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콘서트 강행' 나훈아, 이유 있는 '뚝심과 소신'
입력: 2021.12.27 00:00 / 수정: 2021.12.27 00:00
공연계가 인정하는 뚝심과 소신. 나훈아는 부산, 서울에 이어 지난 주말 3일간 대구 콘서트를 강행했다. 여론은 엇갈렸지만 나훈아는 뚝심으로 일정을 밀어부쳤다. /나예소리
'공연계가 인정하는 뚝심과 소신'. 나훈아는 부산, 서울에 이어 지난 주말 3일간 대구 콘서트를 강행했다. 여론은 엇갈렸지만 나훈아는 뚝심으로 일정을 밀어부쳤다. /나예소리

코로나 안갯속 시름 깊어가는 대중문화종사자들의 '지렛대' 자임

[더팩트|강일홍 기자] #1="가수는 꿈을 파는 사람이다. 꿈을 팔려면 꿈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꿈을 잃어버렸다. 다시 꿈을 찾게 되는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 (2008년 1월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 나훈아 루머 해명 기자회견)

#2="(지난 11년간) 보따리 하나 둘러메고 지구를 5바퀴나 돌았다. 혼자서 오지만 찾아 여행을 했다. 잘사는 나라, 화려한 불빛이 있는 곳보다는 못사는 나라, 오염되지 않은, 별빛과 달빛이 보이는 그런 곳에서 꿈을 찾았다." (2017년 11월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활동중단 11년만의 나훈아 컴백 무대 첫날)

나훈아는 공연장에서 표정과 말, 손가락 제스처 하나까지 모든 장면을 일일이 연출해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대구 벡스코 공연장 외부 전경. /온라인커뮤니티(블로거 블루**)
나훈아는 공연장에서 표정과 말, 손가락 제스처 하나까지 모든 장면을 일일이 연출해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대구 벡스코 공연장 외부 전경. /온라인커뮤니티(블로거 블루**)

나훈아, "욕을 먹으면서도 공연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나훈아는 소신파다. 그가 무대를 서는 이유는 분명하고 뚜렷하다. 평소 그는 "팬들의 갈채를 받는 대중가수는 꿈이 있어야 하고, 언제 어디서든 최고의 컨디션,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는 자신이 말하는 꿈을 되찾아 다시 무대에 서기까지 무려 11년이 걸렸다. 신비로움은 나훈아가 존재하는 또다른 비밀병기다.

대중을 향한 꿈과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지키기 위해 그는 '아무때고 누구 앞에서나 노래하지 않는다'는 고달픈 신념을 실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종종 신비주의로 비치기도 하지만, 이런 소신과 자존심은 그가 젊은 시절 정재계 사적 연회초대를 거절하면서 "나는 표를 산 사람 앞에서만 공연을 한다"고 말했다는 대목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그는 공연장에서 표정과 말, 손가락 제스처 하나까지 모든 장면을 일일이 연출해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허상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 '가황의 자존심'에 걸맞는 '완벽한 쇼'를 표출하기 위함이다. 관객들은 신비로움을 가득 채운 무대 주인공의 땀과 열정에 매료돼 갈채를 보낸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나훈아 무대에 환호하는 건 이 때문이다.

관객들은 신비로움을 가득 채운 무대 주인공의 땀과 열정에 매료돼 갈채를 보낸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나훈아 무대에 환호하는 건 이 때문이다. 사진은 2017년 나훈아 컴백 콘서트 당시 공연장 로비 입장객들. /더팩트 DB
관객들은 신비로움을 가득 채운 무대 주인공의 땀과 열정에 매료돼 갈채를 보낸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나훈아 무대에 환호하는 건 이 때문이다. 사진은 2017년 나훈아 컴백 콘서트 당시 공연장 로비 입장객들. /더팩트 DB

공연계, "방역 절차 준수하면 수천 명 함께해도 차라리 안전"

'공연계 자존심' 나훈아가 최근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코로나 확산에 대한 우려 속에 '나훈아 어게인(AGAIN) 테스형' 콘서트를 강행하면서다. 그는 부산(벡스코 10~12일), 서울(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17일~19일)에 이어 대구(엑스코 24일~26일) 콘서트를 진행했다. 공연 때마다 여론은 매번 극명하게 엇갈렸지만 나훈아는 뚝심으로 일정을 밀어부쳤다.

"안다. 욕을 먹는 것도 알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도 안다. 근데 해야 한다. 내가 모범적으로만 잘해야 한다. 우리 식구들 뿐 아니고 이 직업에 종사하는 수 만 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그 아까운 인재들이 지금 배달을 하고 어디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산다. (제가 이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다."(나훈아)

위드코로나 직후 숨통을 틔는가 싶었던 대중음악공연 종사자들의 시름은 다시 깊어지고 있다. NCT 127, 트와이스 등 같은 시기 다른 콘서트가 진행됐음에도 나훈아에 유독 시선이 쏠린 건 그의 선택에 따라 영향을 주는 파급력 때문이다. 공연계는 식당이나 커피숍과 달리 마스크를 벗지 않는 공연장은 방역 절차만 준수하면 수천 명이 함께해도 안전하다고 말한다. 그의 뚝심과 소신을 적극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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