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공연계 팬덤 변화, '코로나 파고' 뛰어넘을까
입력: 2022.01.24 00:00 / 수정: 2022.01.24 15:50

정동원 이찬원 공연에 이어 '국민가수' 콘서트도 '전석 매진'...팬덤 구조 변화 '주목'

이달 말로 예정된 총 4차례 국민가수 콘서트 사전예매 티켓도 전석 매진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로써 국가단(국민가수단)이란 새 그룹명으로 거듭난 공연 멤버들은 출발부터 강력한 팬심을 확보한 셈이 됐다. /n.C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달 말로 예정된 총 4차례 '국민가수' 콘서트 사전예매 티켓도 전석 매진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로써 '국가단'(국민가수단)이란 새 그룹명으로 거듭난 공연 멤버들은 출발부터 강력한 팬심을 확보한 셈이 됐다. /n.CH엔터테인먼트 제공

[더팩트|강일홍 기자] 팬덤(fandom)은 스타를 쫓는 팬들의 무리 또는 그들의 폐쇄적인 습성 등의 뜻을 지칭한다. 이런 팬덤 현상은 대중문화 스타 탄생의 구조적 배경이자 원천으로 작용하고 동시에 스스로가 스타덤에 오르려는 속성을 갖고 있다. 근래 들어 팬덤을 형성하는 구성원들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팬덤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인식도 크게 달라졌다.

"팬덤이란 게 참 대단하고 무섭죠. 수천명의 관객이 한데 모여 중학교 2학년 어린 친구의 콘서트에 열광한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요. 저야말로 우리 아이들이 아이돌 가수들을 쫓아다닐 때 왜 그러는지 이해를 못 했었거든요. 불과 몇 년 전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대한민국의 현실이 됐네요."(트로트 가수 정동원 콘서트 '음학회'를 찾은 50대 관객)

지난 15일과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동원의 콘서트 '음학회(音學會)' 열기는 예상 밖으로 뜨거웠다. 이틀간 공연장 객석은 만석인 5200석(하루 3000석 중 거리두기 상태 2600석)이 단 한 개의 빈자리 없이 가득 채워졌다. 이런 관객들의 호응은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시점에 진행된 새해 첫 대중스타 공연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최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동원의 콘서트 음학회(音學會) 열기는 예상 밖으로 뜨거웠다. 이틀간 공연장 객석은 만석인 5200석이 단 한 개의 빈자리 없이 가득 채워졌다. /세종문화회관=강일홍 기자
최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동원의 콘서트 '음학회(音學會)' 열기는 예상 밖으로 뜨거웠다. 이틀간 공연장 객석은 만석인 5200석이 단 한 개의 빈자리 없이 가득 채워졌다. /세종문화회관=강일홍 기자

새로운 어르신 팬층, 10대 청소년들과 다른 '끈끈한 유대감'

TV조선 '미스터트롯' 라이징스타로 발돋움한 이찬원을 향한 팬심도 콘서트로 재확인됐다. 정동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팬층은 엄마 이모팬들이 많다. 이찬원은 TV조선과 계약이 끝난 지난해 10월부터 10여 차례 진행한 단독콘서트가 매회 대성황을 이룬데 이어, 서울 앙코르 '원 모어 찬스'(28일~30일) 추가 3회차 공연도 전석 매진되는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다음달 하순으로 예정된 총 4차례 '국민가수' 콘서트 사전 예매 티켓 역시 전석 매진되는 이변을 만들었다. '국민가수' 콘서트(2월26일~27일)는 당초 3회 공연이 10분 만에 모두 매진됐고, 팬들의 요청에 의해 오픈한 추가회차도 발매 당일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덕분에 공연 멤버들은 '국가단'(국민가수단)이란 새 그룹명으로 출발부터 강력한 팬심을 안고 거듭났다.

이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한 단독콘서트가 매회 대성황을 이룬데 이어, 서울 앙코르 원 모어 찬스(28일~30일) 추가 3회차 공연도 전석 매진되는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스카이이엔엠 제공
이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한 단독콘서트가 매회 대성황을 이룬데 이어, 서울 앙코르 '원 모어 찬스'(28일~30일) 추가 3회차 공연도 전석 매진되는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스카이이엔엠 제공

티켓파워 주도하는 중년 이상 팬덤 문화, '공연계 희망의 불씨'

"잘 아시다시피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공연계가 빈사 상태예요. 대다수 대중스타들의 공연은 여전히 복구가 쉽지 않아요. 다행히 오디션 출신 라이징 스타들에 대한 팬덤을 중심으로 다시 불씨가 지펴지면서 희망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죠. 무엇보다 충성도 높은 어르신 팬들의 기여도가 높은데 오디션 열풍이 바꿔놓은 팬덤문화의 변화일 수도 있겠죠."(공연관계자 S씨)

비결은 더 끈끈한 결속력으로 팬덤을 이끄는 새로운 중년 팬층의 등장에 있다. 수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대중스타를 향한 팬덤 또는 팬덤 문화는 통상 10대 중심 청소년층의 전유물로 받아들여져온 게 사실이다. 이들이 주로 학교와 공부의 굴레를 벗어나 대상 스타에 대한 관심과 애정, 열광과 환호를 욕망의 탈출구로 삼는다는 점에 이견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년 팬덤문화의 원조는 지금도 우리의 기억 속에 선명히 남아있는 '욘사마 열풍'이다. 2000년대 초반 일본의 중년 여성들은 남이섬 등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를 억척스럽게 찾았다. 당시엔 낯설었던 이런 모습은 이제 대한민국 콘서트장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끈끈한 유대감을 가진 중년의 파워가 단번에 공연계 코로나 파고를 뛰어넘을 태세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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