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부터 리메이크까지, 추억 소환 '옛 노래' 붐 [TF초점]
입력: 2021.05.28 05:00 / 수정: 2021.05.28 05:00
브레이브걸스(왼쪽)에 이어 라붐도 역주행에 성공하며 재주목 받고 있다. /브레이브엔터, 글로벌에이치미디어 제공
브레이브걸스(왼쪽)에 이어 라붐도 역주행에 성공하며 재주목 받고 있다. /브레이브엔터, 글로벌에이치미디어 제공

브레이브걸스-라붐-SG워너비 등 쏟아지는 리메이크 곡들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브레이브걸스 '롤린(Rollin')'의 역주행은 시작에 불과했다. 라붐의 '상상더하기'는 5년 만에 빛을 봤고 SG워너비는 무려 17년의 세월을 거슬렀다. 여기에 리메이크 곡들 출시가 눈에 띄게 늘었다. 2021년 상반기 가요계 키워드는 단연 '추억의 노래'다.

방탄소년단도 나왔고 아이유의 앨범도 있지만 올해 가장 화제가 된 곡은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다. 2017년 3월 발매된 이 곡은 군대에서 사랑 받는 곡을 일컫는 '밀보드차트(밀리터리와 빌보드차트를 합친 용어)'를 휩쓸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2월 말 멜론을 비롯해 각종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다. 무려 3개월 째 톱5다.

신곡들도 주목 받기 어려운데 이미 한 번 소비된 곡이 뒤늦게 빛을 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눈에 띌 만한 역주행은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고 특히 브레이브걸스 정도의 성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브레이브걸스는 '롤린'의 역주행 후 지난해 발표한 '운전만해(We Ride)'도 가온 주간차트 4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가온차트 4월 월간차트에서 '롤린'과 '운전만해'는 각각 2위와 5위에 올랐는데 한 가수가 신곡도 아닌 예전 곡들로 월간차트 톱5에 2곡을 올린 사례는 전무하다.

브레이브걸스가 주목받으면서 라붐의 '상상더하기'도 회자되기 시작했다. 이들 역시 브레이브걸스 못지 않는 '군통령'으로 통하고 그중 1순위가 '상상더하기'였다. 실제로 3월 중순경부터 음원 차트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하더니 4월부터 역주행을 시작했고 MBC '놀면 뭐하니?'에서 MSG 워너비의 단체곡으로 선정되며 날개를 달았다.

SG워너비는 무려 17년의 세월을 거슬러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은 MBC 놀면 뭐하니? 출연 모습. /방송 캡처
SG워너비는 무려 17년의 세월을 거슬러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은 MBC '놀면 뭐하니?' 출연 모습. /방송 캡처

보컬 그룹 SG워너비는 '놀면 뭐하니?'에서 프로젝트 그룹 이름을 MSG워너비로 명명하면서부터 바람을 탔다. 지난달 방송에 출연해 추억의 히트곡들을 선보인 뒤 본격적으로 역주행 몰이에 나섰다. 각각 2004년과 2008년 발매된 'Timeless(타임리스)'와 '라라라'가 가온 주간차트 4위와 7위에 올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고 TV와 유튜브 및 SNS의 영향력은 그만큼 더 커졌다. 이는 2021년 상반기 전례를 찾기 어려운 역주행 열풍의 이유로 꼽힌다. 특히 '롤린'의 경우는 유튜브 등 웹 콘텐츠가 TV 이상의 파급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부은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대중문화 전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레트로 코드다. 이 역시 코로나19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위축될수록 많은 이들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경향이 있고 그런 흐름에서 주목받은 게 레트로다.

2019년 말부터 미국 팝 시장에서는 디스코를 기반으로 한 트랙들이 많아졌고 두아 리파, 도자 캣, 레이디 가가 등 쟁쟁한 가수들이 열풍을 몰고 왔다. 국내에서도 2020년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방탄소년단의 'Dynamite(다이너마이트)'를 비롯해 박진영, 세훈&찬열, 마마무 등이 레트로 무드에 동참했다.

레트로 무드는 음악 장르에 한정되지 않고 옛 노래의 추억을 소환하기에 이르렀다. 역주행 열풍과 더불어 리메이크 곡이 쏟아지는 이유다.

경서(왼쪽)가 리메이크한 밤하늘의 별을이 장기간 사랑 받고 있고 조이가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하는 등 리메이크 열풍이 불고 있다. /꿈의 엔진, SM엔터 제공
경서(왼쪽)가 리메이크한 '밤하늘의 별을'이 장기간 사랑 받고 있고 조이가 리메이크 앨범을 발표하는 등 리메이크 열풍이 불고 있다. /꿈의 엔진, SM엔터 제공

경서의 '밤하늘의 별을(2020)'은 장기간 차트 상위권을 지키고 있고 5월 들어서만 범키와 문별이 2012년 투엘슨의 곡 'The Lady(더 레이디)', 황인욱이 2005년 이지의 '응급실', 벤이 2001년 키스의 '여자이니까', 폴킴이 2001년 UN의 '파도' 2002년 성시경의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1997년 쿨의 '해변의 여인'을 리메이크해 발표했다.

아예 인디 아티스트와 기성 아티스트의 협업으로 숨어 있는 명곡을 소개하는 '리코드(re;code) 프로젝트'가 7년 만에 부활했고, 숨겨진 명곡과 새로운 가창자의 만남 등 다양한 방식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2021년 현재 음원 소비층에게 또 다른 감성을 전달하며 공감을 유도하는 리본 프로젝트(Re:born)도 있다.

MC스나이퍼는 자신의 곡들을 리메이크해 14트랙으로 채운 앨범 'Chronicles(크로니클스)'를 발표했고 레드벨벳 조이는 31일 리메이크 앨범 '안녕 (Hello)'으로 솔로 데뷔한다. 2003년 작품인 가수 박혜경의 '안녕'을 리메이크해 타이틀곡으로 했고 'Day By Day(데이 바이 데이)', '좋을텐데' 등 6트랙을 수록했다.

그렇게 2021년 상반기는 옛 노래, 추억의 노래들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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