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극장가 한국영화 선전, 어떤 작품 얼마나 벌까
입력: 2021.09.23 00:00 / 수정: 2021.09.23 00:00
올해 여름부터 추석까지 이어지는 극장가 분위기는 관객 100만 명 영화 하나 없었던 올해 초와 대조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제공
올해 여름부터 추석까지 이어지는 극장가 분위기는 관객 100만 명 영화 하나 없었던 올해 초와 대조적인 분위기를 띄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제공

'모가디슈' '싱크홀' 손익분기점 넘어… '인질' '보이스' '기적' 활짝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추석 극장가에서 한국영화가 선전하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서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 외에도 '보이스' '기적' 등 명절 연휴를 겨냥한 9월 개봉 영화들이 연이어 호성적을 내고 있어서다.

'100만 관객 영화' 하나 없었던 올초와 비교하면 사뭇 대조적이다. 또 극장가 대표 성수기로 꼽히는 명절을 통해 더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일 전망이다. 2019년 설 명절에 개봉해 '1000-1000'(관객 1000만 명, 매출 10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극한직업'과 같은 영화가 사실상 나오기 어려워진 환경이지만 나름의 실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는 올해 한국영화의 지표를 통해 어떤 작품이 얼마나 벌었는지 조명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산업 결산자료 및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등에 따르면 올해 8월 극장가 매출액 764억 원 중 560억 원(73%) 가량을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 등 한국영화가 점유했다. 관객 기준으로도 791만 명 중 578만 명이 세 영화를 본 관객으로 집계됐다. 올해 극장가에서 한국영화가 선전하고 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 등 한국영화는 모두 손해를 줄이는 데 성공한 영화로 기억될 전망이다. 상영관협회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제작사 및 배급사들이 머리를 맞대 제작비 50%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하기 전까지 상영권료를 배급사에 전액 지급하는 '제작비 절반 보전 지원' 전략이 먹혀 든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VOD나 해외 판매까지 이어지면 손실을 더욱 줄일 여지도 높다.

영화별로는 '모가디슈'가 올해 외화를 포함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에 이름을 올리며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 7월 28일 개봉한 '모가디슈'는 누적 매출 326억8800만 원, 누적 관객 수 341만6200여 명(이하 9월 17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류승완 감독의 이 영화는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등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모로코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한 대작으로 꼽힌다. 제작비만 250억 원, 손익분기점은 600만 명에 달했다. 상영관협회 등의 제작비 지원 정책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300만 명까지 낮추지 않았다면 개봉해도 손해를 보는 작품일 가능성도 높았다.

그러나 보란듯이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제작비 이상의 총 매출을 낸 작품이 됐다. 물론 영화발전기금(3%)이나 부가가치세(10%), 배급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순매출이 '극한직업' 수준의 '역대급' 수익을 낸 것은 아니지만 절반의 성공은 해낸 셈이다. 9월 초 마블 영화 '샹치' 등 신작 개봉영화들 사이에서도 일일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는 등 뒷심도 발휘하고 있어 최종 수익은 더해질 전망이다.

15일 개봉한 변요한 김무열 주연 액션영화 보이스와 박정민 임윤아의 힐링영화 기적이 개봉 직후 마블 영화 샹치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1, 2위에 오르면서 추석 극장가 한국영화 선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15일 개봉한 변요한 김무열 주연 액션영화 '보이스'와 박정민 임윤아의 힐링영화 '기적'이 개봉 직후 마블 영화 '샹치'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1, 2위에 오르면서 추석 극장가 한국영화 선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지훈 감독의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싱크홀'도 손해를 최소화한 영화가 됐다. 지난달 11일 개봉한 '싱크홀'은 도심 한가운데 지반이 가라앉아 발생한 싱크홀이라는 새로운 소재와 차승원 특유의 코미디 감성이 만나 인기를 모았고 누적 매출 212억6900만 원, 누적 관객 수 217만9200여 명을 기록하고 있다.

'싱크홀'은 재난 영화 특성 상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140억 원)가 투입된 작품이다. 역시 제작비 절반 보전 지원 정책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200만 명까지 낮췄고 매출과 관객 수 모두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개봉 초기보다 지표는 떨어졌지만 따뜻한 가족애가 돋보이는 영화로 가족 단위 관객 점유율이 높은 명절 기간동안 자체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도 농후하다.

필감성 감독의 액션영화 '인질' 또한 누적 매출 150억787만 원, 누적 관객 수 155만5400여 명을 기록하면서 수익을 낸 영화가 될 여지를 높이고 있다. 특히 제작비(80억 원)가 100억 원이 넘지 않은 영화로 제작비 지원 정책을 받지 못했음에도 제작비 대비 2배 가량의 매출을 내면서 '모가디슈' '싱크홀' 등 대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인질'은 톱배우 황정민이 납치됐다는 참신한 시나리오에 더해 대중에게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재범 류경수 이호정 등 조연들의 신선한 연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이어가는 영화다. 명절 성수기를 통해 손익분기점(180만 명)마저 넘긴다면 올해 가장 가성비가 높은 흥행 영화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여기에 명절을 일주일 앞두고 개봉한 김곡 김선 감독의 액션범죄영화 '보이스', 이장훈 감독의 힐링영화 '기적'이 15일 마블 영화 '샹치'를 누르고 개봉 첫 날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는 등 쾌조의 출발을 보이며 극장가 한국영화 선전 대열에 합류해 기대감을 더한다. 올해 추석 연휴가 5일인 만큼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지 주목되고 있다.

한 멀티플렉스업계 관계자는 "극장가는 물론 영화계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과감한 전략을 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덕분에 많은 투자를 받았던 대작 한국영화들이 나란히 개봉하면서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고 있다"며 "극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띄어 앉기, 음식 섭취 금지 등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면서 아직 단 한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런 것들이 관객의 발걸음을 이끈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영화들의 선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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