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없는 잇단 콘서트 무산, 갈팡질팡 '코로나 행정' 울분
'내일은 국민가수' 콘서트 주관사인 n.CH엔터테인먼트는 당초 지난 주말(26~27일) 진행될 예정이던 '국민가수 톱10' 서울 공연을 4월로 연기했다. 사진은 국가단(국민가수단) 멤버. /n.CH엔터테인먼트 |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세와 정부의 공연관람 인원 제한 지침에 따라 불가피하게 공연을 4월로 연기하게 됐다. 공연을 바로 코 앞에 둔 시점에서 연기하게 돼 안타깝다. 아쉽지만 더 열심히 준비해서 더 멋진 공연으로 보답하겠다."('내일은 국민가수' 콘서트 측 관계자)
'내일은 국민가수' 콘서트 주관사인 n.CH엔터테인먼트는 당초 지난 주말(26~27일) 진행될 예정이던 '국민가수 톱10' 서울 공연을 4월로 연기했습니다. 코로나 19 확산세 때문에 부득이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짐작은 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속 터지는 공연계의 현실이 숨어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만 2년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의 공연계는 '위드 코로나'에 걸맞는 매뉴얼을 마련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청해왔는데요. 공연 자체를 막지 말라는 요구입니다.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공연을 포기해온 만큼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비장함이 저변에 깔려있습니다.
'국민가수'는 마지막회를 19%의 시청률로 대미를 장식한 뒤 연초부터 콘서트 기대감으로 달아올랐다. 두 차례 진행된 서울공연 사전 티켓 예매에서 약 1만 석이 넘는 좌석을 매진시켰다.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캡처 |
◆ 연초부터 달아오른 콘서트 기대감, 일주일전 취소 '찬물'
문제는 최소한의 지원책도 없다는 것인데요. 장르별로 다변화돼 있는 공연계는 영세한 소규모 기획자들이 많습니다. 흥행 부침이 심해 임금 체불이 잦은 곳이기도 하죠. 적자를 각오하고 공연을 하거나, 이전 작품의 적자를 현재 작품으로 대체하는 일이 반복돼 한 번 어긋나면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지기도 합니다.
TV조선 오디션 '국민가수'는 지난해 12월 23일 마지막회를 19%의 시청률로 대미를 장식한 뒤 연초부터 콘서트 기대감으로 달아올랐습니다. 방송 종영 직후 두 차례 진행된 서울공연 사전 티켓 예매에서 약 1만 석이 넘는 좌석을 매진시켰는데요. 모처럼 살아난 열기에 또 한번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됐습니다.
방탄소년단은 3월 10일과 12~13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을 개최한다. 4월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대규모 콘서트를 갖는다. /더팩트 DB |
◆ 공연 축소 연기 반복, 억눌린 고통과 인내 '한계치' 직면
지금 공연계가 힘들어하는 것은 무엇보다 공연여부를 결정하는 당국의 일관성 없는 방침 때문인데요. 이번의 경우도 마지막 순간까지 공연 가능성을 언급하며 오락가락하다 결국 불과 일주일을 앞두고 불발시켰습니다. 이미 마무리된 대관이나 티켓 발매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제작자가 떠안아야 합니다.
공연은 최소 서너 달 전부터 순차적인 단계를 밟아야만 가능한 종합예술입니다. 더구나 티켓을 발부하고 배송한 뒤엔 돌이킬 수도 없습니다. 반복적인 취소 연기에 신물이 난 공연계는 반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피말리는 상황을 더이상 견디기 힘들다는 아우성입니다.
대통령 선거가 코앞에 닥쳤습니다. 표가 절실한 후보들은 각 분야별로 수많은 장밋빛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코로나 이후 억눌린 고통과 인내의 한계치에 직면한 공연기획자들의 울분에 대한 명쾌한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글부글 속 터지는 공연계 심정을 관객들은 알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