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세영의 선택, '옷소매 붉은 끝동'의 선택②
입력: 2022.01.15 07:01 / 수정: 2022.01.15 07:01
배우 이세영이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레인TPC 제공
배우 이세영이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프레인TPC 제공

선택, '옷소매 붉은 끝동'을 관통하는 메시지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정조와 의빈 성씨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드라마 '이산'(2007) 외에도 다양하게 존재했다. 그럼에도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이 시청자들에게 각인될 수 있었던 건 여타 작품들과 달리 '궁녀의 마음'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작품이 선택한 소재는 차별점이자 강점이 됐다. 이세영 역시 이 점이 끌려 '옷소매'를 선택했다.

작품은 '왕은 궁녀를 사랑했다. 그렇다면 궁녀도 왕을 사랑했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제목인 '옷소매 붉은 끝동'(이하 '옷소매)부터도 궁녀를 상징한다. 궁녀의 시점으로 궁녀들의 일상을 그리고 궁녀의 마음을 궁금해하며 이들의 주체적인 모습을 강조했다. 이세영은 "극 중 '궁녀는 자신의 인생 평생을 바쳐 일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대사가 있다. 그런 점에서 궁녀의 실제 생활이나 모습을 궁금해한다는 점이 신선했다. 그래서 다른 작품들과 달리 성덕임의 생각시 시절부터 나인을 거쳐 후궁이 되고 빈궁이 된 일대기를 다룬다는 차별점이 좋았다"고 밝혔다.

"'궁녀도 왕을 사랑했을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신기했어요. 감명 깊었죠. 극 중 덕임이가 덕임이에게 이산을 좋아하는지 떠보는 듯이 묻는 겸사서 홍덕로(강훈 분)에게 자기 마음은 궁금하지 않냐고 물어요. 그때 '궁녀의 마음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데, 대본을 볼 때도 촬영을 할 때도 실제로 상처받은 절 발견했어요. 궁녀는 소모품인가 싶어 속상했어요."

이세영이 생각하는 작품의 메시지 중 하나는 '선택'이었다. 이는 작품이 제시한 질문에 답이기도 하다. 성덕임이 왕을 사랑했지만 거절을 선택하고, 추후에는 왕의 사랑을 선택해 후궁이 된 것처럼 말이다. 이세영은 "사랑했더라도 왜 거절했는지에 대한 답이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선택이라는 걸 하면서 살고 싶다' 궁녀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고 예전에도 이런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는 걸 말하고자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궁녀도 선택하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사는데, 나는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잘 선택하면서 살고 있는지 돌아봤어요. 덕임이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아갔잖아요. 반면 저는 비교적 가진 게 많기 때문에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세영이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것에 관해 소감을 밝혔다. /프레인TPC 제공
이세영이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것에 관해 소감을 밝혔다. /프레인TPC 제공

'왕이 된 남자'부터 '옷소매'까지 출연하는 사극마다 찰떡같은 소화력과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며 '사극 불패 여신'으로 떠오른 이세영이다. 이세영은 사극만의 매력으로 '배경'을 꼽았다. 그는 "어떤 앵글을 잡아도 자연이나 궁궐, 그리고 한복까지 색감이 아름답고 다채롭다. 때문에 작품 자체가 아름답게 표현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사극뿐만 아니다. 두 작품 외에도 '의사요한' '메모리스트' '카이로스'까지 이세영은 주연으로 출연한 모든 작품에서 연달아 호평을 받았다. '이세영이 나오면 믿고 본다'는 극찬까지 쏟아졌다. 이에 이세영은 "사실 성인이 된 후 연기를 하면서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이렇게 듣게 되니 기쁘면서도 얼떨떨하다"고 전했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도 확실했기에 시너지를 발휘했다. 이세영은 "'옷소매'는 메시지가 명확한 드라마를 하고 싶었고, 원작을 보여주기 위해 선택했다. 평소에도 작품이 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보는 편이다. 한 가지 목표가 있고 이를 이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에 끌린다. 그래야만 작품이 하려는 이야기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나. 주인공이 소극적이든 의기소침하든, 목표가 생기면서 결연해지는 모습이 재밌고 시청자 역시 이러한 지점을 좋게 봐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가 주연을 처음 맡았을 때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어요. 이 말은 항상 가슴 깊숙이 염두에 두고 있죠. 그렇지만 앞선 작품에서의 호평이나 흥행으로 부담은 받지 않으려고 해요. 순수하게 지금 촬영하는 작품에만 집중해요. 사실 한 해에만 수십 작품이 나오는데 그 중 흥행하는 작품은 손에 꼽고 웰메이드로 남는 작품 역시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항상 다른 것보다 제 캐릭터와 작품, 그리고 이를 사랑해주는 시청자들이 있다는 것만 생각하며 촬영하려고 합니다."

이세영이 시청자들의 중요성을 전하며 향후 50년간 더 지속될 연기 생활의 각오를 밝혔다. /프레인TPC 제공
이세영이 시청자들의 중요성을 전하며 향후 50년간 더 지속될 연기 생활의 각오를 밝혔다. /프레인TPC 제공

이세영의 진심은 '2021 MBC 연기대상'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그는 최우수상을 받은 뒤 "작품을 제작하고 준비하는 데 들어간 배우 및 스태프들의 노고가 아쉽지 않도록 내가 맡은 역할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지, 시청자가 우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잘 연기할 수 있을지 부담감과 책임감이 있다"며 "다른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저녁 시간, 그것도 두 달 넘는 시간을 내주고 작품 속 인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해준 시청자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시청자분들의 소중한 시간이 매우 귀한 것이라는 걸 잊지 않고, 그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청자에게 장문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세영이 앞으로 배우 생활을 계속하면서 잊지 않을 목표이기도 하다. 그는 "좋은 인물과 좋은 작품을 만나도 봐주는 분이 없다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때문에 시청자들이 어떤 모습을 보고 싶어 할지 생각하며 연기한다"며 "선택받고 사랑받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싶다"고 바랐다.

"앞으로도 갈 길이 멀고 험난한 것 같아요. 아쉬움이 남지 않게끔 여러 경험과 도전을 하며 경력을 쌓고 싶어요. 새해에도 마찬가지예요. 그동안 제가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으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시청자분들께 선택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50년은 더 연기하겠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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