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 화제의 '지우학', 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유인수①(영상)
입력: 2022.03.07 07:00 / 수정: 2022.03.07 13:43

"표면적인 좀비 아닌 결이 다른 '절비' 만들기 위해 노력"

배우 유인수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매니지먼트 구 제공
배우 유인수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매니지먼트 구 제공

'지금 우리 학교는'의 열기가 강렬하다. 전 세계 흥행을 이끌었던 'K-좀비'에 'K-고딩'이라는 신선한 소재가 더해지면서다. 주인공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까지 사로잡았다. 그중에서도 극중 윤귀남을 연기한 유인수는 역대급 '빌런'으로 불리며 SNS 팔로워가 50배 급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그는 취재진과 마주한 뒤 내내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배우 유인수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등장만으로도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만든다. 얼마나 분노를 유발했는지 수식어마저도 '월드 빌런'이다. 그리고 작품이 끝난 후, 모두가 입을 모아 인정한다. 욕을 할 정도로 몰입할 만큼 연기를 잘했다고. 유인수가 만들어낸 캐릭터 윤귀남은 그렇게 '인생 캐릭터'가 됐다.

유인수는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극본 천성일, 연출 이재규, 이하 '지우학')에서 좀비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 윤귀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작품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함께 손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우학'은 공개된 후 약 2주간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1위를 유지하며 흥행의 서막을 알렸다. 자연스럽게 출연 배우들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이에 주·조연 가리지 않고 인터뷰가 쇄도했고, 대부분 신예였던 배우들로서는 기회이자 경험이었다. 유인수 역시 "이렇게 인터뷰를 함으로써 우리 작품이 잘 됐다는 걸 느끼고 있다"며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가 몸과 마음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촬영한 작품이다. 그런 노력들이 좋은 결과로 잘 전달된 것 같아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인수의 '지우학' 출연은 이재규 감독과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지난 2016년 유인수가 독백연기로 대상을 차지했던 제3회 SAC 청소년 연기경연대회의 심사위원이 이재규 감독이었다. 이후 두 사람은 대학교에서 교수와 제자로 만났다. 유인수는 "오가며 만날 때마다 감독님께서 제 작품을 잘 보고 있다고 해줬다. 그러면서 나중에 학교물을 같이 하자고 했었는데, 당시 말한 학교물이 '지우학'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순히 학생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좀비물일 줄은 몰랐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배우 유인수가 극 중 윤귀남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했는지 설명했다. /매니지먼트 구 제공
배우 유인수가 극 중 윤귀남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했는지 설명했다. /매니지먼트 구 제공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이 확정된 여타 배우들과는 다른 출발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부담이 됐다. 제작진과의 미팅을 갖고 두 달 후 유인수는 출연 확정 소식과 함께 윤귀남 역을 부여받았다. 작품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향한 감독의 신뢰를 느꼈는데, 중심축인 윤귀남 역까지 맡으니 기대를 충족시켜드리고 싶다는 책임감이 배가 됐다.

"주위에 원작을 본 지인들이 많았는데 다들 '이상한 애가 한 명 있다'며 윤귀남을 기억하더라고요. 즉 시간이 지난 후에도 기억될 정도로 귀남이는 임팩트가 큰 거죠. 저 역시 출연이 확정된 후 바로 원작을 찾아봤는데, 보면서도 이 인물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기도 했지만 과연 제가 절 믿어준 감독님에게 실망을 시키지 않을 정도로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도 컸어요."

그날부터였다. 유인수는 윤귀남에 대한 연구를 거듭했다. 극 중 2인자 콤플렉스를 갖고 있던 윤귀남은 인간도 좀비도 아닌 이른바 '절비' 이모탈(면역자)이 된다. 그는 좀비에게 물리면서 얻은 초인적인 힘을 과시하는 인물로 좀비 바이러스로 세상이 패닉이 된 상황에서 같은 학교 학생들을 쫓고 이청산(윤찬영 분)에 대한 복수심이 큰 인물이다.

유인수는 원작 속 캐릭터를 그대로 따라가면 누구나 표현할 수 있는 표면적인 인물이 될 것 같다는 우려가 생겼다. 다양한 작품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절비'라는 인물은 생소한 설정이었기에 유인수가 그리는 캐릭터와는 결이 달랐다. 그래서 본래의 캐릭터 위에 자신만의 서사를 입히기로 결심했다. 유인수는 "우리 작품은 인물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귀남이 역시 보통의 사람으로서 접근하려고 했다"며 "평범한 인물이 주체할 수 없는 큰 힘을 얻었을 때 괴물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다.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이라 생각해 이 지점에 가장 중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배우 유인수가 지금 우리 학교는 속 윤귀남 캐릭터로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매니지먼트 구 제공
배우 유인수가 '지금 우리 학교는' 속 윤귀남 캐릭터로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매니지먼트 구 제공

이후에는 세세한 부분을 구축했다. 그중에서 가장 공을 들인 건 눈빛이었다. 유인수는 "보통 빌런이면 눈 돌아서 하는 연기를 생각하는데 내가 생각한 윤귀남은 달랐다. 여유롭게 즐기는 모습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가 오히려 무서웠으면 했다. 그 모습을 가장 보여줄 수 있는 포인트가 눈빛이었다"며 "더군다나 중반부터는 한쪽 눈을 다치다 보니 다른 한쪽 눈으로만 감정을 전달해야 했다. 두 눈이 주는 느낌과는 다른 부분을 최대한 강조하기 위해 화장실에서 눈빛 연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치열한 노력 끝에 완성된 유인수표 윤귀남이기에 완벽한 빌런으로 거듭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유인수는 작품이 공개되기 전까지 불안함과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 그는 "내가 연기를 한다고 해서 다 담기는 게 아니고, 내가 초점을 맞췄다고 해서 그 요소들이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달되진 않는다"고 냉정하게 바라봤다.

때문에 먼저 작품을 받아본 유인수는 오픈까지 정주행을 계속했다. 자신이 고민했던 지점들이 담겼는지, 그 부분을 잘 표현했는지 등을 나노 단위로 끊어가며 살피고 또 살폈다. 불안한 마음에 혼자만의 피드백을 멈출 수 없었다. 그는 "작품이 공개되고 하나둘 좋은 반응이 나오면서 내 고민들이 잘 전달됐다고 느껴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역대급 빌런인 만큼 유인수에 대한 과격한 반응이 우려됐다. 이에 유인수는 그동안 주인공을 괴롭히는 역할을 많이 했었다며 오히려 이전이 더욱 원색적인 비난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때문에 SNS 메시지를 잘 안 보는 편이라는 유인수는 이번 작품만큼은 반응이 너무 궁금해 직접 찾아봤단다. 그는 "'지우학'은 대부분 원색적인 욕을 하더라도 그 뒤에 '연기가 좋았다'는 반응이 덧붙는다. 내게는 극찬이다"며 웃어 보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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