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나의 연예공:감] 여자친구 해체, '장수 아이돌'은 꿈일까?
입력: 2021.05.19 00:14 / 수정: 2021.05.28 11:01
걸그룹 여자친구가 멤버 전원 전속계약 종료 소식을 알렸다. 이로써 여자친구는 데뷔 7년 차에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다. /남용희 기자
걸그룹 여자친구가 멤버 전원 전속계약 종료 소식을 알렸다. 이로써 여자친구는 데뷔 7년 차에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다. /남용희 기자

'7년 차' 여자친구, 전원 계약 종료…사실상 해체 수순 

[더팩트|원세나 기자] '파워 청순'으로 대표되는 걸그룹 여자친구의 해체 소식이 날아들었다.

여자친구(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의 소속사 쏘스뮤직은 18일 "당사 소속 아티스트인 여자친구와 전속계약이 오는 22일 종료된다"고 알렸다.

쏘스뮤직은 "오랜 고민과 심도 있는 논의 끝에 각자의 길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기로 뜻을 모았다"며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쏘스뮤직과 함께해준 여자친구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여자친구를 사랑해 주신 BUDDY를 비롯한 모든 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 드리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시작할 멤버들에게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한 뒤 "쏘스뮤직도 더 나은 내일을 향해 새 걸음을 내딛는 멤버들을 항상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첫 미니앨범 'Season of Glass(시즌 오브 글라스)'로 데뷔한 여자친구는 활동 6년여 동안 '유리구슬',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 'FINGERTIP(핑거팁)' 등 다양한 곡을 히트시키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여자친구는 '파워 청순' 콘셉트로 기존 걸그룹과 차별화를 꾀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떨쳤다. 여자친구만의 특유의 멜로디와 사운드는 귀를 사로잡았고, 청순가련한 외모에 파워풀한 안무는 반전매력을 선사하며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무대 위에서 '칼군무'의 정석을 보여주면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으로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며 '갓자친구'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2019년 소속사 쏘스뮤직의 빅히트 레이블 합류 후에도 여자친구는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며 음악적 활동을 이어갔다. 2020년 '回(회) 시리즈'를 통해 수많은 선택과 유혹을 지나온 끝에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의 관점으로 온전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된 소녀들의 이야기를 앨범에 담아내며 변화를 시도했고,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아이돌 그룹 신화(사진 위)는 1998년 데뷔 후 23년 동안 팀을 유지하고 있다.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아래)는 과거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 팀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더팩트DB
아이돌 그룹 신화(사진 위)는 1998년 데뷔 후 23년 동안 팀을 유지하고 있다.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아래)는 과거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 팀으로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더팩트DB

데뷔 후 다양한 활동으로 유의미한 길을 걸어온 여자친구는 데뷔 7년 차에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 6명의 멤버가 함께하는 '완전체' 여자친구를 앞으로도 만날 수 있을지, 더는 함께할 수 없을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각자 자신만의 매력과 실력을 갖춘 6명의 멤버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팬들 앞에 나설지 그들의 이후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아이돌 그룹의 해체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자연스레 거론되는 팀이 있다. '최장수 아이돌그룹' 신화다. 데뷔를 앞둔 신인 아이돌 그룹에 "롤모델이 누구냐"는 질문을 던지면 열에 아홉 팀은 '신화'를 꼽는다. 신화는 생명력이 짧은 아이돌 그룹의 생존 현실에 1998년 데뷔 후 23년이라는 세월 동안 팀을 유지하고 있는 '전설 그 자체'다.

여자친구의 해체 소식을 전하자니 아쉬운 마음과 함께 어렴풋이 옛 기억이 하나 스쳐 간다. 지난 2013년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제아, 나르샤, 미료, 가인)는 2년 만의 공백을 깨고 컴백해 정규 5집 '블랙박스(BLACK BOX)'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킬빌(KILL BILL)'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멤버들은 당시 데뷔 8년 차에 나이도 서른을 훌쩍 넘어섰던 상황이었다.

지상파 음악방송 출연 전 대기실에서 기자와 만나 앨범 발매에 관한 소회를 밝히던 그들은 "세월 참 빠르다"며 "결혼하고 아이 낳고도 이렇게 '브아걸'로 오랫동안 함께 활동하고 싶다"는 소망을 말하다가 이렇게 불쑥 농담을 던졌다. "그런데 우리 이러다가 대기실 한쪽에서 우는 아이 달래며 분유 먹이고 있는 것 아닐까. 정말 웃기겠지만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소망과 희망은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지 않을 때 더 간절해진다. 브아걸의 속내는 신화처럼 오랜 시간 팀을 깨지 않고 함께 활동하고 싶은 게 그들의 '바람이자 꿈'이었다. 기자에게 여자친구의 해체 소식과 함께 그때 그 장면이 불현듯 오버랩되는 것 역시 안타깝지만 피할 수 없다. 정말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 언젠간 꼭 그런 팀을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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