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연수 캐릭터 향한 애증…"더 보여주고 싶은 아쉬움"
"행복한 현장에 있어서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다." 배우 김다미가 SBS '그 해 우리는'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앤드마크 제공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그 해 우리는' 국연수를 단순히 연기만 하지 않았다. 감독, 상대 배우와 함께 만들어나갔다. 그만큼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애정이 넘치고 그래서 아쉬움도 느끼는 배우 김다미다.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극본 이나은, 연출 김윤진)은 연인 관계였던 최웅(최우식 분)과 국연수(김다미 분)가 10년 전 학창 시절 출연했던 청춘 다큐멘터리의 역주행으로 인해 헤어진 지 5년 만에 재회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김다미는 '그 해 우리는'과 함께했던 시간을 "오랜 시간 기억하게 될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촬영은 마지막 방송 한 달 전에 끝났다. 그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아 끝이 났다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 반 년 동안 연수를 연기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행복한 현장에 있어서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다. 지금의 내 나이대에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 행복했고, 그 모습이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극 중 김다미는 부모를 사고로 잃고, 어릴 때부터 할머니와 둘이 살며 가난을 떨쳐내려 애쓰는 전교1등 국연수 역을 연기했다.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인물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건 유난히 어려워했던 국연수는 최웅과 헤어지고 다시 만나며 점차 변화를 겪는다.
김다미에게 '그 해 우리는'과 국연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도전이었다. 김다미는 "극본이 재밌었던 이유도 있지만 내가 지금까지 연기했던 캐릭터들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보다 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그 해 우리는'은 감독님과 우식오빠랑 많은 이야기를 하며 함께 한 장면 한 장면을 만들어갔던 촬영 현장이었어요. 덕분에 편하게 연기할 수 있어서인지 도전이었던 작품이지만 힘든 점은 크게 없었어요."
김다미가 SBS '그 해 우리는' 속 국연수를 구축하기 위해 스타일부터 연기적인 지점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앤드마크 제공 |
작품은 최웅과 국연수의 10년이라는 세월을 보여준다. 때문에 배우들은 '변화'에 집중해야 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김다미 역시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스타일링에도 변화를 주는 등 고민이 많았다.
김다미는 "대학생 때는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색감 자체를 쓰되 튀지 않는 무난한 스타일을 보여주려고 했다. 29세의 국연수보다는 밝지만 무난한 옷을 많이 입었다. 회사 생활을 할 때도 기본은 무난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추구했지만, 팀장이라는 직급도 있기 때문에 비교적 보이기 위한 옷을 입었다. 직장인 스타일의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기적인 면에서는 국연수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도록 캐릭터를 구축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힘을 빼는 것'이었다. 김다미는 "연수는 안에 많은 것들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온전히 드러내는 인물은 아니다. 때문에 감정을 최대한 덜 표현하지만, 시청자들은 연수의 심경을 알 수 있게끔 하고 싶었다. 이 포인트에 초점을 맞춰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 많이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대본으로 연수를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먼저 '외강내유'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겉으로는 세 보이고 다가가기 어렵지만, 속내는 엄청 말랑말랑하고 여린 인물이죠. 또 이런 속내를 본인이 철저하게 막아 놓은 캐릭터라고 해석했어요. 다만 초반의 연수는 '너무 틱틱거리고 차가운 거 아니야?'라는 이미지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았죠. 그래서 연수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차가운 모습도 있지만, 할머니와 있을 때, 유일한 친구인 이솔이(박진주 분)와 있을 때, 회사직원들과 있을 때, 혼자 있을 때마저도 다 달라 보였으면 하고 계속 신경 쓰면서 연기했어요."
김다미가 SBS '그 해 우리는'과 캐릭터 국연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앤드마크 제공 |
매 작품 섬세한 연기력과 완벽에 가까운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는 김다미다. 이번 작품 역시 작은 부분까지도 고민을 거듭한 끝에 김다미표 국연수가 탄생했다. 그럼에도 작품이 끝나면 항상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단다. '그 해 우리는'은 5개월간 국연수의 10년을 담아야 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크게 다가왔다.
김다미는 "작품 회차가 조금 더 길었다면 연수와 웅이의 서사와 보다 더 다채로운 감정을 풀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내 그는 고개를 젓더니 "그래도 16부작 안에서 작가님과 배우들이 풀어낼 수 있는 최대한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사실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았다는 건 캐릭터에 대한 애증의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김다미는 현실에서는 최웅의 연애 스타일과 더 가깝다면서도 국연수의 입장을 열심히 대변했다. 그중에서도 국연수가 현실적인 이유로 최웅에게 이별을 고했을 때를 떠올리며 "내가 연기한 인물이라 그런지 몰라도, 연수의 성격적인 부분이나 연수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아니까 연수의 입장이 너무 이해됐다. 나 또한 내 짐을 누군가와 같이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앞섰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수의 사랑이 안타까우면서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지금의 연수가 있기까지 겪은 상황들로 인해 연수는 누군가와 사랑을 하는 게 사치라 생각하고 그 감정을 알게 될 때 자연스럽게 불안함을 느껴요. 마음을 주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에요."
국연수의 결핍을 누구보다 이해했기 때문일까. 김다미는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는 웅·연수 커플을 보며 이상적인 연애에 대해서도 생각했단다. 그는 "서로에 대해 모든 것을 공유하고 많은 걸 이야기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서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며 "그래야 웅이와 연수처럼 단단한 연애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계속>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