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 이룬 오마이걸의 미래 [TF확대경]
입력: 2021.05.31 05:00 / 수정: 2021.05.31 05:00
오마이걸이 신곡 던던댄스로 또 한 번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최정상 걸그룹으로 입지를 굳혔다. /WM엔터 제공
오마이걸이 신곡 '던던댄스'로 또 한 번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최정상 걸그룹으로 입지를 굳혔다. /WM엔터 제공

'살짝 설렜어' '돌핀' 이어 '던던댄스' 히트로 입지 굳히기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아이돌그룹은 대게 첫 3년 안에 승부가 갈린다. 대기만성은 극소수다. 오마이걸은 6~7년 차에 만개했다. '마의 7년'을 앞뒀지만 미래는 밝아 보인다.

2015년 4월 데뷔한 오마이걸은 꾸준히 활동했고 나름의 팬덤을 확보했지만 최정상으로 향하는 벽을 넘진 못했다. 그렇게 4년이 흘렀고 5년 차에 이르러서야 'BUNGEE(번지)'로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서 첫 1위 트로피로 거머쥐었다. 예전 만큼 음악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 대중적인 인기의 의미는 아니지만 잔잔하던 불씨를 다시 살렸다.

진짜 도약은 2020년이다. 오마이걸은 '살짝 설렜어'와 'Dolphin(돌핀)'으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고 'BUNGEE'로 살린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살짝 설렜어'로 데뷔 1833일 만에 음원차트 1위를 '올킬'했고 2020년 가온차트 연간차트에서 13위를 차지했다.

더 중요한 건 수록곡 'Dolphin'의 활약이다. 이 곡은 기존의 걸그룹이 시도한 걸크러시, 섹시, 청순, 발랄 그 어느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 오마이걸만의 묘한 매력이 물씬 묻어났고 오마이걸을 차별화하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수록곡임에도 2020년 가온 연간차트에서 무려 20위고, 2021년 들어서는 오히려 '살짝 설렜어'를 넘어 꾸준히 음원차트 상위권이다.

정상의 맛을 본 오마이걸에겐 다음 스텝이 더욱 중요해졌고 무려 13개월이라는 긴 공백기를 가졌다. 그리고 지난 10일 발매한 8번째 미니 앨범 'Dear OHMYGIRL(디어 오마이걸)'. 오마이걸이 상승세를 타느냐 정점을 찍은 뒤 하향 곡선을 그리느냐를 가름하는 중요한 기점이 되는 앨범이다.

첫 번째 카드는 누디스코 스타일의 곡으로 펑크와 트랩으로 오가는 비트 위에 다이내믹한 변화가 있는 멜로디와 랩, 재치 있는 챈트가 어우러진 타이틀곡 'DUN DUN DANCE(던던댄스)'다. 그리고 'Dolphin'을 의식한 듯 장르는 다르지만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Dear you(나의 봄에게)'를 두 번째 카드로 내세웠다.

'Dolphin'과 같은 수록곡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타이틀곡 'DUN DUN DANCE'의 초반 화력은 '살짝 설렜어'보다 더 세다. 발매 첫 주 가온 주간차트 8위로 진입한 뒤 2주 차에 1위에 올랐다. '살짝 설렜어'의 해당 차트 최고 기록 2위를 넘어섰다. 3주 차에도 방탄소년단의 신곡 'Butter(버터)'에 이어 줄곧 2위다.

7년 차를 맞은 오마이걸은 대기만성형 아이돌의 아이콘이 됐다. 이제 정상 궤도에 안착했고 이미지 소비도 적은 편이라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다. /WM엔터 제공
7년 차를 맞은 오마이걸은 대기만성형 아이돌의 아이콘이 됐다. 이제 정상 궤도에 안착했고 이미지 소비도 적은 편이라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다. /WM엔터 제공

오마이걸은 "급격한 변화를 하기보다는 밝은 에너지를 더 보여드리고 싶었다"는 말처럼 본인들을 전성기로 이끈 '살짝 설렜어'와 'Dolphin'의 무드를 이어갔다. 'Dolphin'의 작곡가인 라이언 전이 'DUN DUN DANCE'을 썼고 오마이걸은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살리면서 레트로 풍 사운드로 신선함을 가미했다.

'살짝 설렜어'와 'Dolphin'은 발매 1년 넘도록 음원 차트 50위권에 머물 정도로 엄청난 지구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에게서 좀처럼 찾아 보기 어려운 롱런이다. 'DUN DUN DANCE'가 전작들을 넘어서려면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청량한 사운드가 어울리는 여름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지금의 기세가 쉽게 꺾이진 않을 전망이다.

이제 확실히 최정상 궤도에 오른 오마이걸에게 또 하나의 고비가 남아 있다.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예인의 전속 계약 기간을 7년으로 권장하는 표준계약서를 만들며 계약 기간이 대부분 7년으로 결정됐고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이 시점 전후로 해체됐다. 오마이걸도 이제 서서히 재계약을 고려할 시점이 다가온다.

아이돌 그룹의 경우 일찌감치 정점을 찍고 다방면에서 멤버 개개인의 활동이 두드러졌을 때 재계약을 앞두고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오래 고생하다가 비교적 뒤늦게 주목 받는 팀의 경우 더 끈끈하고 팀 유지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제 막 팀으로 빛을 보기 시작한 오마이걸이 각자도생을 꾀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오마이걸은 각 멤버들의 이미지 소비도 적은 편이다. 인기 아이돌 그룹은 팀 활동 뿐만 아니라 솔로 앨범과 연기 등 다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데 오마이걸은 유아의 솔로 앨범을 제외하고 아직까지 뚜렷한 솔로 활동이 없었다. 아린이 굵직한 영화와 드라마 출연을 논의 중인 것을 비롯해 아직 보여줄 것들이 더 많은 팀이다.

오마이걸은 이번 컴백에 앞서 변화가 생겼다. 마마무의 소속사 RBW가 자신들의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건 오히려 긍정적 신호로 비친다. 전속 계약 만료를 1년 앞두고 맞은 변화지만 WM엔터테인먼트가 독자적인 레이블로 기존 경영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라 표면적으로 활동에 큰 차이는 없다. 전원 재계약에 거의 도달한 마마무는 오마이걸에게 좋은 본보기다.

RBW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사업 외에도 콘텐츠 제작, 브랜드 마케팅 대행 등 콘텐츠 기반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오래 호흡을 맞춰 온 기존의 매니지먼트에 RBW의 시스템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마이걸은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다. 오마이걸이 최정상의 자리에서 쉽게 내려올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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