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곡(53)] 현당 '정하나 준 것이', 인트로 피리연주 '압권'
입력: 2022.01.27 07:30 / 수정: 2022.01.27 07:30

김성환이 원곡가수, 유명 코미디언 백남봉 생전 단골 '애창곡'

가수 현당은 정하나 준 것이 히트 이후 타인 경의선 어머니 사랑이 깊으면 명동의 밤 태종대의 밤 등 대중 친화적인 노래들을 불러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SUN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현당은 '정하나 준 것이' 히트 이후 '타인' '경의선' '어머니' '사랑이 깊으면' '명동의 밤' '태종대의 밤' 등 대중 친화적인 노래들을 불러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SUN엔터테인먼트 제공

[더팩트|강일홍 기자] "노래가 맘에 든다며 딱 한번만 부르게 해달라는거예요. 밤에 집까지 찾아와 간청을 하는데 어쩌겠어요. 아끼는 동생이라 어쩔수 없었죠. 아, 그래서 빌려준 노랜데 지금껏 안돌려주니 참 거시기 합니다."(가수 겸 탤런트 김성환)

"노래만 먼저 취입 했지 성환이 형님이 불렀을 땐 전혀 알려진 곡이 아니거든요. 작곡가 조운파 선생님이 제가 부른 뒤 진짜 주인을 만났다며 무릎을 친 곡이에요. 잠깐 빌려준거라고 우기시지만 사실 저는 형님 집이 어딘지도 몰랐어요."(가수 현당)

조운파 작사 작곡의 '정하나 준 것이'는 가수 현당의 대표곡이다. 음반은 탤런트 겸 가수 김성환이 먼저 냈지만, 실제 히트의 기쁨은 현당이 맛봤다. 그는 나이트 카바레 등 야간업소를 전전하며 무명시절을 겪다 이 곡이 히트한 뒤 20년 가까운 긴 무명가수 꼬리표를 뗐다.

전혀 조명을 받지 못하던 곡이 손바뀜 후 빅 히트곡으로 탈바꿈하는 건 가요계에선 흔한 일이다. 장윤정의 인생곡 '어머나'는 주현미 김혜연 등 무려 5명이 가사가 낯간지럽다며 거절했던 곡이고, '꽃나비 사랑'은 강진 박상철 등을 물리치고 무명가수 이상번이 불러 히트했다.

현당의 인생곡 정하나 준것이는 인트로 부분의 피리 연주가 압권이다. 특히 님인지 남인지 올건지 말건지나 이 밤도 다가고 새벽달 기우네 부분은 한국적 정서가 밴 친숙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SUN엔터테인먼트 제공
현당의 인생곡 '정하나 준것이'는 인트로 부분의 피리 연주가 압권이다. 특히 '님인지 남인지 올건지 말건지'나 '이 밤도 다가고 새벽달 기우네' 부분은 한국적 정서가 밴 친숙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SUN엔터테인먼트 제공

애초 슬로곡이었던 이 노래를 현당은 빠르고 신나는 디스코 리듬으로 바꿔 불러 인생곡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전국노래자랑'에서 부른 이후 불과 몇달 사이에 가는 곳마다 저를 찾더라"면서 "노래가 히트한다는 게 가수한테 어떤 변화를 주는 것인지를 가슴 뜨겁게 맛본 노래"라고 말했다.

'가슴이 답답해서 창문을 열고 새벽 찬바람 마셔봐도/ 님인지 남인지 올건지 말건지 이 밤도 다가고 새벽달 기우네/ 내 너를 잊으리라 입술 깨물어도 애꿎은 가슴만 타네/ 정 하나 준 것이 이렇게 아픈 줄 몰랐네 아 몰랐네'(가수 현당의 '정 하나 준 것이' 가사)

이 곡은 인트로 부분의 피리 연주가 압권이다. 특히 '님인지 남인지 올건지 말건지'나 '이 밤도 다가고 새벽달 기우네' 부분은 한국적 정서가 밴 친숙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특히 '새벽달 기우네'는 '새벽 닭이 우네'로도 들리고, 중의적 가사 의미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당은 음악적 자질이 뛰어나 일찌감치 유명 작곡가 고 박춘석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고도 뜻을 펼치지 못했다. 음반을 준비하던 중 작곡가가 쓰러지는 바람에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SUN엔터테인먼트 제공
현당은 음악적 자질이 뛰어나 일찌감치 유명 작곡가 고 박춘석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고도 뜻을 펼치지 못했다. 음반을 준비하던 중 작곡가가 쓰러지는 바람에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SUN엔터테인먼트 제공

히트곡이 탄생하려면 노래도 좋아야 하지만 운도 따라줘야 한다. 현당은 운좋게도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줬다. 유명 코미디언이었던 고 백남봉이 생전 방송과 행사 무대에서 애창곡으로 많이 불렀고, 김성환도 나중엔 자신의 곡처럼 자주 부르며 일조했다.

이 곡은 또 사랑과 이별에 대한 애끓는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만큼 가요교실을 통해 유명해진 노래이기도 하다. 스타 가요강사로 유명한 싱어송라이터 송강호가 전국의 가요교실 단골 레퍼토리로 이 곡을 춤을 추며 소개해 히트 저변확산에 기여했다.

현당은 음악적 자질이 뛰어나 일찌감치 유명 작곡가 고 박춘석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고도 뜻을 펼치지 못했다. 음반을 준비하던 중 작곡가가 쓰러지는 바람에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마침 군복무 직후 그는 생계를 위해 야간업소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

언더그라운드에 묻혀있던 그는 가수 조용필과 동서지간이었던 JM프로덕션 고 김종민 대표에 발탁되면서 마침내 가능성을 연다. '정하나 준 것이' 히트 이후 그는 '타인' '경의선' '어머니' '사랑이 깊으면' '명동의 밤' '태종대의 밤' 등 대중 친화적인 노래들을 불러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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