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나의 연예공:감] "각설이도 아니고"…장성규, '잊을 만 하면 또' 
입력: 2021.06.30 05:00 / 수정: 2021.07.01 23:35
방송인 장성규가 적절치 않은 댓글로 비판을 받자 이를 삭제하고 해명했다. 장성규의 경솔한 언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더팩트DB
방송인 장성규가 적절치 않은 댓글로 비판을 받자 이를 삭제하고 해명했다. 장성규의 경솔한 언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더팩트DB

'장성규 논란'으로 본 '짧은 글' 소통의 시대

[더팩트|원세나 기자]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장성규가 '또' 논란을 일으켰다. 길지 않은 시간 꽤 여러 번 입방아에 오른 그는 이제 '경솔의 아이콘'이 된 듯하다.

장성규가 범죄 관련 기사에 경솔한 댓글을 달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삭제한 후 해명했다. 하지만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앞서 장성규는 지난 25일 YTN news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여성에 소변…피해 여성이 직접 붙잡아"라는 제목의 영상에 부적절한 댓글을 달아 논란이 됐다.

영상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앞에 있던 여성을 향해 소변을 본 2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는 보도 내용이 담겼다. 피해 여성은 취재 기자와 인터뷰에서 사건 당시 성추행을 당한 것과 같은 수치심을 느꼈다며 "트라우마가 생겨 계속 소름이 돋고 무섭다"고 밝혔다.

뉴스를 본 네티즌들은 보도 영상에 댓글을 달며 개념 없는 남성을 향한 분노를 표했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 여성에게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장성규도 댓글에 합류했다.

그러나 장성규는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 계정을 통해 "이런 변이 있나"라는 다소 장난스럽고 적절치 않은 댓글을 달았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경솔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중 한 네티즌은 장성규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자식도 있으신 분이 범죄 영상을 보고 그런 댓글을 단 건가. 본인 자식이라고 생각했으면 못 그랬을 텐데 한없이 가볍고 경솔하다"는 의견을 댓글로 남겼다.

이에 장성규는 "저도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소변을 본 나쁜 사람을 똥에 비유한 것뿐인데 의도와 다르게 오해를 드려서 죄송하다"라는 답글로 사과했다. 현재 장성규의 관련 댓글과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장성규는 지난 25일 YTN news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여성에 소변…피해 여성이 직접 붙잡아라는 제목의 영상에 이런 변이 있나라는 댓글을 달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보도 영상 화면과 댓글)
장성규는 지난 25일 YTN news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여성에 소변…피해 여성이 직접 붙잡아'라는 제목의 영상에 "이런 변이 있나"라는 댓글을 달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보도 영상 화면과 댓글)

해명이라고 남긴 장성규의 글에서 '의도'와 '오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도대체 "이런 변이 있나"라는 이 짧은 글이 '의도'한 진짜 속뜻은 무엇이고, 네티즌들이 그 글을 읽고 어떤 '오해'를 했다는 것인지 몹시 궁금해진다.

구구절절한 변명 없이 깔끔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죄송하다"라는 글만 남길 수는 없었던 걸까. 그에 앞서 '적확한 글쓰기'가 힘들었던 걸까. '아나운서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지는 지점이다.

'말과 글은 곧 그의 얼굴'이라고 한다. 말과 글은 사람과 사람 사이 소통뿐만 아니라 자기 생각과 가치관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전달하는 매개체다. 마치 자신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거울에 비추는 것과 같다. 그만큼 말을 하고 글을 쓸 때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글을 쓸 때 특히 그렇다. 적어도 말은 상대의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며 분위기를 살피거나 표정을 읽을 수 있다. 덕분에 내 의도가 제대로 전달됐는지 그때그때 체크할 수 있고 수정 또는 추가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글은 다르다. 전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전체적인 배경 설명이나 연결되는 앞뒤 맥락 없이는 오해하기 쉽고 더 나아가 곡해하기 십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은 의도하는 것을 명확하고 정확하게 써야 한다.

우리는 말로 된 대화보다는 글로 소통하는 것이 수월한 시대에 살고 있다. 여러 명이 함께하는 단체 메신저나 댓글,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 등을 통해 길지 않은 문장들로 자기 생각과 의사를 표현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렇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이전보다 더 자주, 그리고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른다. 그중에서도 SNS를 운영하는 유명인들은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단골손님이다. 마르고 닳도록 소환되는 '퍼거슨, 의문의 1승'을 굳이 되새기지 않더라도, 이제 '한 번 더 생각하고 글쓰기'를 '국룰'(국민 룰,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정해진 규칙)로 정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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