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승기가 최근 성북동에 위치한 건물을 매입했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연인 이다인과 결혼을 앞두고 새 집을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했지만, <더팩트>취재 결과 해당 주택은 소속사 건물로 사용하기 위해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우 기자

배우 이승기의 성북동 건물은 최근 일부 팬들의 트럭 전광판 시위가 발생한 뒤 일약 이슈의 중심에 섰다. 일부 팬들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성북동 일대에서 이승기와 견미리의 딸 이다인의 연애를 반대하는 내용의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였다. 이는 이승기 갤러리에 여러장의 사진과 함께 올라오면서 알려졌다. 이들은 "몰랐던 건 괜찮아 이제 알려줄게. 그들은 너무 많은 피해자들을 만들었어" "우린 널 17년 동안 지켰어. 이젠 이승기가 아이렌을 지켜줘" 등의 문구를 전광판에 띄우며 불만을 표시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더팩트>가 현장을 직접 가봤다. <편집자 주>

성북동 건물, '이승기 앞' 우편물 도착 안내서만 덩그러니

[더팩트ㅣ이승우 기자·박지윤 인턴기자] 지난 1일 오후 취재진이 찾은 해당 건물은 굳게 닫힌 철문에 '이승기 앞'이라는 우편물 도착 안내서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항의시위를 했던 장소로 보기에는 한산하고 조용했다. 주변 주택가는 대낮인데도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취재진이 수차례에 걸쳐 소통을 시도했지만 결국 이승기를 만날 수는 없었다.

취재진이 방문한 이승기의 건물은 흰색 높은 담벼락이 있는 약 300여 평 규모의 저택으로 지난 28일 트럭 전광판 시위가 있던 차량동선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주택들이 밀집돼 있는데도 가끔 들리는 개짖는 소리 외에는 사람이나 차량의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에 따르면 차량 시위는 이승기 건물 앞이 아니라 주변 도로를 수시로 이동해가며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1차선 도로여서 오랫동안 갓길 정차가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위 차량이 유일하게 정차 했던 도로 인근의 한 주민은 "팬들이 전광판 시위를 했다는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 봤다"고 말했다.

주변 도로는 지나가는 차량조차 보기 힘들만큼 한산한데다 지나다니는 주민도 많지 않았다. 취재진이 꽤 오랜 시간 머물며 겨우 만난 몇몇 주민들에게 "혹시 이승기 관련 트럭 전광판 시위를 보았느냐"고 일일이 붙잡고 물었지만 그들 역시 "직접 본 일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 속 장소와 가까이에 위치한 편의점 직원은 "시위 하신 분들이 확성기를 틀거나 구호를 외치는 등 소음을 냈다면 일부러 내다 봤겠지만 잠시 정차했다가 떠났다면 못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해당 도로 차량의 흐름은 편의점 유리창 너머로 한 눈에 들어왔다.

"몰랐던 건 괜찮아 이제 알려줄게." 이승기의 일부 팬들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성북동 일대에서 이승기와 견미리의 딸 이다인의 연애를 반대하는 내용의 트럭 전광판 시위를 벌였다. /이승기 갤러리 캡쳐

◆ 이승기 향한 트럭 전광판 기습항의… 무엇을 위한 시위였나?

트럭 전광판 시위는 오래전부터 연예인 팬덤이 소속사를 상대로 항의할 때 빈번하게 사용한 방법중 하나다. 엑소의 팬들은 지난달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앞 도로에 멤버 찬열의 탈퇴를 요구하는 트럭 전광판을 보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팬들이 직접 특정 연예인에게 트럭 전광판 시위로 불만을 드러낸 사례는 흔치 않다. 항간엔 일부 팬들이 이승기를 괴롭히기 위한 시위가 아니라 현장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는 항의 표시로 '상징적인 번개 시위'를 했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민감한 반응을 보인 배경에는 이승기의 공개연애 대상인 이다인의 가족 문제와 연결돼 있다. 팬들은 전광판에 올린 항의 글을 통해 주가 조작에 연루된 양아버지를 둔 이다인과의 연애는 결국 이승기의 반듯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표출했다. 이다인의 의붓아버지인 이홍헌 씨는 지난 2011년 주가 조작 혐의에 휘말리며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고 현재도 재판이 진행중이다.

익명의 한 제보자는 <더팩트>에 "이승기의 열애 소식을 듣고 놀라기도 했지만 다른 것보다 내 기억 속의 승기가 붕괴된 느낌이라서 충격이 더 컸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친척분이 (이다인의 의붓아버지가 과거 주가조작 혐의에 휘말린 것과 관련한) 해당 주식으로 피해를 크게 봤고, 결국 집 팔고 작은 평수로 이사를 갔다. 우리 집에 오셔서 도와달라던 눈물 흘리던 작은아버지와 작은 어머니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고 분노했다.

이승기 관련 커뮤니티에선 이승기와 이다인의 연애를 놓고 열띤 공방을 펼치고 있다. 일부 팬들은 이번 연애가 옳지 않다고 비판했지만, 또 다른 시선에선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팬들은 여전히 시위를 강조하는 등 강하게 불만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승기는 최근 18년간 몸담았던 소속사를 떠나 1인 기획사 휴먼메이드를 설립했다. <더팩트> 취재 결과 이승기가 최근 매입한 건물은 주거용이 아닌 사무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토지 위 건물로 확인돼 최근 설립한 소속사 휴먼메이드를 위한 공간으로 추정된다. /박지윤 기자

◆ 이승기가 매입한 건물의 용도는? 이다인과 무관…1인 기획사 건물

트럭 전광판 기습 시위가 알려진 뒤 이승기가 최근 구입한 건물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더팩트>가 확인한 결과 이승기 소유의 해당 부동산은 주거용이 아닌 사무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토지 위 건물이다. 1982년 준공된 이 건물은 대지 약 300여 평(987㎡)에 건평 약 82평 (387㎡)짜리 연와조 스라브 지상 2층 구조로, 이승기는 지난 3월 원래 주택이던 이 건물을 사무실로 용도변경 했다.

이다인과의 열애설이 터진 뒤 일부 언론에선 이승기가 강원도 속초에 있는 할머니에게 이다인을 소개하고, 견미리 이유비 등 이다인 가족을 만난 점을 들어 결혼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특히 이승기가 성북동 부동산을 매입한 이유를 놓고도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단독주택을 구입한 게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승기는 최근 18년간 몸담았던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를 떠나 1인 기획사 설립을 준비하면서 회사 건물 매입에 굉장한 노력을 기울였다는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 결과물이 바로 성북동 부동산 매입이란 얘기다. 얼마전 등기를 마친 이승기는 이로써 1인 기획사 휴먼메이드의 대표이자 번듯한 건물주로 홀로서기를 시작하게 됐다.

<더팩트>가 단독 입수한 이승기 건물의 영상속 모습은 마당 주변으로 나무와 꽃이 가득한 잔디밭을 조성해 전원주택 같은 분위기를 낸다. 2층에 들어서면 거실로 자연광이 강하게 내리쬐고, 특히 거실 유리창이 개방감이 좋아 성북동 주택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해당 건물 매입과정에서 수십억 원 대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 것으로 안다. 대출 금액이 큰만큼 이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이승기씨가 매입하기 전까지 거래가가 100억원대 육박할 정도였다.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입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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