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곡㉞] 우연이 '우연히', 심금 울린 첫사랑 명곡
입력: 2021.09.09 00:00 / 수정: 2021.09.09 15:51

음악적으로는 변방 아닌 실력파 자부심. 우연이는 4년간 무명 시절을 보내다 2005년 선배 가수 설운도가 작곡한 우연히를 부르면서 대중적 관심을 받았다. /루체엔터테인먼트
음악적으로는 '변방' 아닌 '실력파' 자부심. 우연이는 4년간 무명 시절을 보내다 2005년 선배 가수 설운도가 작곡한 '우연히'를 부르면서 대중적 관심을 받았다. /루체엔터테인먼트

밤무대 찾은 설운도와 맺은 인연, 긴 무명설움 탈출

[더팩트|강일홍 기자] "가수들도 갈수록 예능적 감각을 키워야하는 추세인 것같아요. 순수하게 노래만을 부를 수 있는 분위기가 그립죠. 그나마 코로나 환경이 되면서 무대마저 줄어 다들 힘든 것같아요. 좋은 노래, 의미있는 노래를 부를 기회가 많아졌으면 해요."

가수 우연이는 10월부터 방영 예정인 MBN 새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헬로 트로트'에 가수 코치진으로 참여하며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만난다. 그는 그룹 데블스 싱어로 활동하다 트로트로 방향을 튼 주인공답게 음악적으로는 늘 '변방'이 아닌 '실력파'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뮤지션이다.

2001년 황민하가 84년에 부른 '남자인데'를 리메이크곡으로 부르면서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다. 처음엔 트로트 장르 자체가 낯설었다. 이후 4년의 무명 설움을 겪다 2005년에야 운명적으로 만난 설운도의 곡 '우연히'가 크게 히트하면서 대중적 사랑을 받는다.

우연이는 그룹활동을 하면서 일찌감치 다양한 음악적 토양을 쌓았다. 19살 때인 80년대 중반 호텔나이트클럽 오디션을 거쳐 처음 무대에 섰다. 당시 팝 발라드 언더가수로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대중적 인지도에 대한 목마름은 늘 아쉬웠다.

"당시 강남 프리마 호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소속사 이춘섭 대표(설운도 친동생)의 소개로 설운도 선배가 직접 와서 저를 봤다고 들었어요. 그때 만들어 주신 곡이 '우연히'였는데 정작 저는 별로 맘에 들지 않았어요. 제 스타일과 안맞는다고 생각했거든요. "

우연이는 그룹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음악적 토양을 쌓았다. 80년대 중반 호텔나이트클럽 오디션을 거쳐 처음 무대에 섰다. 사진은 동료가수와 콜라보 무대의 한 장면. /루체엔터테인먼트
우연이는 그룹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음악적 토양을 쌓았다. 80년대 중반 호텔나이트클럽 오디션을 거쳐 처음 무대에 섰다. 사진은 동료가수와 콜라보 무대의 한 장면. /루체엔터테인먼트

'나이트 크럽에서 우연히 만났네 첫사랑 그 남자를/ 추억에 흠뻑 젖어 함께 춤을 추었네 철없던 세월이 그리워/ 행복하냐 물었지 아무런 말도 없이 눈물만 뚝뚝뚝 흘리는 그사람/ 난 벌써 용서 했다고 난 벌써 잊어 버렸다고/ 말을 해놓고 안아주었지 정말 정말 행복해야 된다고'(우연이의 '우연히' 1절)

우연이의 인생곡 '우연히'는 전형적인 설운도 스타일의 세미트로트 장르다. 설운도는 '럭키'(박주희) '인연' '사랑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하동진) 등 후배들에게 많은 곡을 줬다. 특히 '우연히'는 노래방 인기곡으로 선정될 만큼 여자의 마음을 깊이 파고들었다.

"저는 팝 발라드로 출발했기 때문에 정통 트롯보다는 변형된 세미 트롯이 더 자연스러워요. 특정 음악 스타일만 고집하려는 건 아닌데 설운도 오빠의 곡이 저한테 잘 맞더라고요. 그동안 의리를 지킨다는 저 나름의 기준도 있었고요. 저한테는 선배가수 그 이상이에요."

'우연히' 히트 이후에도 '몰랐네' '그 남자' '불타는 사랑' '길' '사랑의 바보' 등 그가 부른 노래는 대부분 설운도의 곡이다. 쌈바와 트위스트, 컨추리뮤직, 슬로 등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 온 설운도는 올해는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맞춤곡으로 히트시킨 바 있다.

우연이는 서울 이문동에 있던 국악고등학교(현재는 안양 소재) 출신이다. 여고 3학년때 대구에 사는 친구한테 놀러갔다가 우연히 동천호텔 나이트클럽 관계자를 만나 오디션을 보게 됐다. 이후 판코리아, 국일관, 올림피아호텔 등 야간업소의 인기가수로 활동한다.

당시 가요계엔 국악고 출신 가수가 많다. 민해경 유지나 양수경이 우연이보다 각각 6년, 4년, 3년 선배다. 또 대선배인 이영화 이세진 등도 국악고 동문이다. 우연이는 "선배님들이 이름 난 가수로 활동하다 보니 학교 후배들도 가수에 대한 로망이 많았다"고 말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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