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Biz] '홍진영 효과' 선택, 코스피 상장사 아센디오 '계산법'
입력: 2022.01.17 07:00 / 수정: 2022.01.17 08:10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이면서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 수순을 밟은 홍진영이 최근 코스피 상장사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아센디오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 받아 다시한번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더팩트 DB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이면서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 수순을 밟은 홍진영이 최근 코스피 상장사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아센디오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 받아 다시한번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더팩트 DB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홍진영 가치 성장에 100억 투자... 신사업도 강행 목표

[더팩트ㅣ이승우 기자] 코스피 상장사 아센디오가 전환사채(CB) 100억 원을 발행해 홍진영에 건낸 가운데 이번 투자가 과연 무엇에 목적을 둔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센디오는 100억 원을 투자해 홍진영 1인 기획사 아이엠에이치엔터테인먼트 주식 4242주(35%)를 취득했다고 지난해 11월 공시했다. 이 가운데 현금 50억 원은 신주 취득으로 건냈고, 나머지 절반은 홍진영의 보유 지분(17.5%)을 양도 받는 대가로 아센디오 전환사채(CB) 50억 원어치로 대신했다. 최초 전환가액은 2725원이다.

홍진영이 취득한 전환사채는 오는 11월 16일부터 2024년 10월 16일까지 총 8차에 걸쳐 주식으로 전환해 매도가 가능하다. 아센디오의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하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주식 전환으로 인한 차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가하락에 따른 당초 최저 조정가액 500원을 191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최초 전환가액의 70% 수준이다. 아센디오의 주가가 1900원 대 밑으로 하락해도 홍진영은 1910원 이하로 주식을 처분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번 최저 조정가액의 상향 조정은 홍진영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주말 <더팩트>와 만난 아센디오 전혜준 엔터테인먼트사업 대표는 "주식 전환으로 높은 수준의 차익이 이뤄진다면 주주들에게 허탈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홍진영씨 스스로 최저 조정가액을 상향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범죄도시 등 다수 흥행작을 보유한 영화 투자·배급사로 활약했던 아센디오는 지난해 유오성 장혁 주연의 범죄 액션 느와르 영화 강릉을 제작해 누적 관객수 30만 명을 넘겼다. /영화 범죄도시 포스터
'범죄도시' 등 다수 흥행작을 보유한 영화 투자·배급사로 활약했던 아센디오는 지난해 유오성 장혁 주연의 범죄 액션 느와르 영화 '강릉'을 제작해 누적 관객수 30만 명을 넘겼다. /영화 '범죄도시' 포스터

영화 '범죄도시' 메인투자 및 배급사로 잘 알려진 아센디오의 이번 투자는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의 제작, 투자, 배급을 기반으로 두고 있는 기존 비즈니스 방향이나 영역이 다소 다르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투자 판단에 혼선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아센디오는 이번 투자를 통해 자사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변종 코로나 등의 외적 요인들로 침체양상을 띨 것이라는 비관론과 거꾸로 백신패스에 힘입어 홍진영의 활동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낙관론으로 엇갈린다.

다만 홍진영의 가치가 코로나 변수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점에서 낙관론이 더 우세한 편이다. 오히려 위축된 행사 시장에 한계를 느낀 '홍진영의 가치'에 아센디오의 영상 비즈니스 모델이 어우러지면 수익 창출 판로를 넓힐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현재까지의 홍진영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더팩트>가 입수한 홍진영 1인 기획사 아이엠에이치엔터의 외부평가기관의 평가의견서에 따르면 2019년에 매출액 46억 1300만원, 영업이익 29억 6900만원을 기록했다. 2020년은 매출액 34억 9900만원, 영업이익 14억 4300만원을 벌었다. 다만 홍진영이 논문 표절 의혹으로 활동을 중단한 시점인 작년 상반기에는 7100만원의 매출에 그쳤고, 5억 9300만원의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해당 매출액들은 홍진영 1인의 행사, 방송, 광고, 음반, 음원, 공연 등의 재무재표 수치로 산출했다.

