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맞선' 김세정·설인아, 클리셰 범벅에도 통하는 이유 [TF초점]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2.03.24 10:01 / 수정: 2022.03.24 10:01
진부함도 능청스럽게 소화…능글맞은 연기로 살린 클리셰
배우 김세정과 설인아가 SBS 사내맞선에서 활약하며 시청률 상승을 돕고 있다. /SBS 제공
배우 김세정과 설인아가 SBS '사내맞선'에서 활약하며 시청률 상승을 돕고 있다. /SBS 제공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사내맞선'의 시청률 상승세가 무섭다. 그 중심에는 작품의 주역인 배우 김세정과 설인아가 있다. 클리셰가 가득한 로맨틱 코미디란 점에서 자칫 호불호가 갈릴 뻔했던 작품이지만, 주연 배우들의 재치 넘치는 연기력으로 이런 불호에 대한 우려를 지우고 몰입도를 높였다.

진부한 장면이나 판에 박힌 대화, 상투적 줄거리, 전형적인 수법이나 표현 등을 의미하는 '클리셰'는 드라마와 영화에서 종종 사용된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설정이기 때문에 작품을 만드는 창작자는 클리셰를 포기하지 못한다. 즉 어느 정도의 클리셰는 드라마라는 특성상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다만 뭐든 지나칠 때가 문제다. 클리셰가 뒤범벅된 콘텐츠 역시 시청자들로서는 거부감을 느끼기 십상이다.

'사내맞선'(극본 한설희, 연출 박선호)도 마찬가지였다. 동명의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얼굴 천재 능력 CEO 강태무(안효섭 분)와 정체를 속인 맞선 상대이자 직원인 신하리(김세정 분)의 스릴 가득한 오피스 로맨스를 그린다.

CEO와 소속 직원이 맞선으로 만난다는 줄거리부터가 여느 연애 소설에서 볼 법한 진부한 설정이다. 여기에 서브 커플의 관계와 네 사람이 만나는 과정, 주요 사건까지도 클리셰로 가득하다. 원작은 팬들 사이에서 이미 '모든 클리셰를 때려넣은 작품'이라고 불렸을 정도다.

때문에 '사내맞선'은 방송 전부터 호불호가 나뉠 거라 예측되며 큰 기대는 모으지 못했다. 로맨스 코미디만의 설정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취향 저격이지만, 반면 지나친 클리셰를 거부하는 시청자들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내맞선'이 이러한 예측과 우려를 방송 첫 주 만에 말끔히 불식시켰다. 1회 시청률 4.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한 작품은 2주 차에서 약 2배 가까이 뛴 8.7%를 기록했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입소문에 힘입어 지난 8회에서는 10.8%를 찍으며 두 자릿수를 돌파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배우 김세정과 설인아가 SBS 사내맞선으로 로맨스 코미디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SBS 제공
배우 김세정과 설인아가 SBS '사내맞선'으로 로맨스 코미디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SBS 제공

반전에는 배우들의 열연과 '케미', 코미디에 대놓고 힘을 준 CG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지만, 그중 김세정과 설인아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두 사람은 팔색조의 매력으로 각양각색의 모습을 표현하는 건 물론이고, 자칫 과장스러울 수도 있는 설정과 장면들을 능청스럽게 소화해내며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김세정은 짝사랑의 상처부터 특이한 사람인 척해야 했던 맞선 장면, 강태무를 피해 다니는 과정에서 난처하고 코믹한 모습까지 신하리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줘야 했다. 이에 김세정은 어느 부분 하나 튀는 것 없이 완벽한 텐션 조절을 보여줬다. 오히려 자신의 사랑스러움까지 불어넣으며 원작만큼이나 혹은 보다 더 매력 있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설인아 역시 마찬가지다. 털털하고 러블리한 재벌 2세이자 일과 사랑 모두 진취적인 진영서의 매력을 120% 보여주고 있다. 사랑 앞에서 적극적이다가도 유치할 땐 귀여우며, 우정 앞에서는 의리 넘치는 모습으로 한없이 멋있다. 그동안 '힘쎈여자 도봉순' '학교 2017'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철인왕후' 등에 출연했던 설인아는 진영서를 통해 자신의 옷을 제대로 찾은 느낌이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 붙는 장면에서는 시너지가 배가 된다. 실제로도 동갑내기인 데다 '학교 2017'을 통해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두 사람은 '사내맞선'에서 찰떡 '케미'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자연스러운 몰입을 돕는다. 두 사람 모두 망가질 때는 확실히 망가지고, 서로를 돋보이게 해야 할 때는 완급 조절까지 하는 환상의 티키타카로 '윈윈'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덕분에 김세정과 설인아는 '로맨스 코미디'의 정석이자 대표 주자로 거듭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사내맞선'의 인기와 화제는 4월 첫주 종영을 앞둔 최종 12회까지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상승세를 탄 작품이 진부한 클리셰를 어떻게 진부하지 않은 매력으로 탈바꿈해 재미와 설렘을 안길지 마지막까지 기대가 더해진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