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학대 논란→동물 안전 위한 가이드라인 추가
KBS가 말 학대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지 약 한 달여 만에 동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제작 지침을 만들어 발표했다. /KBS 제공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KBS가 동물 안전을 보장하는 제작 지침을 만들었다. '태종 이방원'이 말 학대 논란으로 문제가 된 지 약 한 달여 만이다.
KBS는 9일 자사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에 동물 출연 조항을 신설해 발표했다. 이번 조항은 지난달 24일 동물자유연대, 카라 등 동물권 단체들과 면담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됐다.
이날 발표된 조항은 촬영 전 단계와 촬영 단계를 분류하고, 고양이, 개, 조류, 어류, 말과 축산 동물, 파충류, 양서류, 곤충과 거미류, 영장류, 야생동물 등 종별 유의 사항을 나눠 적용해야 할 세부 안전 수칙을 정리했다.
여기에는 ▲생명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동물 학대를 예방하며 동물을 보호하고 ▲동물이 신체적으로 위험에 처하거나 정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연기 장면을 연출할 경우 최대한 컴퓨터 그래픽(CG)작업을 통해 구현해 실제 동물 연기 장면은 최소화하도록 하며 ▲살아있는 동물에게 인위적으로 상해를 입히고 죽음에 이르지 않게 하거나 산 채로 먹는 장면을 연출하지 않는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KBS는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작 현장에서 철저히 준수할 것이며 정부 및 관련 동물 보호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영상산업 전반에서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동물을 안전하게 촬영하는 제작 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논란 이후 3주 연속 결방됐던 '태종 이방원'이 26일부터 방송을 재개한다. KBS는 "'태종 이방원'은 출연 배우와 스태프 및 동물의 안전한 촬영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도록 제작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시청자 여러분께 더욱 사랑받는 명품 정통사극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태종 이방원' 촬영장에서는 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말은 지난 1월 1일 방송된 7회 중 이성계의 낙마 장면에서 등장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이 공개한 해당 회차 촬영 영상에는 제작진이 말의 발목에 줄을 묶고, 말이 달릴 때 이 줄을 잡아당겨 강제로 쓰러뜨린 모습이 담겼다.
영상이 공개된 후 KBS는 동물 학대라고 거센 비판을 받자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불러온 참사"라며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다음은 KBS 공식입장 전문>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해 KBS는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과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KBS는 드라마를 비롯한 프로그램 제작 전반에서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출연 동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제작가이드라인 조항을 새롭게 마련했습니다.
제작가이드라인에는 출연 동물 보호를 위한 기본원칙을 밝히고, 촬영 전 준비단계와 촬영단계에서 지켜야 할 수칙들을 명시했습니다. 특히 드라마 연기 시 동물 종별로 제작진이 유념해야 할 세부 주의사항도 포함했습니다. 제작가이드라인 마련에 도움을 주신 동물보호 단체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KBS는 오늘 발표하는 제작가이드라인을 제작 현장에서 철저히 준수할 것이며, 정부 및 관련 동물보호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영상산업 전반에서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동물을 안전하게 촬영하는 제작환경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국민 여러분의 성원 속에 5년 만에 부활한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은 출연 배우와 스태프 및 동물의 안전한 촬영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도록 제작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시청자 여러분께 더욱 사랑받는 명품 정통사극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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