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 문소리가 26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 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이새롬 기자 |
허준호 김선영, 남녀조연상…'자산어보' 5관왕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로나19 여파에도 361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 '모가디슈'가 청룡영화상 6관왕에 올랐다. 남녀주연상은 '박하사탕(1999) 커플'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가 각각 영화 '자산어보'와 '세자매'를 통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제 42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MC는 '청룡 안방마님' 김혜수와 4회 째 호흡을 맞춘 유연석이 맡았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올해 10월 14일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영화인 및 영화 관계자들과 일반 관객이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 등을 통해 18개 부문에서 영광의 주인공이 결정됐다.
먼저 '모가디슈' '자산어보' '인질' '내가 죽던 날' '승리호'가 경쟁한 최우수작품상은 '모가디슈'에게 돌아갔다. 류승완 감독의 아내이자 '모가디슈'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다시 한 번 기억 나는 이름은 361만 우리 관객 여러분이다. 거리두기 4단계에도 극장 찾아와 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리고 내 돈과 시간을 들여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실 수 있도록 더 좋은 영화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극장에서 개봉한 류승완 감독 영화 '모가디슈'는 제 42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등을 포함해 6관왕에 올랐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남우주연상은 '자산어보'의 정약전을 연기한 설경구가 수상했다. '박하사탕' '공공의 적'에 이은 세 번 째 남우주연상 수상이다. 설경구는 "수상 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 '자산어보'로 배우상을 주신다면 변요한에게 줬으면 하는 마음을 갖고 왔다. 촬영 현장을 힐링으로 만들어준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왕복 13시간이 되는 거리를 한 씬을 찍으러 가는 많은 배우들이 보물같은 영화를 만드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제 동지 송윤아 씨에게 감사드리고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에게 감사한다. 구중물 흙탕물 다 묻어도 마다하지 않는 자산같은 배우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여우주연상은 '세자매' 문소리에게 돌아갔다. 문소리는 '세자매'에서 주연 뿐만 아니라 제작자로도 참여해 특별함을 더했다. 문소리는 "같이 출연한 김선영 장윤주, 그리고 저에게 모두 딸이 있다. 그 딸들이 폭력이나 혐오의 시대를 넘어서 당당하고 웃으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든 영화다"며 "제 어머니 이향란 씨가 나이 70에 배우에 도전하셔서 최근에 단편 영화 주인공으로 캐스팅 되셨다. 집에 있는 남편 장준환 감독이 창작의 고통에 빠져 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장준환 씨 머릿 속에 있는 세계가 얼마나 아름 다운 세계인지 말해주고 싶고 기운냈으면 좋겠다. 더 멋진 여자들 얘기 나오는 영화로 또 찾아뵙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감독상은 '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이 차지했다. '베테랑' '부당거래'에 이은 3번째 '청룡' 감독상 수상이지만 직접 자리에 참석해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다만 감독상 시상자로 '절친' 이정재 정우성이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은 올해는 청룡에서 후보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으로 월드 스타가 됐으며, 정우성은 '감독 이정재'의 연출작 '헌트'에 주연으로 함께 출연한 까닭이다. 두 사람은 등장 후 '오징어 게임'의 명대사인 "우리는 깐부니깐"이라고 전하며 손가락을 잡는 등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에 류승완 감독도 "감사하긴 한데 시상을 이분들과 함께 붙이면 대한민국에 그 어떤 영화감독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며 화답하며 유쾌함을 더했다. 류 감독은 "세상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혼자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영화를 만드는 것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고 '모가디슈'는 특히 그랬다. 마지막으로 제가 연출부 막내 시절부터 많은 가르침을 주신 고 이춘연 대표님께 이 상을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청룡영화상 남녀조연상은 배우 허준호와 김선영이 수상했다. /이새롬 기자 |
남녀조연상은 '모가디슈' 허준호, '세자매' 김선영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남녀조연상을 수상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박정민,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이솜이 시상자로 나서 볼거리를 더했다.
허준호는 "제가 이제 좀 살았다. 살다보니깐 행복한 순간들이 소중해지더라. 작품 하면서 행복한 순간들도 간혹 있긴 했는데 2019년도에 행복한 작품을 만났다. 류승완이라는 사람부터 가방 가져다 주는 막내 소품 녀석까지 모두 그 위험한 작품을 한 명도 다치지 않고 해냈다. 기록이 아닌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는 얘기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는 사고 안치는 배우 되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소리 언니 없었으면 영화가 들어가지 못했을 것 같다. 저희 영화가 작은 영화인데 5개 부문이나 후보에 올랐다.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여기 계신 많은 배우님들의 작품이 제가 연기하는데 교과서고 늘 훔쳐 보고 있다. 더 좋은 영화 출연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울먹이면서 말했다.
일생에 한 번만 주어지는 신인감독상, 신인남우상, 신인여우상은 김혜수 주연 영화 '내가 죽는 날'을 연출한 박지완 감독, 고교야구의 민낯을 드라마 장르로 해석한 영화 '낫아웃'의 주연 정재광, 먹먹한 연기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끈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주연 공승연이 각각 영광을 안았다. 인기상 부문인 청정원 인기스타상은 송중기 임윤아 구교환 전여빈이 수상했다.
다음은 제 42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이다.
▶최우수 작품상=모가디슈(덱스터스튜디오·외유내강) ▶남우주연상=설경구(자산어보) ▶여우주연상=문소리(세자매) ▶감독상=류승완(모가디슈) ▶남우조연상=허준호(모가디슈) ▶여우조연상=김선영(세자매) ▶신인남우상=정재광(낫아웃) ▶신인여우상=공승연(혼자 사는 사람들) ▶신인감독상=박지완(내가 죽던 날) ▲음악상=방준석(자산어보) ▲미술상=김보묵(모가디슈) ▲기술상=정성진, 정철민(승리호) ▲각본상=김세겸(자산어보) ▶청정원 인기스타상=송중기(승리호), 임윤아(기적), 구교환(모가디슈), 전여빈(낙원의 밤) ▶최다관객상=모가디슈(361만 명), ▲편집상=김정훈(자산어보) ▲촬영조명상=이의태 유혁준(자산어보) ▶청정원 단편영화상=오토바이와 햄버거(최민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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