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과 폭행' 윌 스미스, 생애 첫 아카데미 주연상 수상(종합)
입력: 2022.03.28 14:59 / 수정: 2022.03.28 14:59

청각장애인 가족 다룬 영화 '코다' 작품상 영예…윤여정은 시상자로 등장

배우 윌 스미스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후 눈물을 흘리며 소감을 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배우 윌 스미스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후 눈물을 흘리며 소감을 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가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를 훈련한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킹 리차드'를 통해 생애 첫 아카데미 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눈물의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생중계 중 자신의 아내를 조롱한 댓가로 시상자로 나선 동료 배우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고 욕설을 하는 등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 94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수상자에게 수여하는 트로피의 이름을 따 '오스카상'이라도 불리는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92회 작품상)과 '미나리'의 윤여정(93회 여우조연상)의 수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품상은 OTT플랫폼 애플TV+의 영화 '코다'가 차지했다. '코다'는 청각장애인 가족에 대한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로 주연 배우인 에밀리아 존스를 제외하고 가족으로 출연한 배우들이 실제 청각장애인 배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또 OTT 플랫폼에서 공개된 최초의 작품상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됐다.

오스카상의 꽃인 남녀주연상은 '킹 리차드'의 윌 스미스와 '타미 페이의 눈'의 제시카 차스테인이 각각 수상했다. 특히 30년이 넘는 할리우드 톱스타 경력 동안 유독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던 윌 스미스는 이날 수상으로 생애 첫 오스카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윌 스미스는 이날 생애 첫 오스카상 수상 뿐만 아니라 다른 의미로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앞서 그는 장편 다큐멘터리 시상자로 나선 코미디언 겸 배우 크리스 록의 멘트 도중 무대 위로 올라가 그의 뺨을 가격했기 때문이다.

이날 크리스 록은 삭발 헤어스타일을 하고 등장한 윌 스미스의 아내이자 배우 제이다 핀켓 스미스를 두고 배우 데미 무어의 삭발 헤어스타일로 유명한 영화 '지 아이 제인' 2에 출연하면 되겠다고 농담했고, 앞선 크리스 록의 멘트에 웃음을 보이던 윌 스미스는 돌연 무대에 올라 손바닥으로 크리스 록을 뺨을 때렸다. 이후 당황한 크리스 록이 "저한테 한방 먹이셨다"고 말하자 윌 스미스는 욕설과 함께 크게 소리치며 "내 아내 이름을 함부로 네 더러운 입에 담지 마라"고 두 번 외쳐 좌중을 싸늘하게 만들었다.

그런 그가 얼마 후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이내 눈물의 수상 소감을 남겼다. 윌 스미스는 "'킹 리차드'의 리차드 윌리엄스는 자신의 가족을 끔찍하게 보호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인생에서 사람들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것이 소명이라 생각한다"며 "제가 지금 우는 것은 상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분에게 빛을 내리는 이 순간이 벅차기 때문이다.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의미심장한 수상 소감을 말했다.

또한 윌 스미스는 이날 수상 전 벌어진 사건에 대해 간접적으로 사과한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오늘 여기 모든 동료, 후보 분들께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아카데미 관계자분들이 저를 내년에도 초대해드리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오른쪽)이 제 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서 이날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코다의 청각장애인 배우 트로치 코처에게 트로피를 시상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윤여정(오른쪽)이 제 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나서 이날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코다'의 청각장애인 배우 트로치 코처에게 트로피를 시상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이날 시상식에는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의 아카데미 연기상(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이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특유의 재치 있는 여유를 보이면서 "제가 할리우드 사람은 아니지만 오늘 할리우드에 다시 오게 돼서 기쁘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네가 뿌린대로 거둔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말을 잘 들었어야 했다. 사실 제 이름이 제대로 발음되지 않는 것에 대해 한 소리를 했었는데 지금 후보자 명단을 보니 참 이름 발음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제가 발음 실수를 할 것 같아서 미리 사과드린다"며 좌중을 폭소케 했다.

윤여정이 시상한 남우조연상은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코다'의 청각장애인 연기자 트로이 코처에게 돌아갔다. 윤여정은 수상자인 트로이 코처를 배려한 듯한 '수화 호명'으로 그를 맞이했고, 그가 양 손을 사용해 수화로 수상 소감을 전할 수 있도록 옆에서 계속 트로피를 들어주는 등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드뇌 빌뇌브 감독의 영화 '듄'은 이날 편집상 등 6개 부문 트로피를 받으면서 최다관왕에 올랐으며,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무려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한 주제가 '위 돈 토크 어바웃 브루노'를 배출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가 수상했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와 영화인은 노미네이트되지 못했으나 이날 일본영화 최초로 작품상 후보에 오르고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드라이브 마이 카'의 출연 배우 박유림 진대연 안휘태 등 한국인 배우들이 자리를 빛냈다. 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VCR을 통해 깜짝 등장해 영화 '알라딘'을 재미있게 봤다면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윌 스미스를 '샷 아웃'(존경의 의미를 담은 용어) 하며 환호를 받았다.

다음은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명단이다.

▲작품상=코다 ▲여우주연상=제시카 차스테인(타미 페이의 눈) ▲남우주연상=윌 스미스(킹 리차드) ▲감독상=제인 캠피온(파워 오브 도그) ▲여우조연상=아리아나 드보스(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코다) ▲국제장편영화상=드라이브 마이 카(일본) ▲시각효과상=듄 ▲주제가상=007 노 타임 투 다이 ▲분장상=타미 페이의 눈 ▲각본상=벨파스트 ▲각색상=코다 ▲의상상=크루엘라 ▲미술상=듄 ▲편집상=듄 ▲촬영상=듄 ▲음향상=듄 ▲음악상=듄 ▲단편영화상=더 롱 굿바이 ▲장편 애니메이션상=엔칸토 ▲단편 애니메이션상=더 윈드쉴드 와이퍼 ▲장편 다큐멘터리상=섬머 오브 소울 ▲단편 다큐멘터리상=더 퀸 오브 바스켓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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