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은지, '강지구'로 증명한 10년 내공①
입력: 2021.12.12 00:00 / 수정: 2021.12.12 00:00
정은지는 최근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에서 강지구 역을 맡아 넓고 깊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은지는 최근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에서 강지구 역을 맡아 넓고 깊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술꾼도시여자들'로 사람을 얻었죠"

[더팩트|박지윤 기자] 에이핑크, 솔로 가수 그리고 배우.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어색하지 않은 정은지다. 데뷔 10년 차, 매 순간 최선을 다한 그는 늘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었고, 그렇게 '믿고 보는 멀티 아티스트'가 됐다.

정은지는 최근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극본 위소영, 연출 김정식)에서 종이접기 유튜버 강지구 역을 맡았다. 오직 방 안에서 종이를 접으며 인터넷으로만 사람들과 소통하는 지구에게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술자리가 유일한 사회생활이다.

"지구라는 캐릭터를 구축할 때, 사람 정은지가 많은 도움이 됐어요. '나는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하고 술 마실 때 어떻더라?'를 계속 떠올렸죠. 물론 지구 같은 성격을 가진 친구가 주변에 없어서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그렇게 강지구를 만들었고, 그 과정이 너무 재밌었어요."

지구는 오랜 친구인 소희(이선빈 분)와 지연(한선화 분)을 제외한 사람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아무렇지 않게 반말을 하는 그는 지나치게 날카로웠고 방어적이었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은 그를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고, 많은 의문을 남겼다.

과거 교사로 재직했던 그는 제자 세진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해 교사를 그만뒀고, 세진이의 죽음을 하나의 해프닝으로 치부한 엄마와는 연을 끊었다. 지구의 사연과 시청자들의 납득, 그 간극을 좁히는 건 오로지 정은지의 몫이었다. 이에 정은지는 배우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지구의 아픔을 마주했고, 다년간의 연기 내공으로 지구의 복잡한 서사를 켜켜이 쌓아 올렸다.

정은지는 술꾼도시여자들을 통해 사람을 얻었다고 말했다. /술꾼도시여자들 방송화면 캡처
정은지는 "'술꾼도시여자들'을 통해 사람을 얻었다"고 말했다. /'술꾼도시여자들' 방송화면 캡처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지구의 이야기가 자세하게 나와 있지 않았었죠. 그 이후에 대본을 받고 '아, 지구가 이런 일이 있어서 그렇게까지 무뚝뚝했구나'를 깨달았어요. 아마 시청자분들도 왜 저렇게까지 지구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할까 궁금하셨을 거예요. 그래서 지구를 이해할 수 있게 빨리 과거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과거 장면을 촬영할 때는 배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지구는 세진에게 받은 충격과 그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 상처가 복합적으로 있을 거예요. 세진이는 그런 점에서 지구의 삶이나 생각을 깨준 인물이고요. 이 일로 인해 세상과 담쌓은 지구를 세상 밖으로 꺼내준, 지구가 지구로써 살 수 있게끔 도와준 게 바로 소희와 지연이죠. 그렇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집착 아닌 집착도 생겼을 거 같아요."

소희와 지연이 지구에게 친구 그 이상의 존재가 됐듯이, 이선빈과 한선화는 정은지에게 동료 그 이상이 됐다. "'술꾼도시여자들'로 사람을 얻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라고 말한 정은지를 통해 진짜 친구로 거듭난 세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선화언니는 지연이로서, 선빈이는 소희로서 오래전부터 대본을 읽고 있었어요. 두 사람은 이미 그 캐릭터가 돼 있었고, 제가 마지막에 합류했죠. 아무래도 촬영 시간이 길어지면 쳐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도 저희는 텐션이 잘 맞으니까 현장에서 너무 편하고 즐겁게 촬영을 했어요. 촬영이 끝나도 수다가 이어지기도 하고, 촬영이 끝나고 선빈이 집에 가서 뒤풀이하기도 했죠."

세 배우의 '찐친 케미'에 힘입어 '술꾼도시여자들'은 티빙의 흥행 역사를 새로 썼다. 중반부를 넘어서부터 티빙 일일 가입 기여 최고를 기록하면서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주간 유료 가입 기여 1위를 달성했다. 배우들의 열연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 등 작품의 매력 포인트는 셀 수 없이 많지만 정은지는 작품의 인기 비결로 '술'을 꼽았다.

"술이 진짜 비결이 아니었을까요. 솔직히 한국 사람들은 술에 진심이잖아요. 행복하거나 슬플 때, 마음이 아플 때 술을 찾잖아요. 이런 부분이 공통점을 많이 찾아준 것 같아요."<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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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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