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어린애 아니에요. 이제 중학교 3년년 됩니다." 15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정동원의 콘서트 '제1회 정동원 음학회'는 개관이래 최연소 가수의 단독 무대라는 의미도 새로워 보였다. /강일홍 기자 |
'들꽃' 등 총 20여곡 소화, 김준수와 '성대모사 대결'도 재미
[더팩트|세종문화회관=강일홍 기자] "팬덤이란게 참 대단해요. 수천명의 관객이 한데 모여 중학교 2학년 어린 친구의 콘서트에 열광한다는 사실이 믿겨지지가 않아요. 불과 몇 년전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대한민국의 현실이 됐네요."(관객 조옥경)
15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정동원의 콘서트 '제1회 정동원 음학회'(音學會, 1ST JEONG DONG WON'S ORCHESTRA CONCERT)는 차분하면서도 열기는 거셌다. 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성원이 큰 만큼 세종문화회관 개관이래 최연소 가수의 단독 무대라는 의미도 새로워 보였다.
콘서트 분위기는 시작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엄마 이모 할머니 팬심을 가득 안고 등장한 정동원은 첫 곡과 두번째 곡으로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김현식), '가리워진 길입니다'(유재하) 등 전설 가수들의 곡을 선곡해 박수와 함께 조용한 탄성이 나왔다.
무대에 선 정동원은 예상보다 훨씬 여유로워보였다. 방송 경험으로 다져진 예능감도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정동원은 성대모사 대결을 벌인 게스트 김준수를 '가수 롤모델 형님'이라고 직접 소개했다. /강일홍 기자 |
"아주 어릴 때는 노래 가사를 몰라서 삼촌들에게 물어 보곤 했는데 이제는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그때 몰랐던 가사들이 점점 알게 되네요. (나이 먹었다는 멘트에서 폭소 터짐) 저 어린애 아니에요, 이제 곧 중3이거든요."(정동원)
무대에 선 정동원은 예상보다 훨씬 여유로워보였다. 방송 경험으로 다져진 예능감도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무대 중간에 물 마시는 장면에서 관객들이 환호 하자 "(팬분들께서) 이런 걸 좋아 하드라구요" 하면서 1층부터 2층, 3층 객석을 향해 일일이 화답하는 장면은 인위적이지 않으면서 유쾌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게스트로 나온 김준수와의 성대모사 대결도 시종 흥미진진하게 흘러갔다. 정동원은 게스트 김준수를 '가수 롤모델 형님'이라고 직접 소개했다.
정동원은 노래에 담긴 사연과 함께 '들꽃' '여백' 등 총 20여곡을 소화했다. 자신의 주특기인 색서폰 독주로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강일홍 기자 |
정동원은 이날 자신이 부르는 노래에 담긴 사연과 함께 '들꽃' '여백' 등 총 20여곡을 소화했다. 자신의 주특기인 색서폰 독주(소프라노/알토)와 특히 후반부에서는 '희망가' '천개의 바람되어'를 합창단 및 오케스트라와 합주 열창해 무게감도 더했다.
이런 열기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객석은 좌석간 거리두기를 한 상태에서 만석인 2600석(총 3000석)이 단 한 개의 빈자리 없이 가득 채워졌다. 정동원은 지난 연말 오픈된 사전 티켓 일반예매에서 2회차 공연 5200석을 전석 매진시키며 굳건한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이날 첫 공연에 이어 16일 오후 4시에 두번째 공연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연말 '정동원棟동 이야기話화 콘서트'와 크리스마스 콘서트 '성탄총동원'에 이어 이번 세종문화회관 콘서트 '음학회'의 매진 행렬은 팬클럽 '우주총동원'의 전폭적인 지지도 한몫을 했다. 최연소 트로트 가수로 세종문화회관 무대를 장식한 정동원은 성장형 아티스트의 진가를 보여주며 공연계에서도 당당히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ee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