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Biz] 영화계도 NFT 바람…'신산업 마케팅' 내건 韓영화 주목
입력: 2021.12.24 06:00 / 수정: 2021.12.24 06:00
연말연시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 특송과 긴 하루가 각각 NFT를 결합한 상품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NEW, 하준사 제공
연말연시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 '특송'과 '긴 하루'가 각각 NFT를 결합한 상품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NEW, 하준사 제공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영화 '특송' '긴 하루', 잇따라 NFT 상품 출시…"새로운 가능성 제시 기대"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올해 엔터계 화두 중 하나는 디지털 자산으로 불리는 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이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하이브가 두나무와 손잡고 NFT사업에 진출했으며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엔터사들이 연이어 NFT를 활용한 신산업에 문을 두드렸다.

목적은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다. 엔터계의 NFT는 팬덤 문화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그간 아티스트의 앨범이나 예술 작품 및 굿즈 등을 소장하는 가치를 넘어, 하나의 소유권을 인정 받고 거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원 제작사는 거래량에 따라 수익이나 수수료를, 소비자는 스스로 판매자나 구매자가 되면서 시장을 키우기 때문에 잠재력이 풍부한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새해에는 영화계에서도 NFT 바람이 불 전망이다. 연말연시 개봉을 앞두고 있는 박소담 주연의 범죄 오락 액션 영화 '특송'(감독 박대민)과 김동완 남보라 신소율 등이 출연하는 옴니버스 영화 '긴 하루'(감독 조성규)가 NFT를 도구로 사전 마케팅 활동을 하면서 꽤 높은 주목도를 이끌고 있어서다.

먼저 내년 1월 초 개봉을 앞둔 '특송'은 카카오의 암호화폐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3000여 개의 한정판 아트웍을 세계 최대 NFT거래소 오픈씨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특송' 배급사 NEW가 적극적으로 '특송'의 NFT를 홍보하고 있으며 콘텐츠 소장 욕구가 강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특송'의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서로 다른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제너러티브 아트 방식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제너러티브 아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각 요소를 독창적으로 조합하는 방식으로 각각의 NFT가 희소성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 NFT 시장에 한 획을 그은 크립토펑크 프로젝트가 이 방식으로 NFT 산업을 키우기도 했다.

김재민 NEW 영화사업부 대표는 "전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K콘텐츠를 NFT와 메타버스를 통해 새롭게 즐기는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셈"이라며 "NEW가 보유한 IP와 미래 산업을 선도할 기술력의 만남으로 시너지 창출에 힘쓰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카카오의 암호화폐서비스 클레이튼의 프로젝트 트레져스클럽의 이미지. 트레져스클럽은 프로젝트를 통해 생성된 1만6384개의 NFT를 프리세일과 메인세일에서 각각 3분, 30분 만에 완판한 바 있다. 영화 특송은 사진처럼 제너러티브아트 방식으로 NFT를 만들어 판매할 예정이다. /NEW 제공
카카오의 암호화폐서비스 클레이튼의 프로젝트 '트레져스클럽'의 이미지. '트레져스클럽'은 프로젝트를 통해 생성된 1만6384개의 NFT를 프리세일과 메인세일에서 각각 3분, 30분 만에 완판한 바 있다. 영화 '특송'은 사진처럼 제너러티브아트 방식으로 NFT를 만들어 판매할 예정이다. /NEW 제공

영화계의 NFT 마케팅 합류는 이 뿐만이 아니다. 오는 30일 개봉을 앞둔 조성규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긴하루'는 미공개 영상클립이나 출연 배우의 사인이 담긴 포스터 등 관련 상품들을 NFT로 내놓으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긴 하루' 배급을 맡은 하준사에 따르면 이 영화는 NFT 전문 플랫폼 마이픽스와 클립드롭스에서 디지털 NFT형식을 통해 '긴 하루'와 관련된 다양한 NFT 상품들 판매한다.

'긴 하루' 연출을 맡은 조성규 감독은 "비디오테이프에서 CD로, 또 스트링으로 콘텐츠 유통 채널이 변화했듯이 NFT라는 새로운 기술이 코로나19로 침체된 영화시장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이 되기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영화계의 NFT 산업 노크는 영화 개봉 후 흥행 성적이나 IPTV, OTT 등에 방영권을 판매하는 2차 판권 계약 등에 한정됐던 기존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주목도를 끌고 있다.

또한 영화를 소비하는 관객이나 시청자 입장에서도 단순히 영화를 보는 행위에서 멈추지 않고, 영화에서 파생된 NFT의 소유권을 사고 팔면서 코로나19 펜데믹 환경의 재테크 영역으로 가치가 높다는 시각도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영화 관련 NFT는 작품 개봉 및 공개 후 인기에 따라 가치가 크게 올라갈 수도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저투자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가 될 수 있다"며 "제작사 입장에서도 흥행이 어느 정도 보장된 영화일 때 NFT를 만들어 상품화한다면 별도의 부가가치를 기대해볼 만 하다. 내년에도 상영관은 물론 제작·배급사 등 영화계 전체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타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신 성장 동력을 찾는 영화사들이 지속적으로 시도할 영역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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