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 로맨스 '새콤달콤', 단맛 반전이 살렸다 [TF씨네리뷰]
입력: 2021.06.08 00:00 / 수정: 2021.06.08 00:00
새콤달콤의 원작은 일본 영화 이니시에이션 러브다. 영화의 설정은 원작과 거의 흡사하지만 주변 배우들의 안정적인 호연이 몰입감을 높인다. /넷플릭스 제공
'새콤달콤'의 원작은 일본 영화 '이니시에이션 러브'다. 영화의 설정은 원작과 거의 흡사하지만 주변 배우들의 안정적인 호연이 몰입감을 높인다. /넷플릭스 제공

마지막 5분 위해 달린 102분의 '연애의 맛'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마지막 5분을 위해 102분을 달린다. 연애의 쓴맛을 부각해 '롱디 커플'의 씁쓸한 말로를 다루고 있지만 단맛 반전이 영화를 살린다.

동시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낑낑대거나 깊은 메시지를 던지는 듯한 연출이 없어 가볍게 보기 좋다.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에피소드로 가득하며 비련의 주인공 역시 없다. 연애 경험이 있다면 공감대가 느껴질 현실 로맨스 영화 넷플릭스 오리지널 '새콤달콤'이다.

지난 4일 개봉된 '새콤달콤'은 중소기업에 다니던 장혁(장기용)이 대기업 정규직이 되기 위해 서울에서 인천으로 파견간 뒤 오랜 연인이자 3교대 간호사 다은과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를 그린다. 여기에 장혁과 파견 근무에서 만난 같은 비정규직 보영(정수정 분)이 장혁의 서사에 들어오면서 두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흔한 '나쁜 놈'의 이야기를 풍긴다.

다만 감독의 연출에 따라 젊은 남녀의 연애에 대한 감정이 시들어가는 과정에 집중하다 보면 다소 갸우뚱한 설정이 눈에 밟힌다. 초반부 30분 가량 이어진 덩치 큰 환자 이장혁(이우제 분)의 서사는 '내가 다른 영화를 보고 있는건가' 하는 착각이 들게 하는가 하면, 다은이 사 준 운동화를 신고 날씬해진 장혁의 서사는 쓰디 쓴맛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교적 유쾌한 반전이 영화에 숨을 불어 넣는다. 영화를 벼랑에서 구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다은을 울린 '나쁜 놈' 장혁이 운동화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장혁과 동일 인물이 아니었음을 알리는 순간 당황스러웠던 초반 연출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새콤달콤은 연애를 하는 젊은 남녀의 현실적인 에피소드로 극을 채워간다. /넷플릭스 제공
'새콤달콤'은 연애를 하는 젊은 남녀의 현실적인 에피소드로 극을 채워간다. /넷플릭스 제공

영화는 현실에서 볼법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젊은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와 일과 사랑 중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둬야하는 지 연인 간에 흔한 갈등을 담는다.

동시에 절반씩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 제목과는 달리 러닝타임 동안 달콤한 맛보다 새콤한 맛에 집중된다. 정규직이 되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서 다은에게 소홀해지는 장혁의 선택들이 이해가 가면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하고, 3교대 간호사 근무를 하며 장혁을 기다리는 다은이 안쓰럽게까지 느껴진다. 다소 당돌한 설정의 보영도 영화 말미 "그 정도까지는 아니야"라는 희대의 명대사를 남기며 존재감을 뽐낸다.

결국 '새콤달콤'은 '롱디 커플'의 씁쓸한 말로가 아닌 사랑에 상처 입은 다은이 새로운 사랑을 찾는 영화다. 영화 내내 '나쁜 놈'이던 장혁은 반전을 통해 '측은함 한 스푼' 정도는 줄 만 하다. '있을 때 잘하자'는 로맨스 영화 공식은 들어있지만 설렘은 보장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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