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나의 연예공:감] '돼지의 왕'…폭력과 복수, 어디까지 허용될까
입력: 2022.04.06 06:00 / 수정: 2022.04.06 06:00

연상호 감독 동명 애니메이션 원작, 학폭 추적 스릴러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돼지의 왕이 학교 폭력과 그 이후의 문제를 다루며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 포스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돼지의 왕'이 학교 폭력과 그 이후의 문제를 다루며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 포스터

[더팩트|원세나 기자] "사적 복수는 과연 정당한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돼지의 왕'(극본 탁재영/ 연출 김대진, 김상우)이 던지는 질문이다. 작품은 학교 폭력 피해자가 어른이 돼 가해자들을 향해 복수를 시작하며 또 다른 가해자가 되는 과정을 담아 시청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문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2년 칸 국제영화제 등 다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연상호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돼지의 왕'은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다.

친구이자 형사인 정종석(김성규 분)을 향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대담하게 남기고 사라진 연쇄 살인 사건 피의자 황경민(김동욱 분),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합세한 강력계 형사 강진아(채정안 분) 세 사람의 쫓고 쫓기는 치열한 추격전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박감을 안긴다.

극 중 황경민은 가정과 학교에서 폭력에 노출돼 있었던 피해자로, 성인이 된 후 아내를 만나면서 과거의 아픔을 잊고 사는 듯했으나 아내의 죽음 이후 자신을 괴롭혔던 학교 폭력의 가해자들에 복수를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중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학교 폭력 피해를 받고 성인이 된 뒤에도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그러나 드라마 '돼지의 왕'은 원작과 달리 성인이 된 가해자들의 모습도 등장하며, 더 나아가 어른이 되고 나서도 아픔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담았다.

연상호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돼지의 왕은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다. /티빙 제공
연상호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돼지의 왕'은 연쇄살인 사건 현장에 남겨진 20년 전 친구의 메시지로부터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추적 스릴러다. /티빙 제공

'돼지의 왕'은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이 자체 제작한 첫 번째 장르물로, 원작의 메시지와 거친 분위기, 고유한 결은 유지하되 색다른 각색을 더 해 확장된 세계관,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원작에는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로 승부수를 뒀다.

총 12회로 제작된 '돼지의 왕'은 지난달 18일부터 매주 금요일 2회씩 공개되고 있다. 현재 6회까지 공개되면서 반환점을 돈 작품에 시청자들은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원작의 팬들은 원작의 긴장감을 그대로 살려낸 각색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또한 추적 스릴러 장르로 범죄와 복수라는 내용을 추가해 대중성도 잡았다. 2011년 원작을 2022년에 리메이크하면서 시대를 반영한 각색이 돋보인다는 평도 이어지고 있다.

배우들의 흠 잡을 데 없는 연기 또한 작품에 몰입감을 높인다. 김동욱과 김성규, 그리고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인 강진아를 연기하는 채정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우들이 '돼지의 왕'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돼지의 왕'은 학교에서 형성되는 계급과 갈등, 이로 인해 변모하는 인물들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에 강렬한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부조리한 사회적 문제를 담아내며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청소년 관람 불가'라는 시청 등급에 걸맞게 폭력의 수위가 높고 잔혹한 복수의 과정이 적나라하게 표현되면서 불편함을 느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돼지의 왕'이 던진 질문에 시청자들은 "복수에서 사용되는 폭력이 과연 정당한가", "폭력이 우리를 집어삼킨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등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뜨거운 담론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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