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아 주연 영화 '최선의 삶'은 10대 소녀들의 그 시절 최선을 다했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엣나인필름 |
방민아 심달기 한성민 주연…기억될 만한 독립예술영화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올해 극장가 분위기는 흥미롭다. 개봉 후 100만 관객을 가뿐히 넘기는 대형사의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지만, 대중에까지 존재감을 어필하는 독립예술영화들이 매달 한 편씩은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다.
5월 '혼자 사는 사람들'을 필두로 6월 '빛나는 순간', 7월 '갈매기', 8월 '박강아름 결혼하다'가 그랬다. 국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것은 덤이다. 9월 첫 날 개봉을 앞둔 영화 '최선의 삶'도 올해 기억될 만한 독립예술영화 대열에 합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영화 '최선의 삶'은 대중 가수 아이유가 무려 '인생책'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면서 추천한 임솔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데뷔 첫 장편 영화를 연출한 이우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가수에서 배우로 자리매김한 방민아(강이 역)를 비롯해 개성이 확실한 배우 심달기(아람 역), 한성민(소영 역)이 주연을 맡았다.
이들 20대 여배우들은 영화에서 10대 소녀를 각각 연기한다. 각 자가 아픔을 갖고 있고 각 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이겨내려고 하는 역할이다.
영화는 마치 강이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자전적인 형태로 진행된다. 극 중 강이는 아람, 소영과 달리 앞에 나서서 의견을 말하거나 행동하는 소녀가 아니다. 뒤에서 아람과 소영을 지켜보고, 이들이 만들어 놓은 분위기가 나쁘지만은 않아서 계속 유지하고 싶은 성격을 지녔다.
이런 강이가 영화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느끼는 감정 변화는 지극히 현실적이며 충격적이기도 하다. 영화는 우정으로 시작하지만 청춘, 사춘기, 폭력, 왕따, 가출, 무관심, 음해, 성매매, 동성애 심지어 살인까지 자극적인 키워드가 모두 담겨 있어서다.
배우 한성민 방민아 심달기(왼쪽부터)는 '최선의 삶'에서 각 자 캐릭터 성격에 맞는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엣나인필름 제공 |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걸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시절 대중에게 익숙했던 발랄한 이미지와 짙은 눈화장을 지우고 소극적인 10대 소녀 강이로 완벽 변신한 방민아의 먹먹한 연기는 물론, 조금은 독특하지만 어디에서나 볼법한 소녀 아람 역의 심달기, 예쁘고 공부도 잘해서 어딜가나 분위기를 주도하지만 넘치는 자기애를 주체하지 못하는 소영 역의 한성민도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 능력을 보였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영화로 재탄생할 '최선의 삶'에 기대를 모을 만하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 후 간담회에서 만난 이우정 감독은 "'최선의 삶'이 의도하는 메시지는 '위로'"라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그 상처를 다시 꺼내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로는 현실 그 자체만을 들여다볼 때 오히려 위로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 될 수 있다.
한편 방민아는 '최선의 삶'을 통해 제 20회 뉴욕아시안영화제에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했다. 이우정 감독은 제 25회 부산국제영화제 KTH상, CGK&삼양XEEN상, 제 46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선택상을 수상했고 제 9회 무주산골영화제와 제 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초청까지 받았다. 영화는 오는 9월 1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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