상품이 전시돼 있다. 상품만 쭉 나열된 것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의 히트곡들을 콘셉트로 각 구역이 꾸며져 있어서 코너를 돌 때마다 호기심과 설렘을 유발한다.
이 곳 역시 실외로 나오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고 그제서야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부스가 보인다. 상품을 앞세우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즐거움을 선사하는 게 먼저라는 것을 팝업 스토어 동선에서 느낄 수 있다.
북미뿐만 아니라 아시아부터 남미까지 다양한 국가의 팬들로 붐볐고 이들은 예쁘게 꾸며진 공간과 전시된 사진을 촬영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또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아예 스태프가 붙박이로 팬들의 사진을 촬영해주고 있었다. 두 장소는 지난 5일 오픈했는데 관계자에 따르면 첫날부터 수많은 팬들로 붐볐다.
이 뿐만이 아니다. 라스베이거스의 명물로 꼽히는 벨라지오 분수는 오후 3시부터 밤 12시까지 매 시간마다 방탄소년단의 곡에 맞춰 분수쇼가 펼쳐지고 있다. 이날 오후 4시에는 'Dynamite(다이너마이트)'에 맞춰 화려한 분수쇼가 펼쳐졌다. 그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분수쇼를 감상했다.
또 하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방탄소년단 코스 요리다. 만달레이 베이 호텔 내 'CAFÉ IN THE CITY(카페 인 더 시티)'를 마련하고 방탄소년단이 즐기는 한국의 요리들을 엄선해 다양한 코스로 제공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좋아하거나 자체 리얼리티쇼에서 맛있게 먹었던 음식들을 새로운 레시피로 재탄생시켜 메뉴로 만들었다.
카페 입구 메뉴 전광판은 'BTS Favorites(페이보릿)'이라는 문구로 정체성을 드러냈고 카페 벽과 테이블은 'PERMISSION TO DANCE-THE CITY - LASVEGAS'라고 적힌 액자와 세팅지로 장식돼 있었다. 또 카페 앞은 방탄소년단을 배경으로 한 포토존이 마련돼 식당을 방문하거나 이 곳을 지나가던 팬들이 환호하며 사진을 촬영했다.
시각과 청각을 만족시키는 체험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 테마로 꾸며진 호텔 객실과 방탄소년단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메뉴를 구성한 식당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하이브 제공 |
취재진이 직접 경험하진 못했지만 하이브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열리는 8,9일과 15,16일엔 애프터파티가 진행된다. 공연이 끝난 후 라스베이거스의 한 리조트 내 클럽이 방탄소년단 테마로 꾸며진 무대와 리믹스된 'BTS 플레이 리스트'로 운영돼 공연의 열기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취재진이 머무는 MGM 그랜드 호텔을 포함해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총 11개 호텔에서 방탄소년단 테마로 꾸며진 호텔 객실이 운영된다. 특히 특전 기념품과 머치팩으로 직접 객실을 꾸밀 수 있도록 했다. 이 역시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체험하고 즐기게 한다는 하이브의 '팬 경험 확장'의 연장선이다.
공연 티켓을 예매하지 못한 팬들을 위한 배려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LIVE PLAY(라이브 플레이)'인데 4회차 공연 모두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MGM Grand Garden Arena)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로 볼 수 있도록 했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는 최근 '제 64회 그래미 어워드'가 열렸던 장소다.
하루 동안 라스베이거스를 둘러 보니 단순히 공연에 그치지 않고 방탄소년단을 문화 그 자체로 라스베이거스에 옮겨놓으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사진 전시나 '시티 시그니처' 상품도 그렇지만 특히 분수쇼와 방탄소년단 코스 요리까지 기획한 것은 공연을 축제이자 복합 문화 체험으로 승격시켰다고 보기에 충분했다.
미국의 각 도시,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먼 길을 와 모여들었을 팬들에게는 공연 한 번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형태로 즐길 문화가 생긴 것이고, 이러한 기획력과 노력이 팬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라스베이거스 공연은 줄곧 '팬 경험 확장'을 내세웠던 하이브의 노력이 상당한 결실을 맺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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