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신제한', 익숙한 설정 속 스릴이 주는 힘 [TF씨네리뷰]
입력: 2021.06.23 00:00 / 수정: 2021.06.23 00:00
조우진 이재인 지창욱 진경 등이 출연하는 한국 영화 발신제한이 23일 개봉된다. /CJ ENM 제공
조우진 이재인 지창욱 진경 등이 출연하는 한국 영화 '발신제한'이 23일 개봉된다. /CJ ENM 제공

'첫 주연' 조우진 연기도 일품…23일 개봉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제한된 공간과 의문의 전화, 건들면 터지는 폭탄 등 익숙한 설정의 영화가 다시 등장했다. 과정과 결말이 예상되는 느슨한 설정일 수 있지만 제한된 공간을 자동차로 선택해 94분 러닝타임 내내 속도감 넘치는 긴장감을 이끌어 낸다. 22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배우 조우진의 연기도 일품인 영화 '발신제한'이다.

'발신제한'은 부산의 한 은행에서 VIP 고객만 관리하는 센터장 성규(조우진 분)가 아이들의 등교를 시키기 위해 시동을 건 출근길 자동차 안에서 모든 서사가 이뤄진다. 차에 폭탄이 설치돼 있고 차에서 내리거나 돈을 입금하지 않으면 폭탄을 터뜨리겠다는 의문의 전화가 발단이다.

성규는 첫 전화를 받은 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며 전화를 먼저 끊는 등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신원을 알 수 없는 핸드폰 바탕화면 속 가족 사진과 의자 밑에 만져지는 폭탄 줄, 부하직원도 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는 이야기 등에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급기야 성규의 차가 아닌 다른 것들이 하나둘씩 폭파되고, 뒷좌석에 앉은 아이마저 다치면서 밀폐된 공간 속 한 남자의 울분의 질주가 시작된다.

'발신제한'은 주인공 성규를 계속 극한으로 몰아넣는다. 처음에는 자신의 일과 명예, 가족 모두를 지키려하지만 상황이 악화되자 일과 명예는 내려놓고 어떻게든 가족만을 살려보겠다는 안타까운 울분이 스크린 넘어로 짙게 전해진다.

조우진은 영화 발신제한에서 일과 명예, 가족을 모두 지키기 위해 부산 도로를 질주하는 남자 성규 역을 맡았다. /CJ ENM 제공
조우진은 영화 '발신제한'에서 일과 명예, 가족을 모두 지키기 위해 부산 도로를 질주하는 남자 성규 역을 맡았다. /CJ ENM 제공

조우진의 연기는 극의 긴장감을 지휘한다. 러닝타임 동안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표정과 목소리 연기만으로 극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지만, 특유의 목소리와 연기 내공으로 거침 없이 표현해 낸다. 전화기 넘어 빌런에게는 다친 아들을 제발 병원에라도 데려가게 해달라며 오열하다가도, 돈을 받아내야 하는 VIP 고객과 통화에서는 금새 밝은 미소와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 톤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를 뒷좌석에서 바라보는 조우진의 딸 역을 맡은 배우 이재인의 연기도 제 몫을 다 했다.

선한 얼굴이 주는 이미지로 다양한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아 왔던 배우 지창욱의 악역 연기도 눈길을 끌었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주인공과 빌런의 갈등에 대한 원인이 부각되기 때문에 지창욱의 목소리와 연기가 신뢰가 있어야 했고, 제법 설득력 있게 연출된 범행 동기를 연기하면서 엔딩의 힘을 더했다. 누군가의 행운은 누군가의 아픔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잘 전달됐다.

한편 '발신제한'은 추격 스릴러 장르에 최적화된 필모그래피를 보유한 김창주 감독이 첫 장편 영화를 연출한 작품이다. 김 감독은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 '더 테러 라이브' 등의 편집감독 출신이다. 주인공과 같은 감정선을 갖고 관광지로 익숙한 부산 해운대를 함께 질주하다보면 김 감독이 의도한 긴장감을 담백하게 느낄 수 있는 영화 '발신제한'은 15세 이상 관람가로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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