홍진영은 트로트 붐이 일어나기 전부터 차별화된 무대 매너와 끼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행사 관계자들과 신뢰를 구축해 왔다. /배정한 기자
홍진영은 트로트 붐이 일어나기 전부터 차별화된 무대 매너와 끼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행사 관계자들과 신뢰를 구축해 왔다. /배정한 기자

특히 홍진영은 그동안 기업행사, 대학행사, 지역행사, 기업프로모션행사, 백화점 행사 등 대부분의 행사영역에서 섭외 1순위로 자리잡으며 그 가치를 인정 받아왔다. 전 소속사와 분쟁으로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2019년을 제외하고 2017년 372 곳, 2018년에는 336 곳의 행사에 출연했다. 또한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집계한 브랜드평판지수 순위에서 지난해 상반기 이후 10위권 내외로 평가 받고 있다.

아센디오는 현재 홍진영 1인 기획사에 단독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지분율 35%를 확보한 상태다. 100억을 투자하고 매년 지분율 만큼의 배당을 정산 받게 된다. 아센디오는 코로나 정상화와 홍진영의 복귀 예상 일정을 고려해 올 상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까지의 홍진영 1인 기획사의 추정 매출액을 110억2140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후 2026년까지 매년 평균 14%의 매출 증가율을 전망했다.

그렇다면 아센디오가 홍진영에게 자그마치 100억 원이란 자금을 투자하고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전혜준 대표는 "이번 투자에 대한 오해부터 바로 잡고 싶다. 아센디오가 홍진영에게 투자한 배경은 엄밀히 말하면 FI(Financial Investors, 재무적투자자)다. 즉 우리가 홍진영 1인 기획사에 투자를 한 배경은 재무재표 분석에 따른 것이며, 홍진영씨의 회사가 하루빨리 정상화 돼 안정적인 매출이 일어나면 우리는 배당을 얻으면 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재무적투자자란 상대가 사업을 할 때 자금이 필요한 경우 사업의 운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수익만을 목적으로 투자자금을 조달해주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아센디오는 100억 원을 투자해 홍진영 1인 기획사 아이엠에이치엔터테인먼트 주식 4242주(35%)를 취득했다고 지난해 11월 공시했다. 향후 두 회사는 함께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 아센디오 CI
아센디오는 100억 원을 투자해 홍진영 1인 기획사 아이엠에이치엔터테인먼트 주식 4242주(35%)를 취득했다고 지난해 11월 공시했다. 향후 두 회사는 함께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 아센디오 CI

일각에 떠도는 홍진영의 1인 기획사가 아센디오에 편입된다는 풍문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홍진영씨의 기존 사업은 우리가 개입할 수 없다. 다만 홍진영이란 아티스트의 가치를 활용해 아센디오가 자체적으로 음악 산업에 관여하게 된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음악산업은 플랫폼, 핀테크 등의 IT 성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이루며 중요한 비즈니스의 한 분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한류 열풍으로 충성도 높은 세계인의 팬덤을 구축하고, 이렇게 구축된 팬덤을 중심으로 한 선진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거대한 자본을 움직이면서 한국 증시를 주도하는 핵심 콘텐츠 섹터로 성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약 61조 2000억 원 가운데 음악은 3.6%에 불과하다. 음악 콘텐츠의 제작에는 오랜 기간의 투자와 전문성이 필요하다. 또 이같은 투자에 대한 적절한 아웃풋이 이뤄지지 않는한 정상적인 경영은 기대하기 어렵다. 아센디오가 홍진영 1인 기획사에 투자한 또 한가지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아센디오는 올해 음악 신사업 도전을 또 하나의 목표로 하고 있다. 전 대표는 "가수 제작은 워낙 많은 돈이 필요하다 보니 음악 산업의 매력을 알고도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홍진영씨 처럼 능력있는 파트너가 함께 도와 준다면 상황은 다를 수 있다. 홍진영 1인 기획사를 통해 신인가수를 개발하고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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